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의원회 주요 리더 미팅] 후보자 또는 지지자 참석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을 위한 소통과 투쟁" 강조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의료대란 위기 상황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을 위한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27일 부산 해운대에서 ‘2024년 대한의사협회 주요 리더 미팅, 해운대’를 열어 의협회장 후보자들의 정견발표 시간을 가졌다. 모임 위원장은 최장락 경남대의원이며, 참석한 대의원은 30여명이었다. 이날 의협회장 후보자 5명 중에 김택우, 강희경, 최안나 후보 3명이 직접 참석해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이동욱 후보는 지지자 최상림 경기대의원이 대신 발언했고 주수호 후보는 다른 일정 관계로 참석하지 못해 입장문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의협회장 선거는 1월 2일부터 4일까지 전자투표로 진행되며, 과반수 이상의 후보자가 없으면 다시 1월 7일부터 8일까지 결선투표가 이어진다.
김택우 후보 "프로 비대위원장, 경청하고 소통해 의료대란 문제 해결"
기호 1번 김택우 후보(강원도의사회장, 전 의협 비상대책위원장)는 의료대란의 문제 해결과 의사회원들의 대표성을 가진 단체를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4년 전에 강원도의사회장을 처음 시작할 때 의협에 대한 바램이 있었다. 가장 큰 바램은 의협 거버넌스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비대위원장을 했던 1년 전에도 마찬가지 생각이었다”고 했다. 이어 “비대위원장으로서 누구보다 필요성을 더 절실히 느꼈다. 리더들의 모임은 물론 의협이 가야 될 방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의협회장에 출마한 가장 큰 이유는 비대위원장로서 역할을 충실히 했지만 아직도 풀지 못한 의료대란 문제를 풀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 중심에 제가 있었고 앞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다음으론 의협이 대표성을 가졌으면 좋겠다. 대표성을 확립하면서 회원의 권익을 위한 일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결국 의료계 리더들의 모임은 정책 토론을 위해서 만들어져야 하고 여기서 만든 정책을 정부에 제안해야 한다. 의협은 정부와 함께 정책 토론 과정을 통해 의사회원들의 권익을 도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비대위원장 시절 받았던 경찰조사를 회상하며 ”9개월 전에 많은 고초를 겪고 경찰 조사를 4번 받았다. 경찰조사에 들어갈 때 모습과 나올 때 모습을 보면 아마 확연하게 차이가 느껴질 정도였다.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공황 상태 이상의 두려움과 고초가 있었다. 그 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누구보다도 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의협의 미래 또는 의료대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생각하고 회원 여러분들 만나러 다녔다. 제가 의협회장이 된다면 하나의 큰 그림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25년간의 회무 경험을 토대로 '프로 비대위원장'의 닉네임도 붙었다. 더욱 겸손하게 회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고 해결책을 내부적으로 만들어서 정부와 항상 싸우겠다”고 피력했다.
강희경 후보 "의사들이 이끌고 소비자들도 함께 공감하는 의료 만들겠다"
기호 2번 강희경 후보는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의 경험을 꺼내면서 “여러 가지 생각했던 것들이 맞다고 생각했다. 서울대 교수라고 정부가 만나주기도 하지만 결국 대표성이 없다. 대학 안에서 공부하고 토론하고 내는 제안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자신이 없었다"는 것을 출마 이유로 들었다.
강 후보는 “올해 2월까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대학 교수였다. 소아과, 그것도 콩팥밖에 모르는 우울한 개구리였다”라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고 나서 그때부터 무슨 일인지 쳐다보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2000명 증원은 많지만 (전공의들이)꼭 그렇게 병원을 나가기까지 할 일인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전공의, 의대생들이 나가지 않으면 바보들 또는 겁쟁이들이라는 취급을 받고 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라며 “얼마 지나지 않아 국립대 교수들, 의대 교수들도 사직하면 감옥에 보낸다고 했다. 그 뉴스가 나온 날 정말 뚜껑이 열리고 말았다. 전공의, 의대생들이 나갈 수밖에 없던 것을 이해하고, 꼭 사직해 버리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의대도 교수 비대위원장들의 공백이 있었다. 우리 의료가 망가지고 있는데 서울의대 교수들이 뭐 하고 있는지 다시 뚜껑이 열리면서 비대위원을 모집할 때 손을 들었고 일을 열심히 하다보니 3기 비대위원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강 후보는 비대위원장 당시 대통령실 장상윤 사회수석, 한덕수 총리 등을 만나 대화하기도 했다. 강 후보는 “(해당 인물들이) 어쩌면 이렇게 의료에 대해 모르면서 자신 있게 의료에 대해서 왈가왈부할지 의아했다”라며 “이후 소비자단체들과 연결되면서 소비자, 환자들이 바라는 게 의사들이 바라는 것과 너무 비슷하다고 느꼈다. 소비자단체가 원하는 의료에 대한 책도 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체계가 무엇인지 3주라는 짧은 시간 안에도 많이 모였다. 그들은 3분 진료가 싫다고 했지만, 그 원인이 낮은 수가에 있다면 수가를 올리고 종합병원은 중환자들에게 양보하고 동네 의원으로부터 제대로 된 진료를 받고 싶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강 후보는 "그러던 차에 의협회장으로 출마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같이 논의했던 소비자단체들이 출마하라고 권유했다. 의협이 좀 바뀌어야 의료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하더라"라며 "선거운동 기간 많은 의사들을 만나보니, 이렇게 척박한 환경에서 정말 애써 온 것에 감동하고 있다. 잘 하는 의사들과 함께 구슬을 꿰어 보물을 만들어서 우리가 의료를 이끌 수 있는 의협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동욱 후보 "57회 집회, 경기도의사회만이 아닌 의협의 투쟁으로"
기호 4번 이동욱 후보를 대신해서 발언한 최상림 경기대의원(경기도의사회 감사)은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등 지난 수년간의 대응을 이야기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동욱 후보는 매주 토요일 서울시청 앞 광장, 2주 전부터는 서울역에서 집회를 열고 있어 현장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은 57번째 집회였다.
최 대의원과 이동욱 후보와 인연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대의원은 “2017년 문재인 케어 발표 당시 추무진 의협회장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 이전에도 의료와 한방 일원화 등의 수차례 논란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 대의원은 “당시 제가 대표로 회장 불신임안을 발의했고 그때 과반수는 넘었지만 3분의 2 찬성을 얻지 못해 추무진 회장이 탄핵되진 않았다. 이후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들어져서 투쟁분과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동욱 당시 경기도의사회장은 총괄 사무총장을 맡았고 이필수 당시 전남의사회장(전 의협회장)이 비대위원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대위를 구성한 다음에 컨센서스를 만들 필요가 있다. 가령 정부가 합격자들 중 1000명 정도는 1년동안 개발 시간을 갖고 내년에 학교에 오라고 하거나, 2026년도 의대정원 3000명이 아닌 2000명을 뽑거나 아니면 2026년, 2027년도에 걸쳐서 적절한 인원을 맞추거나 등의 합리적인 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대의원은 “전공의들, 의대생들과 같이 공통적인 콘텐츠를 빨리 만들어서 3월에 돌아올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줘야 한다.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어야 한다”라며 “이런 주장을 펼치면서 매주 집회를 하고 있지만, 매주 경기도의사회 차원이다 보니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독려했다.
그러면서 “이동욱 후보가 의협회장이 돼서 이 투쟁을 주도한다면 훨씬 효과적인 투쟁이 되고, 의협이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의협이 나서서 3월 안에 어려운 의료대란을 마무리 짓고 비급여 문제, 수가 문제 등을 집중해서 해결하겠다”고 했다.
최안나 후보 "무시 받지 않는 의협, 제대로 된 의료 만드는 의협"
기호 5번 최안나 후보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캠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의사로서 제대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보겠다. 후배들의 눈높이에 맞춰 가장 좋은 의료를 만드는 의협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대본부장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장재영 사직 전공의다.
최 후보는 “평화로울 때가 아닌 위기 상황에는 누가 회장에 나와도 욕을 먹는데, 왜 의협회장에 출마하는 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라며 “저는 평화로울 때는 산부인과 의사로 사는 게 가장 좋다. 천상 의사다. 아이가 임신되고 질병에서 낫는 것을 보는 게 가장 좋은 의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는 “하지만 이런 위기 상황에 회원들의 마음을 모아서 국민들한테 알리고 효과적으로 우리의 목표를 실현하고자 한다”라며 “20여년 간 회무하면서 쌓았던 능력을 펼치겠다. 그간 언제든지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경험을 쌓았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에 제 모든 것을 던져서 우리 후배들의 바램을 토대로 선배들이 만든 의료를 더 나은 의료로 만들고 싶다. 다시는 어떤 정치인도 의협을 무시하지 못하게 하고 국민들로부터 의료 문제는 의협의 이야기를 듣도록 만들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후보는 “여러분들의 모든 의견을 모아 정말 자랑스러운 의협을 만들겠다. 제가 어느 곳에 있더라도 다시는 무시받지 않는 의협, 제대로 의료 만드는 의협, 그리고 의사로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회에 반드시 일조하겠다”고 했다.
특히 최 후보는 임현택 전 의협회장 집행부 일원으로 '임현택 회장의 아바타'라고 하는데 대해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6개월간 임현택 회장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그저 회원들이 뽑은 회장을 성공하게 만들고 싶었다”라며 “다만 그동안 회장과 회원들이 원하는 것의 간극을 알 수 있었다. 탄핵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이번 선거에서 대의원들은 물론 회원들이 저를 선택해준다면 회장이 돼서 그 한 표가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의협은 회원들의 뜻을, 대의원들의 뜻을 받드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회장이 돼야 한다”라며 “제가 되든, 누가 되든 그 성공을 위해 저는 제 모든 것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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