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12.20 07:49최종 업데이트 24.12.20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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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10년 내 매출 5조 달성 목표…혼란 속에도 R&D 강화

글로벌 도약 청사진 제시…2028년 매출 3조원 달성 예고

(왼쪽부터) 해외사업본부 신해곤 상무, 신제품개발본부 김나영 전무, 박재현 대표이사, 국내사업본부 박명희 전무, R&D센터 최인영 전무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한미약품은 경영권 분쟁의 혼란 속에서도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 의지를 다졌다. 이와 함께 10년 내 매출 5조원 목표를 선언했다.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는 19일 임시주주총회를 마치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10년 내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약속했다.

경영권 분쟁 등 혼란 속에서도 "10년 내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 약속

박 대표는 "한미약품은 10년 내 매출 5조원 달성,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갈 것"이라며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흩여진 한미 임직원과 고객, 주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체제에 대한 신뢰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이사 취임 이후 코로나19 엔데믹, 의-정갈등, 경영권 분쟁 이슈까지, 최근 2년간 한미약품 경영 상황은 늘 엄중했고, 위기였다"며 "하지만 R&D센터, 국내사업본부, 신제품개발본부, 해외사업본부, 제조본부, 제제연구소, 제조본부 등 7개 본부장과 협력하면서 매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한미약품은 전문경영인 그룹 협의체로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도 선진 경영 시스템을 통해 외부 위기에도 흔들림 없이 최고의 실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주주가치 제고에 대해서는 "대표이사인 제가 주주 앞에 나서 한미약품 경영상황을 투명하고 정확하게 설명하고, 본부장이 각자 맡은 영역의 발표자로 나서 책임질 수 있는 성과에 대해 설명하겠다"며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주주와 직접적인 소통을 지속하기 위해 주주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현실성 있는 정책을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국내사업본부 박명희 전무는 "한미약품은 전문의약품 원외 처방 1위를 하고 있다. 2위와 격차를 넓히며 초격차 1위로 올랐다. 올해 제약업계가 어려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성장률보다 더 많이 성장했다"며 "성장과 이익 극대화를 R%D 투자로 잇는 한국형 R&D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8년 목표 매출액 3조 중 극내사업본부의 전문의약품 매출은 1조7000억원으로 계획한다. 이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금액이다"라며 "매출 극대화로 초격차 1위를 유지해 글로벌 한미로 나아가는 데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제품개발본부 김나영 전무는 "한미약품은 신약의 강자지만 개량신약, 복합신약에 대해서는 최강자라고 볼 수 있다"며 "HOP 프로젝트인 비만 신약 파이프라인도 굉장히 잘 진행되고 있지만 상용화되는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다. 한미약품은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기존 시장이 아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을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세계 최초로 3분의 1 고혈압 복합제 허가를 12월에 신청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1차 치료하면 단일제만 됐지만, 한미약품은 3제 복합제를 3분의 1로 개발 임상을 성공해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해당 제품이 발매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시 한 번 고혈압 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한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 진행 현황을 공유하고, 2025년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디지털 치료기기(DTx)를 결합한 치료제에 대한 임상 시작을 예고했다. 출시 목표 예정일은 2027년이다. 2030년에는 더 많은 비만 신약이 나올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해외사업본부 신해곤 상무는 "그동안은 바이오와 개량신약 중심으로 미국, 일본 등을 집중했지만, 시장이 다변화하고 권역별로 시장 수요가 달라지면서 2년간 각 권역에 필요한 제품군을 타겟팅했다. 해당 권역에 교두보가 될 협력사를 발굴했다"며 "교두보를 중심으로 권역의 타 제약사와 협력 관계를 더 확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의 글로벌 사업이 일부 권역에만 치우쳐진 것이 아닌 전 글로벌 권역을 아우를 수 있는 기틀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R&D센터 최인영 전무는 "R&D센터는 한미약품의 미래다. 지속가능한 파이프라인을 끊임없이 창출해야 한다. 창출되는 파이프라인은 글로벌 결쟁력을 목표로 한다. 올해 11월에는 지방은 빼고 근육을 늘려주는 새로운 개념의 비만치료제를 제시했다. 내년에 임상 진입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도 HOP의 파이프라인은 더욱 강화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외부의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에서 R&D 역량이 흔들리거나 인력 이탈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내년에도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영권 분쟁 이후 R&D 비용 비중 감소에 대한 지적에 대해 "임상 진입에 따른 착시 현상"이라며 "임상단계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신약의 경우 파이프라인에 얼마나 많이 들어있느냐가 중요하다. 실제로 3년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R&D 비용의 경우 5년간 비율은 14~16%로 비슷하다. 투자되는 금액은 계속 증가했지만 매출도 같이 성장하다보니 비율의 변화가 미미했다"며 "올해는 약 1600억원, 내년에는 2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한미사이언스 이어 한미약품 임시주총 예견된 결과?

한미약품 임시주총 표 대결에서 형제(임종훈 대표, 임종윤 사장) 측 주주제안으로 올라간 박재현 사내이사,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의 해임안이 부결되면서 모녀(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측이 승리를 거뒀다. 앞서 무승부로 마무리된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보다 한발 나아간 결과다. 한미약품의 해임안 부결은 한미사이언스의 정관변경에 이어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임은 특별결의 안건인 만큼 가결 요건이 까다롭다. 정관변경과 마찬가지로 주총에 출석한 의결권 있는 주주 3분의 2(66.7%)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국민연금공단은 주총 직전 2개 안건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다. 국민연금은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2대 주주(10.02%)다.

1대 주주는 한미사이언스로 41.42%의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다. 임시주총에 앞서 해당 의결권을 두고 형제 측과 4자연합의 의견차가 있었다.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는 이사회 결의 없이 대표이사 단독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4자연합은 '한미사이언스가 이사회 결의 없는 한미약품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의 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임 대표 1인 의사에 따른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려 했으나, 수원지방법원은 17일 기각했다.

수원지방법원은 한미사이언스가 자회사인 한미약품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해, 한미사이언스의 경영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중요사항이고, 이사회 결의 없이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결정을 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가 10월 23일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 철회 안건에 관해 4:5로 이미 논의했기 때문에 이번 임시주총에 관해서는 이미 이사회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4인연합 측은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지만, 한미사이언스의 중요 업무 수행 시 '이사회 결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한 의미있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원이 이사회 결의의 의미에 대해 일부 견해를 달리하기는 했으나 회사의 중요자산인 자회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인용했다는 측면에서 금번 가처분은 의미 있는 결정이다. 가처분 기각이 한미약품 임시주총 안건 가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임안에 대한 판단과는 관련이 없을을 못 박았다.

가처분 기각에 따라 임 대표의 의결권 행사는 가능해졌으며, 소액주주(39.14%) 표심의 향방이 주요 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박 사내이사의 경우 찬성 53.62%, 반대 46.32%로 해임안 가결을 추진하기에는 찬성 표가 부족했다.

다만 주목할 부분은 한미사이언스의 41.42%를 제외한 12.20%의 이탈표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모녀 측은 소액주주 표심을 확보하지 못해 OCI와의 그룹 통합에 실패했다. 최근 일부 소액주주가 모녀 편으로 서기도 했으나, 소액주주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뉘는 모습이다.

해임안 부결에 대해 한미사이언스 임 대표는 "주주 결정을 존중한다"며 "그룹 미래를 고민하고 걱정하는 의견과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지주사 대표로서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으나, 그룹 전체가 최선의 경영을 펼치고, 올바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누구도 불필요한 갈등과 반목을 초래하거라 그룹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매우 아쉬운 결과이나 해임요건에 해당하는 여러가지 사실과 상황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구체화할 것"이라며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면 주주 판단도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임시주총 직전 형제 측의 분열 조짐이 감지됐다. 임시주총 직전 임종윤 사내이사는 임시주총 철회를 제안했다. 업계에 따르면 표 대결의 승리가 묘연해지자 4자연합에 물밑 대화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상속세 납부와 주식담보대출 상환 등의 압받을 받은 영향으로 보인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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