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5.16 07:21최종 업데이트 24.05.16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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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반대하는 환산지수 차등 지급…건강보험 재정운영위는 "찬성"

공급자단체 파업 초유의 사태, 수가협상 역대급 난항 예고…병원계 경영난 당장 반영하긴 어려울 듯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 윤석준 위원장.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초유의 의료대란 사태 속에 2024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첫 회의를 열었다.

재정위원회는 올해는 전공의 이탈로 인한 병원들의 경영난, 의료계가 반대하는 정부의 환산지수 차등지급 추진 등으로 갈등 요소가 많아 예년보다 더 어려운 환산지수 수가협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4일 건강보험 재정위원회가 공단 영등포남부지사에서  2024년도 재정운영위원회 제1차 소위원회 회의를 진행하고 회의 결과를 브리핑했다.

재정위위원회는 매년 수가 협상에 투입할 건강보험 재정 규모를 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곳으로 지난해 보건복지부 장관이복지부가 공급자단체의 참여 요청을 뒤로한 채 직장가입자대표와 사용자단체 대표 10명을 위촉한 바 있다.

이날 고대의대 교수인 윤석준 재정위원회 위원장은 "올해 재정위원회는 지난해와 동일한 위원으로 구성돼 연속성을 있는 만큼, 요양급여비용 계약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전했다.

그는 시작에 앞서 "요양급여비용 계약은 흔히 수가협상으로 불리지만 실제로 수가를 구성하는 상대가치점수와 환산지수 중 환산지수에 대한 협상이다. 이 부분을 오해하면 5월 수가협상으로 1년 농사를 다 짓는다고 생각하기 쉬워 의사 회원들이 과도한 기대를 할 수 있다"며 "하지만 환산지수 수가협상은 수가협상 1년의 4분의 1을 차지할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올해 수가협상은 매년 그렇지만 또 다시 역대급으로 어려운 수가협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수가 협상 상대편인 공급자단체가 파업 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협상을 한 것은 지난 16년의 수가협상 역사 중 올해가 처음이다. 아무래도 분위기가 굉장히 무겁지 않을까 싶고, 그동안 경험했던 협상 중 가장 어려운 협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근 의료대란으로 인한 병원들의 경영난 문제에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고 있는 데 대해 윤 위원장은 "환산지수 수가협상 기준은 2022년까지 전개된 가장 최근 자료까지 최대한 확보하려 한다. 하지만 이번 파업 사태의 영향력은 협상에서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경영난 문제 등은 내년도 수가협상에서 반영될 수 있을텐데, 당장의 어려움이 크다보니 어떤 방식으로 현실의 문제를 녹여내야 할지에 대해서는 고민이다"라며 "코로나19 때도 의료기관들의 어려움이 커 이를 수가협상에 반영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는데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윤 위원장은 순수한 데이터로 현재 의료대란으로 인한 병원의 경영난을 수가협상에 반영할 수는 없지만 정성적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어 윤 위원장은 정부가 환산지수 차등 수가를 적용하려 하는 데 대한 의료계의 반대 등에 대해 정부 의견에 재정위원회 위원들이 찬성하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건강보험 5개년 계획에 해당 내용이 일부 반영됐다. 물론 계획은 계획이고, 현실은 현실이기 때문에 계획을 고려하되 실제 협상에서는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다만 환산지수를 2%만 올렸다고 가정하면 2%가 상대적으로 보상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 건체, 영상, 검사 부분도 똑같이 올려주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에 대해 재정위원회 위원 모두 같은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재정위원회는 저평가 된 영역은 환산지수를 차등적으로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지난해 고육지책으로 부대 의견을 냈다. 상대가치 점수와 환산지수는 연계돼서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단 심의위원회에 보고해 달라는 권고문도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유형에 대해서는 환산지수 유형 범위 내에서 장절별로 구분할 것을 추가로 주문했다"며 "환산 지수를 일괄적으로 인상하는 것은 오히려 지금의 평가 구조의 모습을 증폭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으니 장절별로 차등지급하거나 상대가치점수와 연결하는 방법을 찾는 두 가지 대안을 고민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수준이나 폭이 얼마나 될지는 협상의 영역이기도 하고, 공급자단체 입장에서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아직은 가능성의 단계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현재 재정위원회 위원은 직장가입자대표 ▲전국의료산업노조연맹 수석부위원장 최미영 ▲대한민국공무원노조총연맹 수석부위원장 안정섭 ▲전국선박관리선원노조 사무총장 최순 ▲한국방송연기자노조 사무처장 송창곤 ▲전국건설기능인노조 사무처장 정성대 등 5명과 사용자단체대표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산업본부장 추광호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본부장 임영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 이명로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 강석구 ▲인사혁신처 인사관리국장 박용수 등 5명 총 10명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공단 측 수가협상단 4명과 보건복지부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이 참석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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