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구경북 지역 확산에 따라 의료자원 부족이 현실화 되고 있는 가운데, 응급상황에 따른 임시적인 의료전달체계 개편의 필요성이 언급됐다.
경증 환자는 전격적으로 자가격리 치료로 전환해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견해다. 즉 가벼운 증상을 앓거나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중국에서도 치사율이 0%였다는 점에서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진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26일 오후3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대구경북 지역 같이 지역사회 확산 규모에 따라 의료자원이 부족한 경우, 중증도에 따른 의료자원의 효율적 이용 전략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증세가 가벼운 환자는 자가격리 치료로 전환하고 폐렴이 있는 중증 환자 13.8%는 2~3차 의료기관으로 보내고 심각한 환자 4.7%는 인공호흡기 등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각각 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서 공개한 중국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가벼운 증상의 환자 3만8000명과 중증이었던 6100명의 경우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중증도가 심각 단계였던 2000명 중 사망자 수는 1023명에 달했다. 증세가 심각한 환자들의 치사율은 49%에 육박한다.
현재 국공립병원 등에 마련된 병상은 5000개 정도다. 위원회는 증상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들이 병상을 차지할 경우 5000명의 환자밖에 감당할 수 없지만, 중증도에 따라 치료시스템을 개편할 경우 많게는 2만명까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봤다.
오 위원장은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비교적 중증이라 할지라도 병원에서 산소공급 등 적절한 치료만 이뤄지면 사망에 이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망자는 모두 심각한 경우에서만 발생했다는 점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와 같은 확산 속도로는 의료 자원이 현저히 부족하게 될 수 있다. 이 같은 비극은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도 "자가격리 치료도 격리의 한 종류다. 혼자 독방을 쓸 수 있고 남한테 전파하지 않는 환경에서 자가 치료하는 방식"이라며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자가격리 치료가 현재로써 가장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들도 모두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거나 환경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게 위원회의 견해다.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지금까지 발생한 11명의 사망자 중 7명은 청도 대남병원 폐쇄병동에서 장기 입원했던 환자"라며 "폐쇄병동 장기 입원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오랜투병으로 인해 만성신부전, 면역력 저하 등 증상이 생긴다. 대남병원의 경우 특히 시설 상태가 더 열악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환자들 건강 상태가 불량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11번째 사망자에 대해 이 과장은 "해당 환자는 이미 한국에 올 때 기저질환으로 심각한 간경화를 앓고 있었다"며 "서울대병원과 명지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코로나19에 의한 원인보다 심각한 간기능 저하로 인한 원인이 더 큰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향후 임상데이터 관리시스템이 준비 중이라는 점도 밝혔다.
오명돈 위원장은 "최근 대구경북 지역에서 대규모 환자가 발생했다. 정보 취합과 중증환자 관리가 시급한 상황인데 현재 질본과 우리 위원회는 전국 의료기관이 웹기반 정보시스템에 실시간 임상정보를 기록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시간 임상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전국 코로나19 환자의 임상 데이터 입력이 진행되면 각 의료기관은 주요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한정된 의료자원의 효율적 운용을 위한 기반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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