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모, 한의협 '엑스레이 활용' 기자회견 규탄…"단순 엑스레이와 엑스레이 활용한 골밀도 검사는 다른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한한의사협회가(한의협)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엑스레이 활용을 선언한 것과 관련 의료계에서 반발이 나왔다. 한의협이 최근 나온 법원의 판결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해 엑스레이 활용에 나서려 한다는 것이다.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공의모)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엑스레이 사용이 합법이라는 한의협의 대국민 사기극을 규탄한다”고 했다.
공의모는 “한의협은 기자회견을 통해 ‘단순 엑스레이’ 사용을 대국민 선포하며 한의사에게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권한 부여를 복지부에 요구했다”며 “한의협이 법원 판결의 일부 사실만을 이용해 자기들 이익에 맞게 왜곡해 국민 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의료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의협이 내세운 판결은 ‘단순 엑스레이’ 사용이 아니라 ‘엑스레이를 이용한 골밀도 검사’, 즉 골다공증 진단을 위해 골밀도 수치를 측정하는 검사와 관련된 것이다. 일반 엑스레이와는 원리와 목적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숫자로 측정되는 골밀도 검사기 사용 허용은 해부학적 구조에 대한 전문지식이 필요한 ‘단순 엑스레이’ 사용을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고 했다.
공의모는 “한의협은 해당 사건에서 피고인 한의사가 골밀도 검사기를 성장판 확인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숨긴 채, ‘단순 엑스레이’ 사용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며 “골밀도 검사는 원래 골다공증과 골감소증 진단을 위해 개발된 것으로 성장판 확인을 위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피고 한의사가 성장판 확인을 위해 골밀도 검사를 시행한 것은 의사들의 통념상 환자들에게 허위 진단 정보를 제공하는 기만적 행위로까지 여겨질 수 있다”며 “골밀도 검사를 영상진단 행위에 사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료법 위반은 아니라는 게 이번 판결의 핵심 취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영상진단 행위에 사용되지 않는 골밀도 검사의 허용을 근거로 영상진단 행위인 단순 엑스레이 사용의 정당성을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됨에도, 한의협은 이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했다.
공의모는 또 “골밀도 검사는 2016년 한의협 김필건 전 회장이 시연에 나섰다가 부적절한 진단 사례를 남긴 사건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며 “당시 김 전 회장은 뼈가 아닌 인대의 골밀도를 측정해 29세 건강한 남성을 골다공증으로 진단하는 극단저거 오류를 범해 망신을 당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한의협의 엑스레이 사용 선언은 당시의 부적절한 진단 행위와 동일한 문제점을 반복하는 것으로, 과학적 근거 없이 단순히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태임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덧붙였다.
공의모는 “이번 한의협 기자회견은 법원 판결의 취지를 왜곡해 단순 엑스레이 사용을 정당화하려는 시도일 뿐 아니라, 국민 건강에 대한 무관심과 한의협의 이권 추구에 기반한 행위임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민은 안전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의료진단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행보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사기극”이라며 “한의사에게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 책임자 권한 부여를 요구하는 한의협의 주장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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