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M 2025 시작과 함께 빅파마들 지갑 열렸다…J&J, 146억 달러에 CNS 바이오텍 인수
릴리·GSK·길리어드도 인수 및 파트너십 계약 체결…CNS·종양·염증 등 다양한 자산 확보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2025 시작과 함께 빅파마들이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기 위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존슨앤드존슨(J&J)은 146억 달러 규모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고,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 GSK, 길리어드(Gilead Sciences) 등도 인수 또는 파트너십 계약에 나섰다. 대상 치료 영역은 정신건강, 암, 염증 질환으로 다양했다.
J&J, 양극성 우울증·조현병 치료제 카플리타 파이프라인에 추가
가장 규모가 큰 거래는 J&J의 인트라셀룰러(Intra-Cellular Therapies) 인수 계약이다. J&J는 인트라셀룰러의 모든 발행 주식을 주당 132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39%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으로 총 지분 가치 약 146억 달러에 해당한다.
인트라셀룰러는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이번 인수로 J&J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유일한 양극성 I형 및 II형 우울증 치료제 카플리타(Caplyta, 성분명 루마테페론)를 확보했다. 카플리타는 성인 조현병 치료제로도 승인 받았으며, 지난해 12월 주요 우울 장애(MDD)의 보조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장하기 위해 추가 허가신청서를 FDA에 제출했다.
J&J 혁신의약품 R&D 담당 부사장 존 리드(John Reed)는 "카플리타는 세 가지 승인된 적응증 모두에서 강력한 효능과 안전성, 우수한 내약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 치료제 계열에서 흔히 나타나는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MDD에 대한 보조 요법으로 긍정적인 3상 데이터가 있고, 다른 정신 건강 장애에 대한 추가 3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표준 치료법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범불안장애(GAD)와 알츠하이머병 관련 정신병 및 흥분장애에 대해 연구 중인 2상 단계 화합물 ITI-1284을 파이프라인으로 추가한다.
J&J 호아킨 두아토(Joaquin Duato) 최고경영자(CEO)는 "신경과학 분야에서 70년 가까이 쌓아온 유산에 기반한 혁신의약품 사업에 인트라셀룰러를 추가하는 것은, 오늘날 가장 치명적인 신경정신과적 장애와 신경퇴행성 장애에 대한 치료법을 혁신하고 연구를 발전시키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준다"면서 "이번 인수는 포트폴리오를 더욱 차별화하고, J&J의 전략적 단기 및 장기 성장 촉매제 역할을 하며, 환자, 의료 시스템, 주주들에게 매력적인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고 밝혔다.
릴리, 차세대 PI3Kα 표적 후보물질 STX-478로 유방암 치료제 시너지 노린다
릴리는 스콜피온 테라퓨틱스(Scorpion Therapeutics)의 PI3Kα 억제제 프로그램 STX-478을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STX-478은 하루 1회 경구 투여하는 약물로, 암세포의 PI3Kα 경로를 선택적으로 표적화함으로써 현재 이용 가능한 약물의 주요 한계점을 극복하는 차세대 PI3Kα 표적 치료제로 기대된다. 현재 유방암과 기타 진행성 고형암에 대한 임상 1/2상에서 평가되고 있다.
계약 조건에 따라 릴리는 스콜피온을 인수하고, 스콜피온 주주들은 선급금 10억 달러와 특정 규제 및 판매 마일스톤 달성에 따른 후속 지급금으로 최대 15억 달러를 현금으로 수령한다. 스콜피온은 직원과 PI3Kα 파이프라인이 아닌 자산을 보유할 새로운 법인을 분사한다. 새로운 독립 법인은 스콜피온의 현 주주들이 소유하고 릴리가 소수 지분을 가진다.
릴리 온콜로지 제이콥 나르덴(Jacob Van Naarden) 수석 부사장 겸 사장은 "PI3Kα 변이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의 상당 부분에서 발생하며, 이 경로를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표적하는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미충족 요구가 크다"면서 "STX-478은 표준 치료 요법과 함께 사용함으로써 예후를 개선할 최상의 기회가 있는 초기 치료 환경에서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GSK, 치료제 없는 KIT 표적 약물로 위장암 포트폴리오 확대
GSK는 위장관 기질 종양(GIST)에 대한 유망한 저분자 약물을 확보하기 위해 IDRx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IDRx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선급금 10억 달러와 마일스톤으로 최대 1억5000만 달러를 지급한다. 이번 인수로 GSK는 GIST 1차 및 2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선택적 KIT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 IDRX-42의 소유권을 얻게 됐다.
KIT 변이는 종양 세포의 성장, 증식, 생존을 유도한다. 1차 치료를 받은 GIST 환자의 90%에서 새로운 KIT 변이가 발생되고, 치료 옵션이 제한돼 재발한다. 현재 KIT에서 임상적으로 관련된 1차 및 2차 변이의 전체 스펙트럼을 억제하는 승인된 TKI는 없다.
IDRX-42는 IDRx가 2022년 8월 독일 머크(Merck KGaA)로부터 라이선스를 획득한 후보물질이다. GIST 진행을 담당하는 '활성화 변이'와 기존 치료에 대한 반응을 둔화시키는 '저항성 변이'를 모두 억제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GSK 토니 우드(Tony Wood) 최고과학책임자는 "IDRX-42의 초기 데이터, 그리고 현재 표준 치료와의 주요 차이점인 GIST에 존재하는 모든 임상적으로 관련된 KIT 변이를 표적하는 IDRX-42의 독특한 능력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면서 "2025년 개발을 가속화해 치료법을 재정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GSK 루크 밀스(Luke Miels) 최고상업책임자는 "IDRX-42는 우리의 성장하는 위장암 포트폴리오를 보완한다"면서 "이번 인수는 검증된 목표를 달성하고 기존 승인 제품이 있음에도 미충족 의료 요구가 명확한 자산을 확보하려는 우리의 접근 방식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길리어드, 레오파마와 전임상 단계 경구용 염증 치료제 개발 나서
길리어드는 염증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자 레오파마(LEO Pharma)와 손을 잡았다.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표적 단백질 분해제를 포함한 레오파마의 전임상 단계 경구용 STAT6(Signal Transducer and Activator of Transcription 6) 프로그램의 개발 및 상용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STAT6은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Th2 매개 염증성 질환의 임상적으로 검증된 표적인 IL-4와 IL-13 사이토카인 신호 전달에 필요한 특정 전사 인자다. 이를 표적함으로써 광범위한 환자 집단을 치료하고, 현재 주사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 경구 투여 대안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계약에 따라 길리어드는 레오파마에 선급금 2억50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17억 달러를 지급한다. 길리어드는 경구용 프로그램에 대한 추가 개발을 주도하고, 레오파마는 국소 제형에 대한 STAT6 억제제 개발을 주도한다.
길리어드는 경구용 저분자 STAT6 프로그램의 개발, 제조, 상업화에 대한 전 세계적 권리를 갖는다. 레오파마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피부과용 경구용 프로그램을 공동 상업화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지며, 피부과용 STAT6 국소 제제에 대한 전 세계 독점권을 갖는다.
길리어드 연구 담당 부사장인 플라비우스 마틴(Flavius Martin) 박사는 "염증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계속 확장해 나가면서 염증성 질환 환자의 장기적인 완화를 지원하는 차세대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면서 "레오파마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위한 경구 투여 옵션을 개발하기 위해 STAT6 경로의 잠재력을 탐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바이오젠, 파트너사 세이지 나머지 지분 확보 위해 인수 제안
이 외에도 바이오젠(Biogen)은 파트너사인 세이지 테라퓨틱스(Sage Therapeutics)에 인수 제안을 했다.
2020년 체결된 15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 계약의 일환으로 바이오젠은 세이지에 6억5000만 달러 지분 투자를 진행해 현재 10.2%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번엔 30% 프리미엄이 붙은 주당 7.22달러, 총 4억6900만 달러에 나머지 지분을 인수하고자 한다.
두 회사는 MDD와 산후우울증(PPD)에 대한 주주베(Zurzuvae, 성분명 주라놀론)와 본태성 떨림 및 기타 신경 장애에 대한 SAGE-324의 개발을 위해 협력해왔다. 그러나 주주베는 MDD 적응증 승인이 거절되고, SAGE-324는 지난해 2상 임상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 외에도 NDMA 수용체 조절제 달자넴도르(dalzanemdor)가 임상에서 실패하며 개발을 중단하는 등 악재가 겹치며 세이지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나머지 후보물질은 1상 또는 전임상 개발 단계에 있다. 다만 주주베가 PPD에 대한 최초이자 유일한 승인 의약품으로 계속 판매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세이지는 인수 제안에 대해 "제안한 내용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평가해 회사와 모든 주주에게 최선의 이익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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