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의료계가 나서서 교육 , 연구 의학 발전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더 이상 이대로 두면 학문적 의학(AM, Academic Medicine)은 설 자리가 없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한희철 이사장은 한국의학교육협의회 지난 1일 개최한 '한국 의학계 미래 전략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 이사장(고려의대 교수)은 의학교육의 미래를 위해 의료계가 먼저 나서서 전략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정부가 학문적 의학의 개념조차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의학이 발전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어렵다"며 "여기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을 계속해서 정부에 각인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학문적 의학은 대학과 대학병원이 주로 담당하면서 연구·교육·진료를 포함한다.
그는 의료계가 나서지 않은 채 정부가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의대 교육을 위한 하나의 콘트롤 타워가 없어 정부 부처간 조정이 어렵다"라며, "교육의사 양성과 연구 의학발전에 대한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의료계가 먼저 미래 전략을 구상하고 로드맵을 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이사장은 "의학의 발전은 '학문적 의학이 주체가 돼서 담당하고, 보건의료 시행은 '실제 의학(Practical Medicine, PM)'이 주체적으로 담당해야 한다"고 했다.
연세의대 전우택 교수는 의학교육 중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 신뢰를 만들어가는 일에 있어서 의사가 그 첫 번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인공지능(AI)보다 인간이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교육하는 것이 바로 '연구'"라며 "인공지능은 궁극적으로 환자 진료와 연결되는 데이터와 근거 자체는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진료·연구·교육이 상당히 분리돼 있었으나, 앞으로는 이를 어떻게 연결시키느냐가 향후 의학교육의 핵심이 돼야 한다"라며 "이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의학지식을 모두 가르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했지만, 이제는 모르는 지식을 어떻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를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전 교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의학지식을 교육하는 방법으로는 ▲교육내용의 핵심화(기본적인 교육 외에는 가르치지 않는 것) ▲교육 방식의 대전환(Flipped Learning Class, 학생 스스로 사전 학습한 후 수업시간에는 지식을 적용하는 토론을 지도하고 원칙 탐구를 지원하는 것) ▲교육내용의 통합화(기초와 임상, 인문사회의학을 통합한 교육으로 앞으로 어떠한 문제에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를 제시했다.
실제 의학과 밀접하다고 볼 수 있는 대한개원의협의회 노만희 회장은 "최근 개원의 연수교육을 보면 전문과목에 대한 주제가 거의 없고 대부분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술기 위주의 교육으로 이뤄져 있다"며 의학교육과 현실간 괴리를 지적했다. 그는 "전공의가 어느 부분까지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라며 "개원가의 역할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교육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의학교육협의회의 이윤성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과거에는 기본 의학교육에 관심이 많았다면 이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졸업 후 전공의(레지던트)를 교육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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