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임상시험', 판촉업체 '제품설명회' 집중…기관당 견본품 제공 수량 '상급종병' 압도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2023년 의약품·의료기기 지출보고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의료인과 요양기관에 제공된 금전 규모가 818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임상시험 지원비가 전체의 67.6%를 차지했으며, 제품설명회와 학술대회 지원이 뒤를 이었다.
17일 메디게이트뉴스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11일 공개한 2023년 의약품·의료기기 공급자 등이 요양기관에 제공한 경제적 이익 제공 내역에 관한 지출보고서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지출보고서 제도는 의약품·의료기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018년 도입됐다. 약사법·의료기기 법령에 따라 의약품 공급자와 의료기기 제조업자, 의약품 판촉영업자(CSO) 등은 의료인과 약사 등에게 제공한 허용된 경제적 이익 내역을 작성하고, 관련 증빙 자료를 보관해야 한다.
현재 허용된 경제적 이익 범위는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시판 후 조사비용 ▲대금결제 조건 비용할인 ▲구매 전 성능 확인을 위한 사용(의료기기만 해당) 등이다.
2023년 의약품 공급업체 등 8182억원 제공…'임상시험' 지원금 가장 높아
지출보고서 실태조사를 살펴본 결과, 2023년 학술대회, 임상시험(연구비), 제품설명회, 시판 후 조사로 의료인 등에게 제공된 금액은 총 81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의약품은 7249억원, 의료기기는 933억원 제공됐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임상시험으로 413개 업체가 총 5531억2600만원을 지원했다. 이는 전년(5362억2700만원) 대비 3.2% 증가한 수준이며, 전체 제공 금액의 67.6%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제품설명회 28.4%(2325억7100만원), 학술대회 2.5%(208억3400만원), 시판 후 조사 1.4%(116억2600만원)으로 집계됐다.
복수의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설명회의 1인당 지원 금액은 평균 8만원으로 나타났다. 개별 요양기관을 방문해 진행하는 제품설명회는 병원급 이하 요양기관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1인당 지원 금액은 2~6만원 수준을 보였다.
영업 형태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이 제공한 금액은 4743억43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수입업 2950억3700만원, 도매·판매(임대)업 336억1400만원, 판촉영업 151억6300만원으로 확인됐다. 제조업은 임상시험(72.3%), 수입업과 판촉영업은 제품설명회(80.2%, 95.5%), 도매업은 비용할인(91.9%) 중심으로 금전 지원을 제공했다.
한편 대금결제 비용할인은 비용할인율과 건수를 조사해 제공규모가 공개되지 않았다.
제품제공·비용할인 등 '병원급 이하' 다수…기관당 건수는 '상급종병' 가장 많아
제품제공과 비용할인 등의 경제적 이익 제공 내역을 살펴본 결과 견본품을 제공한 업체는 1305개소로 전년(1226개소) 대비 6.4% 늘었다. 제공된 품목 수는 9832개로 전년(1만921개) 대비 10.0% 감소했다.
제공된 견본품은 의약품 1180만6050개, 의료기기 315만4477개, 총 1496만527개가 제공됐다. 이는 전년(1264만5974개) 대비 18.3% 증가한 수치다.
견본품을 제공받은 요양기관 수는 의약품 4만4029개소, 의료기기 2만2289개소로 집계됐다. 이 중 견본품 제공이 많았던 요양기관은 병원급이하로, 의약품은 전체 요양기관의 67.2%(2만9579개소), 의료기기는 95.9%(2만1386개소)를 차지했다. 제품제공 건수 역시 병원급 이하가 의약품 60.2%(710만7057건), 의료기기 79.7%(251만3707건)로 가장 높았다.
병원급 이하 요양기관 다음으로는 약국의 견본품 제공이 많았다. 의약품은 31.9%(1만4036개소), 의료기기 2.3%(516개소)로 집계됐다.
기관당 평균 제공수량은 상급종합병원이 의약품 2만3827개, 의료기기 5723개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종합병원 5598개, 1118개 ▲병원급 이하 240개, 118개 ▲약국 111개, 2개 순으로 나타났다.
성능확인을 위해 구매 전 의료기기를 사용한 요양기관은 병원급 이하가 94.2%(5633개소)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제품제공 건수는 종합병원이 42.7%(2만6739건)로 가장 많았다.
기관당 평균 제공 수량은 ▲상급종합병원 284개 ▲종합병원 89개 ▲병원급 이하 4개로 나타났다.
대금결제를 조건으로 비용할인을 제공한 업체는 1867개소로 총 2218만1584건의 비용할인을 제공했다. 비용할인 제공 기업의 대부분은 도매·판매(임대) 관련 업체로, 제공 업체의 93.9%(1753개소)를 점유했다. 할인 건수 역시 80.6%(1787만2550건)로 가장 많았다.
대금결제 조건으로 비용할인을 받은 요양기관은 의약품 3만7034개소, 의료기기 2만7493개소로 나타났다. 이 중 약국이 의약품 71.1%(2만6346개소), 의료기기 84.0%(2만3102개소)로, 비용할인의 대부분이 약국에서 이뤄졌다. 다음으로 병원급 이하가 의약품 28.7%(1만635개소), 의료기기 15.5%(4264개소)를 차지했다.
비용할인 건수는 약국이 의약품 99.3%(2161만6678건), 의료기기 94.3%(39만7011건)으로 많았다.
견본품 제공, 성능확인, 비용할인 항목에서 병원급 이하와 약국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유는 전체 요양기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심평원이 공개한 '2023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상급종합병원은 45개소, 종합병원 331개소, 병원 1403개소, 의원 3만5717개소, 약국 2만4707개소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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