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지난 16일(현지시간)부터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1)에서 연구 초록 3편을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발표에는 루닛 AI가 면역항암제 신약 개발 임상시험에 처음 적용된 연구가 포함됐다.
ESMO는 유럽 최대 규모의 항암 관련 학회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미국암학회(AACR)와 함께 암 연구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학회로 손꼽힌다.
루닛이 이번 ESMO에서 발표한 대표적인 연구는 항체 신약 개발 기업 '와이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진행한 면역항암제 신약 개발 임상 1상 결과다.
와이바이오로직스의 PD-1 면역관문억제제인 'YBL-006'이 안전성과 내약성을 인정받은 본 연구에서 루닛은 자사의 AI 기반 조직 분석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해 환자의 면역항암제 반응 여부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루닛 측 연구를 총괄한 옥찬영 루닛 최고의학책임자(CMO)는 "루닛은 2019년부터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이 암 환자의 면역세포 밀도 및 분포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ASCO, AACR 등 세계적인 학회에서 입증하며 루닛 스코프 IO가 새로운 AI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음을 소개했다"며 "이번 연구는 루닛 스코프 IO가 실제 신약개발 임상시험 단계에 적용된 첫 사례이자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낸 뜻깊은 연구"라고 설명했다.
또한 루닛은 현재 면역항암제의 바이오마커로 사용되는 PD-L1을 AI로 분석할 경우 그 정확도가 높아져 보다 많은 환자에게 면역항암제를 투여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3명의 병리학 전문의가 비소세포폐암 데이터 479개의 PD-L1 발현 비율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를 비교해보니 병리학 전문의가 '면역항암제 투여 불가'로 판독한 환자군의 불일치율이 약 32%로 나타났는데, 루닛 스코프 PD-L1을 활용한 결과 해당 불일치율은 약 10%로 감소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 PD-L1 발현이 1% 미만으로 낮아서 '투여 불가'로 판독된 환자 81명 중 23명은 '투여 가능'으로 분류돼 면역항암제 투여가 가능한 환자를 약 30% 추가로 찾아낼 수 있음을 시사했다.
루닛 팽경현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면역항암제 투여 여부는 조직 슬라이드에서 병리학 전문의가 PD-L1의 발현 비율을 분석한 결과로 결정한다"며 "하지만 방대한 범위의 슬라이드를 사람이 정확하게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병리학 전문의들 간 판독 결과에도 차이가 발생한다. 루닛 스코프 PD-L1을 활용할 경우 이런 차이를 줄이고 판독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를 통해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루닛은 암유전체 공개 데이터베이스 중 가장 잘 정립되어 있다고 알려진 TCGA 데이터 중 461개의 대장암 데이터를 루닛 스코프 IO로 분석해 면역세포 밀도 및 분포 위치와 대장암 치료 예후의 연관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루닛 서범석 대표는 "지금은 암 치료 분야에서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방향을 하나씩 입증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특히 이번 ESMO에는 루닛 스코프가 처음으로 임상 시험에 적용돼 좋은 결과를 선보이며 앞으로의 큰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둔 루닛 스코프 제품들은 더욱 다양한 연구와 대규모 임상 시험을 거쳐 면역항암제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필수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