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3.07 06:08최종 업데이트 22.03.07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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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서 외면받는 국산 의료기기들...협회가 팔 걷고 나선다

의료기기협회 유철욱 회장 "국내사 80%가 대리점이 영업해 마케팅 역량 부족...협회가 교육∙훈련 도울 것"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유철욱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저조한 국산 의료기기 사용률을 제고하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선다. 마케팅 역량 강화를 통해 유독 낮은 대학병원에서의 국산 의료기기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 의료기기 시장 활성화 및 기업들의 해외 진출 발판까지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유철욱 회장은 4일 협회 대교육장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는 (의료기기 산업에 대해) 나름대로 지원책을 내고 있지만 협회 차원에서 다르게 접근해 보려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유 회장은 먼저 국내 의료기기 시장 규모 자체가 인구나 의료수준 등에 비해서도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 이유 중 하나로 국산 의료기기의 낮은 시장 점유율을 꼽았다. 국산 의료기기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파이는 40% 정도지만 대학병원급으로 올라가면 점유율이 10%대 내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내수 시장이 작고 대학병원에서 국산 의료기기 사용률이 적다보니 관련 임상 실적이 쌓이지 않고, 이는 곧 기업들이 해외 수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게 유 회장의 설명이다.

협회는 대학병원들이 국산 의료기기를 외면하는 이유로 마케팅 역량 부족을 꼽았다. 유 회장은 “병원계와 얘기를 나눠본 결과, 판촉이 제대로 안 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 중 80%가량이 직접 영업을 하지 않고 영세한 대리점 직원들이 대신 영업을 하는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다국적 기업들은 직원들이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기회도  충분히 제공하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마케팅을 대리점에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애초에 제품의 장점이 제대로 소개될 기회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유 회장은 “결국 마케팅을 하는 대리점들의 대한 교육과 훈련이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 협회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연장선상에서 국내 학회들이 학술대회를 진행할 시 협회 차원에서 별도로 국산 의료기기 부스를 세울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해달라는 요구도 했다. 대학병원 의사들이 국산의료기기를 직접 보고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유 회장은 대학병원이 마케팅 측면에서 외국 기업의 제품을 선호한다는 점도 짚었다. 병원 입장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해외기업의 제품을 사용해야 환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어 국산 제품의 사용을 꺼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러 유관기관 및 병원협회 등과 만나 논의하고 있는데 일단 국산 의료기기 사용이 활성화 될 수 있게 국민들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이와 함께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평가항목에 국산 의료기기 사용 비율 등을 추가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강조했던 의료기기 유통 문제에 대해서도 “의료기기산업이 발전하려면 타 산업 대비 비효율적인 유통 과정의 개선이 필수적”이라며 재차 의지를 보였다. 특히 그는 의약품은 관리료를 정부가 지원해주는 반면 의료기기는 같은 보험급여 품목임에도 관리료가 전무하다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관리료가 없다보니 병원은 의료기기를 취급할수록 손해를 본다”며 “그래서 간납사를 앞세워 서비스를 받고 있고, 간납사는 병원 업무를 대행해주며 비용은 우리에게 청구한다. 그 과정에서 간납사들의 횡포가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협회의 지속적인 개선 노력에도 유통 구조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는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회장은 “지난해 협회 내에 유통구조위원회를 설립했지만 회원사는 물론 위원회 내부 위원들 설득조차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마침내 최근에 유통구조 선진화에 대한 최종 보고서가 완성돼 이사회를 통과했다”고 했다.

이어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의료기기 유통 구조 개선을 언급했고, 일부 국회의원들도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이 커 법령 개정을 진행하기로 한 상태”라며 “협회도 산업계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하려 하고 있고, 가시적 성과가 올해는 나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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