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2개월 앞, 국감서까지 문제제기됐지만 협상구조 불공정 여전…의협 "수가협상 불참"
SGR모형 폐기·공평한 협상구조 마련 요구했지만…건보재정 일몰제·공공정책수가 등 핑계만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원급 수가협상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불합리한 협상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수가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국정감사에서까지 수가계약제도의 문제점이 제기됐음에도 여전히 아무런 점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수가협상 참여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9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의협은 지난 2022년 역대 최저수준의 수가인상률이 결정된 후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에 지속가능성장률(SGR) 모형을 폐기하고 합리적인 수가모형 개발과 공평한 협상구조 마련 등 불합리한 수가협상 제도의 대폭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이후 공단은 연구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모형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적정한 수가 수준을 도출하기에는 기존 SGR 모형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의협 등 공급자 단체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더욱이 수가협상의 가장 핵심이 되는 밴드 결정을 위한 논의과정에 여전히 공급자 단체의 참여는 보장돼 있지 않고,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와의 소통기전도 공식적으로 마련된 것이 없는 상태다.
의협은 "작년 수가협상을 끝으로 현행 협상방식을 거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음에도 수가협상의 당사자인 의협 등 공급자단체는 안중에도 없고, 국감에서도 수가계약제도의 문제점이 매번 제기되었음에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수가협상 참여가 무의미하다는 의견이 의료계 내부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의협은 "지난 2년간 의원유형 수가협상 권한을 대한의사협회로부터 위임받아 실질적 협상 당사자로 전면에 선 대한개원의협의회조차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현행의 수가협상은 더 이상 할 수 없다며 협상권한을 반납했다. 의협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는 요청까지 들어온 상황에서 수가협상 참여 명분은 더욱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의협은 올해도 적정한 수준의 수가협상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건보공단이 건강보험 재정 일몰제 및 공공정책수가를 이유로 수가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런 문제가 지적됐지만 건보공단 측은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앞서 2022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조명희 의원(국민의힘)은 "공평한 협상구조가 아니라 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사실상 통보하는 것에 가깝고, 사전에 정보 공개 등이 없이 이뤄지는 깜깜이 협상이라고 한다"며 "수가 인상률도 최저임금, 물가인상 등이 제대로 반영 안돼 현실성이 떨어지고, 패널티도 공급자 단체에게만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공단이 제시한 4개 모형과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개최시간을 일부 앞당기는 것이 그동안 협상방식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회의적"이라며 "공단은 건강보험 재정 일몰제 및 공공정책수가를 이유로 수가협상의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간 우리협회와 의료단체가 수차례 지적해온 현행의 불합리한 수가협상 제도의 가시적 변화가 없다면 비장한 심정으로 수가협상 참여 거부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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