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확진 환자가 발생해 20명이 밀접 접촉자로 자택격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8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쿠웨이트를 방문한 다음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를 거쳐 입국한 61세 남성이 메르스 의심증상으로 서울대병원 국가지정격리병상에 격리됐다. 이 환자는 메르스 검사 결과에서 양성으로 확인돼 역학조사 및 현장 즉각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메르스 환자 발생은 지난 2015년 7월 28일 메르스 종식이 선언된 이후로 3년여만이다.
이 환자는 쿠웨이트-두바이(EK860편, 6일 오후 10시 35분~7일 오전 1시 10분)를 경유해 아랍에미레이트 항공(EK322편, 7일 오전 3시47분∼오후 4시 51분)으로 국내에 입국했다.
이 환자는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쿠웨이트 방문기간 중 설사 증상으로 8월 28일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귀국 직후에도 설사 증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공항에서 개인 리무진 택시를 타고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이날 오후 7시 22분에 내원했고 1시간 반 정도 병원에 머물렀다. 또한 오후 9시 34분에 보건당국에 신고돼 격리 상태로 8일 오전 0시 33분에 서울대병원에 이송됐다.
정 본부장은 “삼성서울병원은 환자의 내원 즉시 응급실 선별격리실로 격리해 진료했다. 발열, 가래, 폐렴 증상 등을 확인한 다음 보건당국에 의심환자로 신고했다”라며 “국가지정격리병상에 이송 후 검체를 채취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시행한 검사 결과, 메르스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는 의심환자 신고 접수 후 인천공항검역소, 서울시 등과 함께 항공기 탑승객 등 환자의 접촉자 조사를 실시했다. 현재 방역관 1명, 역학조사관 4명, 행정요원 등 즉각대응팀이 출동해 환자에 대한 심층역학조사를 실시해 현장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는 항공기, 방문 의료기관 등을 대상으로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으며, 서울시 등 지자체가 접촉자에 대한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한 밀접접촉자는 20명이다.
정 본부장은 “밀접접촉자는 검역관 1명, 출입국심사관 1명, 항공기 승무원 3명, 탑승객 10명, 삼성서울병원 등 의료진 4명, 가족 1명 등 총 20명이며 추가적인 접촉자 조사를 통해 접촉자 숫자는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접촉자들에게는 보건소 등을 통해 밀접접촉자임을 통보했고 자택 격리 등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밀접 접촉자는 최대 잠복기인 14일 동안 자체 격리를 하고 능동적인 모니터링을 보건소에 신고하고 있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 중앙역학조사반, 서울시, 민간 감염병 전문가와 함께 즉각대응팀을 확대편성해 현장대응을 실시하겠다. 환자검체에 대한 바이러스 분리, 분석 등 추가분석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국민들이 중동을 방문할 때 낙타 접촉이나 낙타고기 또는 낙타 생우유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중동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 주의를 해야 한다“라며 ”중동을 방문한다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기침이나 발열이 있으면 즉시 보건당국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삼성서울병원은 선별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아 2015년과 같은 피해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본부장은 “해당 환자는 보호구를 착용하고 엑스레이를 찍었고 방사선사 소독을 담당하는 모든 사람을 파악해 밀접접촉자로 분리해 자택격리를 통해 능동감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환자를 진료하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남중 교수는 “이 환자는 호흡곤란이나 혈압이 떨어지거나 하는 등의 중증 질환을 보이고 있진 않다. 1~2주 사이에 증상이 진행할 수 있다”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치료가 다 끝날 때까지 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중동에서 계속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환자 유입에 대비하고 있다. 지자체와 공동으로 확진자 접촉자 등의 감시를 통해 국내에 메르스가 전파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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