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고신대 의과대학이 대학 측의 재정난으로 의대교수 임금체불, 학사 운영 차질 등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신대 의대 학생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 2학기 등록금 납부 거부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신대는 지난 2003년에도 의료진을 비롯한 직원들의 임금이 체불된 끝에 병원이 부도 처리된 바 있어, 20년 전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9일 고신의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신대는 지난 5월부터 일부 교수와 직원들의 임금과 의과대학 운영비를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고신대의 재정난은 지방대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신입생 유치 부진이 원인인데, 실제 고신대의 올해 신입생 충원률은 83.6%에 그쳤다.
의대 학사 운영비는 지난 5월 이후 지급이 중단됐고 의대 측 요청으로 7월부터는 전기세, 수도세, 인터넷 사용료 등 필수적인 경비만 지급되고 있다.
이 여파로 지난달에는 의대 기초교수들 대상 보직 수당이 절반, 부교수 이상은 임금의 절반만 지급됐다. 의대 건물을 관리하는 용역 업체에 지급할 비용이 없어 건물 청소도 중단됐고 현재도 일부 구역만 청소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대생 대상 교육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의사국시 실기 시험 준비를 위해 필요한 모형, 비품을 구매할 비용이 부족해 본과 4학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본과 3학년들도 9월 중 학교의 지원을 받아 갈 예정이었던 미국, 일본 등으로의 해외실습이 사실상 무산됐다.
고신대 의대 교수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6일 결의문을 내고 의대 운영 정상화를 위해 2학기부터는 의대 등록금 회계를 대학본부와 독립 운영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재단 이사회 측에 요구한 상태다. 의대 등록금이 의대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데 쓰일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10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해당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2학기 교육 정상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고신대 의대생들은 이와 관련해 등록금 납부 거부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신의대 학생회 관계자는 “대학본부와 재단 측은 의대의 등록금 회계 독립 운영 요구에 대해 본인들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데, 2학기에도 운영비가 나오지 않으면 의대가 셧다운 될 수 밖에 없다”며 “아직 검토 단계지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의대생들이 단체로 2학기 등록금 납부를 거부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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