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의사를 대신해 스스로 폐암을 진단하기는 어렵다."
인공지능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훗날 의사까지도 대체할 수 있다는 예측이 일부 나오고 있지만 결국 인공지능은 의사의 세컨 오피니언(second opinion, 다른 의사의 의견), 참고 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의사가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비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폐암학회는 24일 '2016 폐암의 날, 폐암과의 공존' 행사를 개최하고 인공지능과 컴퓨터을 이용한 폐암진단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김남국 교수(사진)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폐암 진단은 어떻게 할까요?' 주제 발표를 통해 "보통 우리는 인공지능을 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주 대단한 것으로 보지만 사람보다 조금 더 잘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잠재력은 무한하지만 이제 시작이며, 연구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국 교수는 인공지능 역시 암을 진단할 때 굉장히 많은 표본을 습득해야 하며, 판독하면서 발생하는 오류와 오차를 줄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의사와 함께 진단과 치료를 협업해야 결과가 촉망된다고 덧붙였다.
김남국 교수는 "인공지능을 레지던트나 펠로우 수준의 비서로 활용할 수 있는데, 만약 폐암 진단에 있어서 의사의 경험이 한정적이거나 정확한 판단이 어려울 때, 환자의 영상을 인공지능과 공유하면 그 환자와 비슷한 증례를 찾아서 의사에게 제공하는 등의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이제 막 전문의가 된 의사부터 연차가 오래된 의사, 의학수준이 다른 의사들 사이에서 인공지능은 하나의 도우미로, 관점이나 지식의 차이를 균일하게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남국 교수는 "인공지능이 암이라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보면 암이 아닐 때가 있다"면서 "오히려 의사의 판독시간이 늘어나는 등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환기시켰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구진모 교수도 '폐암 영상진단, 컴퓨터가 도움이 되나요' 주제발표에서 컴퓨터를 제2의 판독자로 이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구진모 교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폐암 진단을 하면 CT에서 보이지 않는 작은 병변이나 중첩된 병변 등을 잡아주기도 하지만 가짜를 잡아낼 때도 있다"면서 "정보는 얻지만 판단은 의사가 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실제 환자 진료에 함께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게 의사 혼자 진단하는 것보다 도움이 되지만 참고 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구진모 교수는 "컴퓨터도 진단 프로그램마다 특화된 영역이 있다"면서 "의사는 이것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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