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증원에 반대해 3월 말 사직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병원 막내인 인턴들이 선배들에 앞서 사직 행렬을 시작하고 있다.
3월 입사를 앞뒀던 예비 인턴들도 지원 거부, 계약서 작성 거부를 통해 정부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성모병원 인턴들의 경우 개별 사직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건 홍재우 인턴이다.
홍 인턴은 지난 13일 한 유튜브 채널에 ‘결의’라는 제목의 사직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 면허 번호까지 공개한 그는 “의사에 대한 시각이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해 더 이상 의업을 이어가기 어렵다”며 “이 영상이 선동이라고 생각한다면 면허를 가져가도 좋다”고 했다.
해당 영상은 공개 11시간여 만에 조회수가 4만회를 돌파하는 등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영상에는 “용기있는 결단을 내린 걸 응원한다” “눈물이 난다” 등 홍 인턴에게 지지를 보내는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성모병원 인턴들의 사직은 홍 인턴의 사례가 끝이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미 인턴들 사이에는 지금 당장이라도 사직을 불사하겠다는 강경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성모 인턴들로부터 시작된 불길은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산하 8개 병원 인턴들에게까지 옮겨 붙고 있다. CMC 전체 인턴 수는 220여명에 달해 실제 대거 사직이 발생할 경우, 병원 진료에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 관계자는 “밑에서부터 시작되는 자발적인 움직임”이라며 “인턴들은 각 의국에 소속돼 있는 전공의들에 비해 자유롭기 때문에 사직에 더 적극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수련병원들로 눈을 돌려보면 올해 의대를 졸업하고 인턴 계약을 앞두고 있던 새내기 의사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실제 이미 인턴 지원을 거부하겠다는 의향을 밝히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3월 한 대학병원에 입사할 예정이었던 A씨는 “지금 당장의 문제를 떠나 미래를 생각했을 때도 지금은 지원 거부가 맞다는 게 지배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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