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10.05 06:40최종 업데이트 19.10.0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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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에서 "실손보험 지급 거절시 표준약관 필요" 한마디 하고 급히 자리를 뜬 최대집 회장, 알고보니 광주 전공의의날 참석?

[2019 국감] "문재인 케어 반대한다더니…문재인 케어와 실손보험 지적 절호의 기회 놓쳐"

최 회장이 없는 자리에서 손해보험협회 "정부 주도 실손보험 지급 심사위원회 구성하자"

"문재인 케어 반대" 2차 철야시위 현장에서 발언하는 최대집 의협 회장(가운데). 의협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4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케어와 실손보험 손해율’과 관련한 참고인으로 출석했지만 선약을 이유로 질의 하나만 받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문재인 케어를 반대한다는 최대집 회장이 국회를 설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이를 박차고 나갈 만한 선약은 무엇이었을까? 다름 아닌 ‘광주·전남 전공의의 날’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해보험협회 “정부가 실손보험 심사위원회 만들어 심사해달라”  

최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이후부터 참고인 출석을 위해 국회에 출석했다. 김세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3시 24분쯤 최대집 회장의 참고인 출석 사실을 알리면서 6분 이후인 3시 30분에는 이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승희 의원은 안내 직후에 “손해보험협회와 의사회가 여러가지 갈등으로 주고 받고 있다. 양측에 같이 질의를 해야 하는데, 최 회장이 이석을 한다는 관계로 최 회장에게만 질의를 해서 내용이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케어는 비급여를 급여화한다는 비급여 전쟁이다. 의료계와 실손보험 사이에서 소송 전쟁이 문제가 되고 있다. 비급여를 줄여서 보장성을 높이겠다는 보장성 강화 정책이지만, 보장성 강화가 안되는 원인에 대해 사후 의견을 물어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보험사가 1000억대 맘모톰 소송, 노안 수술, 도수치료 등의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이 부분에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는데,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하길 바라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최대집 회장은 “의료계와 민간의 일이다. 의료계가 해야 할일과 손보사가 해야 할일을 나눠야 한다”라며 “다만 정부는 손해보험사에서 의료계에 보험료 지급 거절을 할 때 명확한 표준 약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후 최 회장에게 다른 의원들의 추가 질의는 없었으며 이대로 최대집 회장의 참고인 출석은 종료됐다.  

김승희 의원은 오후 5시 35분 추가 질의에서 “실손보험 비급여 청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보험료 인상으로 국민 의료비가 증가하고 있다. 정작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일 수 없다”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문재인 케어로 손해율을 줄일 수 없는 요인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의 소송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미 자리를 뜬 최 회장의 추가적인 질의 대신 이재구 본부장에게 다시 질의하겠다”라며 “보험사 소송에 대해 정부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기회에 정부에 어떤 역할이 필요한지 이야기해달라”라고 했다. 

손해보험협회 이재구 손해보험제1본부장은 “정부 주도로 가칭 실손보험 지급 심사위원회 같은 것을 구성하고, 여기서의 결정을 따르는 방법을 정부가 결정한다면 소비자나 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생명보험협회 박배철 소비자지원본부장도 "생보사도 손보사와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참고인(최대집 회장)이 가셔서 이와 관련한 정확한 말씀을 듣지 못했는데, 다시 제대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대집 회장이 간 곳은 다름 아닌 광주·전남 전공의의 날 

같은 참고인으로 나선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서정욱 전 대한병리학회 이사장 등은 2차 질의가 이어지는 오후 6시 50분까지 국정감사 현장을 묵묵히 지켰고, 특히 최 회장은 한의협의 문재인 케어 찬성과 첩약 급여화 거래 의혹에 대해 수차례 해명했다.

이들은 질의를 어느 정도 마친 이후에 김세연 보건복지위원장의 안내로 자리를 떴다. 

복수의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 회장이 간 곳은 광주광역시의사회와 전라남도의사회가 주관한 ‘광주·전남 전공의의 날’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은 이날 축사를 위해 서둘러 KTX를 타기 위해 서울역으로 이동한 것이다. 다만 최 회장 측은 사전에 자신을 참고인으로 부른 김승희 의원실에 시간 맞춰 자리를 뜨겠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의료계 관계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해당 행사는 50명 정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생각이 있다면 국정감사를 마다하는 이런 행동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최대집 회장이 문재인 케어를 전면 반대하더니 문재인 케어 국정감사 대신 전공의의 날 행사에 서둘러 나서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라며 “의협회장이라면 중요도를 따져서 신중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문재인 케어를 실행하면서 실손보험사들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그런데도 힘 없는 의사를 상대로 소송만 남발하고 있다. 최 회장이 따끔하게 한 마디를 하고 왔어야 한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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