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9.30 12:55최종 업데이트 21.09.3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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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환자 사진 찍어 EMR에 바로 전송…메디블록, 차별화된 클라우드EMR 승부수

[헬스케어 CEO·MD 인터뷰] 메디블록 이은솔 대표, 새로운 진료경험과 환자경험을 위한 '닥터팔레트' 출시

메디블록 이은솔 대표는 클라우드EMR 신제품 '닥터팔레트'를 전격 출시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사들이 새로운 IT시스템에 관심이 많고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올 때마다 이슈가 되기도 하지만, 현재 전자의무기록(EMR)은 스마트폰이 아닌 예전 피처폰에 머물러있는 수준이다. 제대로 된 스마트폰처럼 높은 퀄리티의 EMR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메디블록 이은솔 대표(영상의학과 전문의)는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1 국제병원 및 의료기기 산업박람회(K-Hospital Fair)에서 클라우드EMR 신제품 ‘닥터팔레트(Dr.palette)’를 전격 출시한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주특기였던 그는 의대생 3,4년 시절 실습을 나갔을 때 종이차트로 기록해 다시 하나하나 EMR에 옮기는 것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전공의 시절에는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에서 수련을 받았지만, 아무리 국내 최고 병원이어도 환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해보였다. 그러다 환자들의 데이터를 위한 플랫폼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2017년 4월 블록체인 기반의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메디블록을 창업했다. 
 
“세상에 없던 서비스로 의사와 환자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고,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은솔 대표로부터 닥터팔레트의 특징과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메디블록 회사은 2017년 4월 창업해 블록체인, 메디패스를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자료=메디블록

'닥터팔레트' 개발 이유...데이터 기반 의료시스템 시대 맞춤형 진료  
 

-전체 3만여개 의원급 EMR 시장은 1위 '의사랑'의 유비케어를 필두로 비트컴퓨터, 이지스헬스케어 등이 상위권에서 3000개 이상 의원급 의료기관 고객을 확보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고 알려져있다. 이렇게 치열한 의원급 EMR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인가.
 
EMR은 사용성, 접근성, 확장성 3가지를 염두하고 만들어야 한다. 
 
일단 사용성은 기본이어야 한다. 의료인의 시각으로 업무의 흐름에 맞춰 기능을 배치해야 한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고시나 최신 기능이 자동으로 업데이트돼야 한다. 

접근성은 클라우드를 통해 기기나 환경에 상관없이 EMR에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 로그인을 하고 키보드를 입력하면 쉽게 환자 정보 불러오기를 할 수 있고 태블릿, 모바일에서 똑같이 동작해야 한다. 환자용 앱으로부터 데이터를 받거나 다시 환자 데이터를 보내고 다른 기관 예약시스템에 연동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수진자자격 조회과 함께 부적절한 약물 사용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처방조제지원시스템(DUR)과의 완벽한 연동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진료 업무를 도와주는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CDSS)을 갖춰 막힘없이 빠르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다음으로 확장성이다. 구글 캘린더, 지메일, 드롭박스 등 구글처럼 각종 부가기능을 제시하고 웹생태계로 갈 수 있는 시너지를 내야 한다. 업무형 프로그램과 진료과별로 필요한 특수 모듈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특정 의료기관, 특정 의사들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해결하기 위해 클라우드EMR로 만들고 웹브라우저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단지 클라우드EMR이어서가 아니라 사용자 관점에서 클라우드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이를 활용했다.  
 
-EMR 시장은 이미 포화인데 EMR사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이유는 무엇인가.
 
EMR을 갖고 있으면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의 기본을 가져갈 수 있다. 미국에서 '눔'과 '애플헬스' 정도는 환자들의 정보만으로 사용이 활성화되고 있긴 하지만, 보통 환자 정보만으로는 의료기관 정보와 연결하기 쉽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돼있다.
 
애플헬스는 의료기관 데이터를 연동하면서 성장하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이를 통한 비즈니스 연계성을 가져가야 한다. 환자를 위한 어떤 서비스를 만들더라도 우리가 EMR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다른 EMR을 연동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일부 EMR회사들은 다른 서비스와의 연동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더욱 자체적인 EMR이 필요했다.
 
궁극적으로는 데이터 기반 의료시스템 시대가 다가오면 각종 진료서비스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철저한 임상시험을 거쳐서 여기서 확립된 신약은 이미 한 박자 늦고 비용도 너무 많이 든다. 리얼월드데이터(RWD)가 어디선가 수집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진료에 활용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게이트웨이로 EMR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 EMR에 환자용 PHR(Personal Health Data, 개인건강기록)의 연동은 필수적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지식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의료를 할 수 있는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가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EMR과의 연동을 통해 모든 데이터를 쌓을 수 있고 이를 진료에 활용해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앞으로 그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왜 환자가 많은 병원이 아닌 의원급 EMR에서부터 시작하나.
 
큰 병원은 맞춤형으로 간다면 갖춰야할 서비스가 너무 많다. 클라우드EMR을 구축할 때 광범위한 기능을 하나씩 만들면서 고객을 넓히는 것이 수월해야 한다. 접수, 수납, 진료와 관련 기능을 하나하나 넣고 이를 쉽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대형병원은 이미 기존 EMR회사를 통해 구축한 상태라 다른 회사들과의 협력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처음에는 EMR회사들과 협력을 하는 것으로 의사결정을 하다가 원래대로 자체적인 플랫폼을 만들어서 의원부터 시작해 넓혀나가기로 했다.
 
2018년 말에 처음 이런 의사결정을 했고 2019년에 제작해 2020년에 초기 버전을 서비스했다. 그때 버전은 접근성과 확장성에 도달하지 못한 관계로 의료기관에서는 쓸 수 있어도 아직 대중에게 공개하기는 일렀다. 충분한 사용성이 있고 보험 청구는 돼지만 외부솔루션이나 속도, 비용 등이 감당되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 그래서 2020년 중반부터 환자들과의 PHR을 연동할 수 있는 EMR을 만들어야겠다고 판단해 이번 신제품을 준비했다. 현재 ‘닥터 팔레트‘는 2개 의료기관에서 쓰고 있고 진료과별로 스터디를 하고 있다. 거의 모든 과에서 쓸 수 있도록 준비했다.
 
쉽게 EMR로 환자 사진 전송, 권한별 다른 설정, 메디패스와의 연동까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EMR에 자동 전송하는 것이 '닥터팔레트'의 최대 장점이다. 자료=메디블록 

-올해 들어 클라우드EMR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세나클소프트에 이어 에이치디정션도 클라우드EMR을 출시했다. 다른 회사와 달리 메디블록 클라우드EMR ‘닥터팔레트’의 차별화된 특징은 무엇인가.
 
의사 입장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수술 부위나 피부 등 환자들의 사진을 많이 찍게 된다. 환자 기록이 모바일에서 간편하게 연동되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EMR에 쉽게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이 최대 장점이다. 이 기능은 소아청소년과, 피부과, 외과계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접근성과 보안성은 양날에 검인데, 클라우드EMR이 접근성을 높이면 보안에 취약할 수 있다. EMR에 기본적으로 직군에 따라 접근 권한을 달리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직원별로 원무, 진료, 통계, 청구, 예약 등 각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다르고 IP로 제한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실제 사용자인 의사들이 '닥터팔레트'에서 두 가지 기능을 많이 좋아하고 있다. 이런 기능은 개발 시작단계부터 반드시 넣어야 가능한 만큼 다른 회사들이 뒤늦게 서비스를 탑재한다고 해도 따라오기가 힘들다고 본다. 
 
'닥터팔레트'는 직원별로 권한을 달리 설정하는 기능을 넣었다. 자료=메디블록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과 연동돼있는 '메디패스'와 간편하게 연동할 수 있다는 장점도 차별적이다. 메디패스는 실손보험 청구를 앱으로 간편하게 하기 위해 시작했다. 현재는 진료내역 확인, 제증명서 발급, 예약, 일부의료기관 수납 등의 서비스로 확장했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목표한국병원, 좋은문화병원 등 7개 병원과 연동해 사용하고 있다. 환자 스스로 스마트폰으로 건강데이터를 확인하고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올해 고객들을 유치하고자 하는 목표치는 얼마나 되나.
 
초기에는 관심을 보이고 도입의사를 밝힌 여러 진료과 의원들의 적극적인 피드백을 통해 고객만족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완성도와 확장성을 높여 내년에는 1000곳의 의료기관을 고객으로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EMR 개발에 있어 애로사항이 있다면.
 
전체 직원이 49명인데 절반자는 개발자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 여러 임직원들이 하나의 팀이 돼서 움직이는지에 따라 성패가 달려있다. 다행히 네이버 플랫폼팀에서 일하던 친구가 개발자들을 많이 데려와서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표는 끊임없이 임직원들의 마음을 붙잡고 이들에게 동기부여를 위한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객을 찾아다녀야 한다. 실제로 의사와 전문가들을 많이 만나고 있고 대한의사협회 기획자문위원, 마이헬스웨이 추진위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의사와 환자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태계 형성, 새로운 진료경험과 환자경험  
 

-‘닥터 팔레트’의 후속 계획은 무엇인가. 기존 실손보험 청구앱으로 알려진 ‘메디패스’와는 어떤 연관성이 있나.
 
닥터팔레트는 환자 앱과 연동돼 제약회사 임상시험 시스템, 환자 정보 빅데이터 등 다양한 솔루션과 연동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의원에서도 임상시험에 접근하거나 리얼월드데이터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둘 것이다. 닥터팔레트를 이용하면 의원에서도 데이터에 기반한 환자 맞춤형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  
 
메디패스도 닥터팔레트와 연동해 더욱 확장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얼마 전 메디패스에 복약관리 서비스가 추가되면서 제약회사들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일반약은 문제가 없지만 특정한 약에 대해서는 자세히 안내를 해줄 필요가 있다. 가령 약을 먹고 나서 식욕이 저하되면 제약회사를 통해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에 대한 교육을 해줄 수 있다.  
 
-궁극적으로 메디블록의 지향점은 어디에 있다고 봐야 하나. 
 
의사와 환자 관점에서 플랫폼의 역할은 전부 가져가려고 한다. 닥터팔레트는 환자 데이터를 다 끌어올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어떤 기능이든 붙일 수 있다. 닥터팔레트와 함께 메디패스가 성장하면 더욱 많은 의료기관이 환자들과 연동하고 환자들을 관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EMR을 통해 PHR, 나아가 EHR(Electronic Health Records) 생태계가 완성되도록 하겠다. 닥터팔레트를 사용하는 의료기관에 다니는 환자는 메디패스를 통해 자신의 기록을 공유받을 수 있다. 자신의 건강기록을 확인하고 타인에게 이를 제공해 각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환자가 새로 다니는 의료기관에도 건강기록을 제공하면 새롭게 만나는 어떤 의사라도 환자 맞춤형 진료를 가능하게 한다. 환자는 다시 진료결과를 다시 메디패스를 통해 전달받고 이를 쌓아나가게 될 것이다.

메디블록이 오랜시간 그려왔던 환자 중심의 생태계가 블록체인, 메디패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닥터팔레트라는 조각이 채워짐으로서 완성되는 것이다. 내년에는 메디블록으로 인해 진료 경험과 환자 경험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본다.
 
이은솔 메디블록 공동대표 
한양의대 졸업 
울산의대 석사 졸업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전문의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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