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4.09 06:06최종 업데이트 21.04.09 06:06

제보

민족주의 정신으로 백신을 빨리 만들어 빠르게 접종해야 코로나 종식, 경제 회복이 일어난다

[칼럼] 배진건 이노큐어 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 기술평가단장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코로나19와 심각한 전쟁 중 사람에게 꼭 필요한 방어 무기는 백신이다. 백신을 맞지 않으면 봉쇄조치와 일상생활의 제약이 풀릴 수 없다. 지구는 코로나와 함께 조용히 다른 전쟁을 시작했다. 백신 개발과 공급이 민족주의의 새로운 전쟁터가 되며 '백신 민족주의(Vaccine Nationalism)'까지 만들어냈다. 필자는 1월 29일자 칼럼에서 ‘백신 민족주의’가 개발된 백신 수출을 금지하거나 자국 백신 산업을 국유화하는 극단으로 갈수도 있다고 의견을 폈다. 지금은 이 백신 민족주의가 현실로 더 다가왔다.

백신 접종을 위한 의료 인프라는 세계 최고인 한국이 왜 느릴까? 왜 백신 접종률이 낮을까? 백신 접종률이 낮은 이유는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백신이 필요로 하는데 백신은 턱없이 부족해서다. 백신 선계약도 없었기에 백신을 만든 개발국과 수출하는 공급 국가들의 ‘백신 민족주의’ 때문이다. 그런 이유를 드는 것은 남을 탓하는 것이다. 자가 비판을 먼저 하면 정부가 ‘백신 민족주의’ 대신 ‘항체 민족주의’를 택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세계 세번째 코로나19 항체를 만든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항체는 공급 과잉이 되고 백신은 턱없이 부족해 백신을 만든 나라들이 공급까지 관여하며 점점 민족주의적인 결정을 한다.

코로나19로 감염자 확산으로 피해가 심각해 처음부터 생산된 백신을 수출하지 않고 자국에만 공급하겠다고 선언한 미국과 영국은 조금은 이해가 간다. 3차 유행을 겪는 유럽연합(EU)도 백신 수출 제한 확대 움직임을 보인다. EU는 제약사들이 유럽 내 생산 백신을 역외로 수출할 때 회원국 승인을 받도록 하는 방식으로 기존 구매 합의 때 약속한 물량을 EU 회원국에 먼저 충분히 제공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한편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의 약 60%를 만들어 ‘세계의 백신공장’이라 불리는 인도는 최근 “국내 수요가 우선”이라며 자국에서 생산되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수출을 일시적으로 멈추겠다고 선언해 충격을 안겼다. 우리 대한민국도 아제(AZ) 백신을 공급할 수 있으며 혁명적인 생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항체 생산 시설을 일시 총동원하면 ‘백신 민족주의’ 성과를 최단 시간내에 이룰 수 있다. 그런 인프라는 보유하고 있는 작은 ‘백신 공장’ 국가이다.

왜 백신 공급에 민족주의가 먼저인가? 전 세계 백신 공급과 코로나19 사망자 데이터를 들여다봤다. 첫 번째 데이터는 100명당 백신 접종률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 평균보다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과 세계 평균도 도달하지 못한 국가들로 확연히 나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스라엘, 아랍에미레이트, 칠레, 영국, 미국 순으로 인구 대비 백신 접종률이 높다. 세계 평균 이하를 보면 홍콩, 호주, 한국, 뉴질랜드, 태국, 베트남, 대만 순으로 접종률이 낮다. 이제는 서울 시장 선거가 끝났지만 접종률이 세계 4위라고 토막 분석을 사실인 양 어느 후보는 토론회에서 말했다.

두 번째 데이터는 코로나19에 의해 사망한 인구 대비 사망자를 보여주고 있다. 아랍에미레이트를 제외한 영국, 미국, 칠레, 이스라엘이 세계 평균 이상으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는 피해가 심각한 국가였으며 백신 접종률이 세계 평균 이하였던 국가들은 모두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자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상위권 국가들과 비교하면 피해가 매우 약했다. 국가별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과 사망자 발생 수는 거의 일치하고 있다. 다시 분석하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백신 공급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대유행에 따라 백신 수급을 조절 중에 있으며 피해가 심각한 국가들이 백신이 더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이 보인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가 백신을 가져오고 싶어도 백신이 없어 못 가져오는 상황으로 보이며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지금도 계속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국가들부터 우선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백신 공급량이 충분해질 때까지 우리는 순서를 기다려야 할 듯하다. 백신 생산 국가들이 자국에서 생산한 백신을 어느 정도 수출하는지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이제 유럽과 인도도 잠시 수출을 중단한다고 하니 다른 국가들이 사용할 백신은 중국산 백신 밖에 남지 않은 것 같다. 중국산을 맞을 것인가? 한국에서 만든 백신이 없으니 참 답답한 상황이다.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산자가 공급할 때까지 기다리며 읍소(泣訴)하는 것만 계속 할 것인가? 하루에 2만여 명씩 찔끔찔끔 접종하면서 ‘우리도 백신을 맞고 있다'는 선전만 할 것인가? 아니다. 시간이 없다. 감염을 중단시키기 위해 전체 인구의 약 70~80%가 SARS-CoV-2에 대한 면역력을 형성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어 경제와 일상생활이 정상화되는 시점은 집단면역 형성되는 그 시기가 바로 전환점이다. 정부는 11월 말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한다. 필자도 지난 칼럼에서 백신 공급이 원만하면 그 시점으로 보았다. 그러나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11월이 되어도 멀었다. 반면 미국, 영국, 주요 유럽 국가들과 일부 중동 부유국들은 6월 이후 집단면역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한민국이 최소한 5개월의 갭이 생긴다. 그 갭을 돈으로 환산하면 경제에 치명적이 될 수 있다. 1개월이 아쉽다.

이제 마지막 카드는 민족주의 정신으로 정부와 국민이 한 마음으로, 혁명적인 생각으로 최단 시간내에 자체 백신을 빨리 만들어 국민들에게 빠르게 하루 100만명 접종해 코로나를 종식시켜야 경제를 회복시킨다. 정부는 과감하게 2상 후에 백신을 조건부 허가 내려야 한다. 정부의 ‘K백신’ 개발과 국내 생산이라는 민족주의적인 정책을 사용할 마지막 기회다. 정책으로 국민들의 삶을 좌지우지할 힘을 가진 자들이 그것을 어떻게 휘둘러내는가가 문제의 본질이다.

지금까지 백신의 가이드라인이 이렇고 저렇기에 거기에 맞추어 가야 한다고 누군가는 브레이크를 당연히 걸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지금 대한민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1/2상 백신 중에서 효율성과 안정성이 최고인 것으로 골라야 한다. 임상 1상은 50명 정도의 안전성을 보고 2상은 200명 정도에서 진행한다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론 최소한 3 만명에게 진행해야 하는 가이드라인 하의 임상 3상을 진행하지 못할 것도 분명하다. 환자가 많은 외국 가서 한다고? 잊어라. 그런 틀에서 벗어난 후발주자로서 ‘Adaptive’ 임상 1상을 진행한 것이 항암제 ‘키투르다(keytruda)’다. 임상 1상을 무려 1250명에게 진행했다. 이런 성공 스토리에 비춰 전체적인 백신 임상 계획을 빠르게 수립해 다시 돌아오지 않고 앞으로 나가게 진행해야 한다.

백신의 효과는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백신 접종자의 몇 %가 코로나19에 안 걸렸기에 효과가 95%다. 그런 논리가 아닌 1차 유효성 평가는 백신을 맞은 후 얼마나 많은 양의 중화항체가 만들어졌느냐가 근거가 돼야 한다. 그러기에 생성된 ‘스파이크 단백질’ 중화항체의 양 기준이 되는 숫자다. 그런 지표는 현재 성인들이 아제(AZ)나 화이자 백신 접종한 후 생성되는 항체와 비교하면 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2차 유효성 평가는 T 세포 반응 등 다른 면역반응 비교 면역원성 시험으로 평가한다.

화이자 백신이 12~15세 2260명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위약그룹에서는 18명이 감염됐지만 백신접종 그룹에서는 감염이 0명이라고 하며 현재까지는 100% 감염 예방 효과를 보였고 심각한 부작용도 전혀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청소년들에게는 매우 강력한 항체 반응을 확인했다고 하며 아마도 성인들 보다도 더 효과적일듯 하다. 우리도 과감하게 임상 2상에서 젊은 청소년을 포함해야 한다. 더 어린 8세 아이들도 포함하는 것도 맞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성인들이 백신을 다 맞는다고 해도 어린 아이들도 접종에 포함되지 않으면 어떻게 집단면역이 형성이 되나?

기술의 발전은 데이터 기록을 간소화시켰고,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해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이 더 쉬워졌다. 집단면역을 위한다면 백신 개발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강한 대중의 욕구가 있다. 백신을 맞고 몇 번 혈청을 공여해 더 좋은 데이터를 얻는다면 그런 희생을 할 국민의식이 존재한다. '롤링 리뷰'는 임상시험 자료가 완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백신 승인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우선 제출된 자료를 살펴보는 방식이다. 백신 승인 과정도 '롤링 리뷰(Rolling Review)' 방식에 의해 절차가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민족주의 정신으로 정부와 국민이 한 마음으로 같은 생각으로 최단 시간내에 민족 백신을 빨리 만들어 국민들에게 빠르게 접종해 코로나를 종식시켜야 한다. 마스크와 거리두기에서 해방돼야 경제가 회복된다. 백신 주권 확보해야 통일부에서 간절히 원하는 북한에도 공급할 수 있는 민족주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래야 세계인이 ‘미나리’를 맛 있다고 하고 BTS가 더 듣고 보고 싶다고 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