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9.04 13:46최종 업데이트 24.09.0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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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증‧응급의료 진료 위기 외면?…응급의료센터 중 심근경색 76%‧뇌혈관질환 62%만 진료 가능

복지부 일일 브리핑에서 심근경색‧뇌혈관질환은 제외하고 발표…지역으로 갈수록 블랙아웃 심각해

출처-유튜버 ‘청진기자르기 개똥철학의사’ 페이스북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최근 보건복지부가 응급의료 붕괴에 대한 국민적 위기감을 해소하고자 일일 응급의료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는 정부가 응급실 문제를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일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전국 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표출된 권역과 지역응급의료센터의 후속 진료 가능 여부 분석 결과 27개 질환별 진료 가능 의료기관은 102개소로 평시 109개소 대비 7개소가 감소했다”며 일각의 응급의료 위기설에 대해 부인했다.
 
구체적으로 복지부가 언급한 중증‧응급질환은 대동맥질환, 영유아 장중첩‧장폐색, 영유아 위장내시경, 응급분만 등으로, 9월 2일 기준으로 흉부 대동맥 수술은 평시에 72개소, 현재 69개소, 영유아 장중첩 및 장폐색은 평시에 93개소, 현재 83개소, 영유아 내시경은 평시 15개소, 현재 14개소, 산부인과 응급분만은 평시 96개소, 현재 91개소로 큰 차이가 없다는 주장이다.
 
박 차관은 “중증·응급질환의 진료 제한은 새로 발생한 문제라기보다는 필수의료 인력 부족에 기인한 구조적인 문제”라며 “27종 중증·응급질환의 경우 발생 빈도가 높지 않아 의료기관별로 모든 질환에 대응하지 않더라도 이송과 전원의 효율적인 운영은 가능하다. 다만, 현재 현장 피로도 증가로 인해 이러한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는 문제 최소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언론에서는 진료가 가능한 의사가 없어 진료가 불가해 내원할 응급실을 찾지 못하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어 정부 발표가 현실과 괴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도 정부가 골든타임이 중요한 지방의 심근경색과 뇌혈관질환 등은 의도적으로 언급을 피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국 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4일 0시 기준으로 심근경색은 전체 180개소 중 76.7%인 138개소만이 운영되고 있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의 경우 44개소 중 93.2%인 41개소만이 심근경색 질환을 볼 수 있었는데 고대안산병원, 강릉아산병원, 영남대병원이 진료가 불가했다.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총 136개소 중 71.3%인 97개소만이 심근경색을 볼 수 있어 지방에서 갑작스러운 심근경색 환자가 발생할 시 병원을 찾기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뇌혈관질환의 응급진료 가능 현황은 더 심각했다. 뇌혈관질환을 진료할 수 있는 응급의료센터는 전체 180개소 중 62.8%인 113개소에 불과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도 44개중 81.8%인 36개소만이 가능했는데, 현재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고대안산병원, 동아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충남대병원이 진료가 불가했다.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전체 136개소 중 절반 수준인 56.6%인 77개소만이 뇌혈관질환 응급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심근경색과 뇌혈관질환은 권역간 편차가 굉장히 심하다. 서울경기 권역에서도 수용률이 저하된 곳이 있고, 대전충청 권역은 뇌혈관질환 수용률이 저하돼 있다. 강원 권역은 심근경색과 뇌혈관질환 모두 위험하고, 대구경북 및 부산울산경남 역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전국 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서울에서도 국립중앙의료원, 여의도 성모병원, 광명성애병원, 중앙보훈병원은 심근경색과 뇌혈관질환자 수용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특히 강원권은 삼척의료원, 속초의료원, 강원대, 건대 충주병원과 제천서울병원이 사실상 블랙아웃 상태로, 권역 내응급실 10개 중 5개가 심근경색과 뇌혈관질환을 수용하기 힘든 상태였다.
 
강원영동 권역은 심근경색과 뇌혈관질환 수용률이 둘 다 25%에 불과하고, 강원춘천 권역도 50%, 원주충주는 심근경색 50%, 뇌혈관질환 25%였다.
 
경상권의 경우에도 대구는 권역센터인 영남대병원으로 포함해 전체의 절반이 블랙아웃 상태였다. 심근경색 수용률은 50%, 뇌혈관질환 수용률은 16.7%밖에 되지 않았다.
 
‘청진기자르기 개똥철학의사’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는 의사 A씨는 “군의관과 공보의를 투입해 응급실과 배후진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면 상황판이 이렇게 붉게 물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전 충청권, 강원권, 경상권 등 지방에서 심근경색과 뇌혈관질환 수용률은 처참하게 박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A씨는 “복지부는 브리핑에서 의도적으로 심근경색과 뇌혈관질환의 언급을 피하고 있고 다른 질환 통계만 인용해 응급실 문제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며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을 포함해 전국의 응급실 상황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통계 조작, 선동질만 하지 말고 수습을 해야한다”고 비판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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