[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청원자 마산의료원 최원호 과장은 인도주의의사협의회 소속으로 오히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다. 인도주의의사협의회야말로 굉장히 정치색이 강한 집단이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집행부의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하자 의료계 내부 후폭풍이 거세다.
‘의협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으나 방법이 잘못됐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청원자가 좌파 단체인 인도주의의사협의회(인의협) 소속’이라는 등의 견해가 의료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사건의 발단인 의협의 '의료계 비선자문' 발언의 파장은 컸다. 결국 3일 범학계 대책위원회'가 해체됐고 비선자문단 중 하나로 지목된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전문가의 의견이 비선자문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으로 비하됐다. 이제 비선자문은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경상남도에서 근무 중인 봉직의 A씨는 "최원호 과장은 인의협 소속으로 오히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청원을 올렸다"며 "의협 측에 충분히 해당 의견을 전달할 수 있음에도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것은 불순한 의도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즉 최원호 과장이 ‘정치적 공세를 멈추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국민청원을 올렸지만 오히려 국민청원을 통해 또 다른 정치적 정쟁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견해인 것이다.
이어 A씨는 "인의협이야말로 굉장히 정치색이 강한 집단"이라며 "의협을 정치적이라고 폄하했지만 자신도 또 다른 정치색을 숨기고 국민 여론을 호도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최원호 과장의 청원에 공감을 표하는 여론도 존재한다. 의료계 관계자 B씨는 "범대위 소속 인사들은 이번 정권뿐만 아니라 이전 정권에서 메르스 사태 때도 힘을 보탠 분들"이라며 "의협의 견해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이들을 비선자문으로 공격한 것은 옳지 않다. 청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의학적 견해 차이를 무조건 정치적으로 몰아가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시도의사회 관계자 C씨는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입장이 갈릴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모든 입장차가 정치적 정쟁으로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의학자들도 새롭게 보는 바이러스다보니 견해 차이는 당연한 것이다. 이를 무조건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체된 범대위 대신 의료계의 본보기로 제시된 자문기구는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이하 중앙임상위)’였다. 오명돈 서울대 교수가 이끄는 중앙임상위의 소견이 가장 정치적 견해를 제외하고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 D씨는 “범대위와 다르게 중앙임상위의 발표를 들어보면 자문단 중 가장 의학적인 소견만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대부분의 의료인들이 중앙임상위의 사례를 이상적인 자문그룹으로 꼽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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