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3.29 00:29최종 업데이트 22.03.29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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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의료 협력, 현지 수요와 자신의 전문역량 접목 노력 필요"

말라위 현지 병원서 일했던 고대의대 최재걸 교수...현지 활동가들 위한 파송기관의 체계적 지원도 강조

최재걸 교수가 말라위의 카마주센트럴병원에서 일하던 당시의 모습. 사진=케이닥 온라인 컨퍼런스 캡처
케이닥(K-DOC) 미션 온라인 컨퍼런스 
의료인 해외진출 플랫폼 케이닥(K-DOC)은 26일 국제 보건의료 강연 '제2차 K-DOC 미션 온라인 컨퍼런스(K-MOC)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케이닥과 아프리카미래재단이 공동 주최 및 주관하고 메디게이트, 대한전공의협의회, 메디칼매버릭스, 투비닥터 등이 후원했다. 국제 개발협력, 국제 개발이슈, 의료봉사에 관심을 가진 의대생, 의료인 및 일반인들간 국제 보건의료 분야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①김진호 교수 "아프리카에서 무료로 의료 지원 사업해도 환자들이 안오는 이유?"
②이유미 원장 "의대 시절부터 확고했던 해외 의료봉사…봉사 위해 전공도 가정의학과 선택"
③백남선 박사 "재난지역에 무작정 의료 투입 안돼…건강상태 평가와 예방접종 활동이 1순위"
④최재걸 교수 "국제보건의료 협력, 현지 수요와 자신의 전문역량 접목 노력 필요"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고려의대 최재걸 명예교수(아프리카미래재단 이사)가 최근 열린 케이닥(K-DOC) 온라인 컨퍼런스에 참여해 아프리카 국제보건의료 협력에 대한 다양한 제언을 내놨다.
 
최 교수는 지난 2011년 아프리카 짐바브웨를 처음 방문한 것을 계기로 꾸준히 아프리카 대륙을 찾아 한국의 의술을 전파하고 다양한 지원 사업에 참여 및 자문을 해왔다. 2017년 명예퇴직을 한 후에는 아프리카 말라위로 떠나 현지 병원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를 계기로 귀국해 현재 국내에 머물고 있는 그는 “향후에도 아프리카를 방문하면서 현지 의료진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먼저 “국제보건의료 협력은 개인의 경우 의료선교, 봉사활동 형태의 일차의료부터 현지 취업, 투자, 긴급 구호, 기술전수·연구협력 등이 있으며, 정부는 이 외에도 병원 건립 등 인프라 구축등의 형태가 있다”고 소개했다.
 
문제는 이처럼 다양한 선택지에도 불구하고 막상 국제보건의료 분야에 의지를 가진 개인들은 어떤 부분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막막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는 먼저 현지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기반으로 개인 또는 기관이 가진 전문적 역량과 현지의 수요를 접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차의료의 경우에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어느정도 담당을 하고 있다”며 “다양하고 전문화된 의료지식과 발전된 기술을 원하는 아프리카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아프리카 국가들도 과거 대비 소득이 늘면서 기존의 전염성 질환 외에 암, 심장질환 등 비전염성 질환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말라위의 경우 지난 2012년 빙구 무타리카 대통령이 심장마비가 발병해 심장센터가 있는 남아공으로 후송하는 도중 비행기에서 사망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이 같은 문제로 아프리카 나라들도 암센터 등 건립에 나서고 있는 추세”라며 “자신의 전문 분야가 좁거나 긴급구호 등과 맞지 않더라도 많은 기회가 생기고 있다”고 했다.
 
실제 최 교수 본인도 영상의학과·핵의학과 전문의로 대학병원에서는 핵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원래 국제보건협력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일을 해왔다고 부연했다.
 
그는 아프리카에 고기를 직접 주기보다는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게 중요하단 점도 강조했다. 최 교수는 “현지인이 스스로 자립하도록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초청연수, 의료기술 전수 방문, 학술대회 지원, 수련 프로그램 제공 등을 통해 의학교육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병원 및 의대 설립 등 의료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국가, NGO, 선교단체, 교회 등이 병원과 의대를 짓겠단 포부를 밝히지만 웬만한 재정과 의지, 인적 자원을 갖추지 않고선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개인들은 국가 차원에서 의료 인프라 구축 관련 프로젝트가 있을 때 참여하거나 활동하면서 필요한 부분들을 프로젝트로 진행해보자고 제안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 보건의료 분야의 인력 자원 확보 및 활용을 원할히 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활동가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해결하려는 노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교수는 “인력을 파송하는 기관들은 사람들이 가진 역량과 의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현지의 수요, 기관의 방향성을 고려해 적절한 아이템을 찾아 연결해줘야 한다”며 “경력 단절을 감수하고 활동지로 떠나는 활동가들이 열정을 잃지 않도록 건강, 생활, 안전 등에 대한 고려와 체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개인 차원에서는 후원을 포함한 경제적 문제와 더불어 장기적인 경력관리,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젊은 의사들은 자기 커리어에 이런 활동을 어떻게 잘 녹여낼 수 있을지를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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