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의료연구소는 동아제약의 노스카나겔 재허가 과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여드름 흉터 치료효능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아 심각하게 직무를 유기했다며 22일 감사원에 감사제보를 실시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연구소는 "국내 시판 중인 흉터치료제 중 유독 동아제약 노스카나겔에만 효능∙효과에 여드름흉터가 포함된 것에 의문을 갖게 됐다. 지난 2017년 4월부터 식약처를 대상으로 수 차례의 민원신청과 감사원 감사제보를 시행해 지난 2018년 2월 식약처가 동아제약의 흉터치료제인 노스카나겔을 위법하게 허가한 사실을 밝혀냈다. 식약처는 스위스의약품집에 수재된 고고니움연고를 근거로 노스카나겔을 안전성·유효성 심사대상에서 제외하여 허가했으나 두 제품의 제형이 겔과 연고로 달라서 심사면제 대상이 될 수 없었다. 청구인은 식약처가 재허가 과정에서는 안전성·유효성을 제대로 평가하길 바랬으나 그 기대는 곧 물거품이 됐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후 식약처는 노스카나겔의 허가취소보다는 재허가에 중점을 뒀다"고 주장했다. 2018년 6월 26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 업체가 제시한 노스카나겔의 안전성·유효성 입증을 위한 시험방법이 타당하고, 2018년 4월 노스카나연고가 허가돼 절차적 하자가 치유됐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2019년 3월 21일 식약처 중앙약심 회의에서 '안전성·유효성 입증자료 제출 지시(2018년 7월 19일)에 따라 업체에서 제출한 시험결과가 타당해, 동 제품의 안전성·유효성이 인정됨'이라고 답변을 받았다.
연구소는 "그러나 업체가 제시한 시험방법인 ①노스카나겔과 고고니움연고와의 생체외 방출시험(In-Vitro Release Testing, IVRT)과 ②토끼비후성흉터모델을 이용한 동물실험으로는 애초에 안전성·유효성을 입증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노스카나겔과 고고니움연고는 제형이 달라 생체외 방출시험의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연구소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사례를 들었다. 연구소에 따르면 IVRT는 반고형제제의 유효성분이 확산장치의 합성멤브레인을 통해 방출되는 속도를 측정하는 시험이다. IVRT는 한 의약품의 제조단위별 동일성 검증에 사용됐으나, FDA는 의약품간 동등성 검증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FDA는 아시클로버연고(2012)와 아시클로버크림(2016)에 대한 초안에서 특정 국소외용제인 경우 생체시험이 아닌 생체외 시험만으로 복제약의 동등성을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FDA는 대조약과 복제약 간에 ①질적, 양적인 동일성 (비활성 성분도 동일한 양적 조성) ②물리적, 구조적인 유사성 ③IVRT에서 동등한 방출속도 ④생체외 투과시험(IVPT)에서 생물학적 동등성 입증 등의 기준을 모두 충족하도록 하고 있다.
연구소는 "①번 조건은 동일한 제형이어야 한다는 의미이나, 두 제품은 제형이 다르고 비활성 성분도 아주 상이하다. 또한 IVPT에서 생물학적 동등성이 입증돼야 하지만 업체는 IVPT를 시행하지 않았다. 따라서 설령 IVRT에서 동등한 방출속도라고 해도 두 제품의 생물학적 동등성이 입증됐다고 할 수 없다. 더군다나 동물실험은 여드름흉터가 아니라 비후성흉터 효능 입증을 위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연구소는 "식약처에 민원을 신청하고, 2018년 11월 23일 감사원에 감사제보까지 시행했지만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종결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소는 업체의 시험방법은 동일한 제형인 경우에만 타당한 것 아니냐 질의했고, 식약처로부터 "업체에서 제출한 시험법은 귀하께서 언급하신 FDA 가이드라인에 의한 시험법 중의 하나에 해당하나, 동 시험방법에 대해서는 약제학 및 임상의를 포함한 전문가 자문 회의 및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통해 타당성이 인정된 바 있다"고 답변을 받았다.
연구소는 "FDA 초안에는 IVRT가 모두 충족해야 하는 4가지 기준 중 하나에 불과하다. 따라서 IVRT 하나로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할 수 없음에도 식약처는 업체가 제출한 시험결과만으로 안전성·유효성을 인정했다. 제형이 다른 경우 IVRT가 타당하지 않다는 질의에는 애써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이에 업체가 식약처에 제출한 시험방법 및 결과 자료를 공개청구 했으나, 업체의 비공개 요청 이유로 비공개 했고, 이의신청도 기각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에 최초 허가과정에 이어 재허가 과정에서도 국민건강은 아랑곳 하지 않고 오로지 대형 제약사 봐주기로 일관한 식약처의 심각한 직무유기에 대해 22일 감사원에 감사제보를 시행했다. 식약처가 노스카나겔의 여드름 흉터 치료효능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여드름흉터 치료효능이 없을 수도 있는 약을 사용함으로써 경제적 손실 뿐만 아니라 치료 적기를 놓쳐 상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노스카나겔의 대조약인 고고니움연고의 여드름흉터 효능은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된 것이 아니다. 스위스의약품집에는 헤파린의 각질층 침투 등의 데이터는 문헌에서 얻은 것이며 일반적인 성격을 띤다고 했고, 고고니움연고의 사용과 관련된 전임상 자료는 없다고 했다"면서 "재허가 과정에서도 대형 제약사 봐주기로 일관한 식약처의 직무유기에 대해 엄정한 감사를 시행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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