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6.03 12:00최종 업데이트 24.06.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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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전공의 사직서 수리금지 철회 검토…"의협 집단휴진? 달라질 것 없어"

대전협 요구한 7대 요구, 의대 증원 제외 제도 개선 논의…전공의 부당명령·행정처분 철회, 전문의 추가 시험도 검토

보건복지부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 사진=보건복지부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요구한 7대 요구 중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를 제외한 제도 개선안은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전공의들이 요청한 전공의 사직서 처리 금지명령과 같은 전공의에 대한 부당명령 전면 철회 등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보건복지부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복지부, 전공의 복귀 위해 7대 요구 논의중…사직서 수리 금지명령 철회 검토

이날 전 실장은 "집단행동이 장기화되면서 국민과 환자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고, 현장 의료진도 지치고 전공의 진로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며 "지난 2월 말 전공의 여러분이 근무지를 떠난 때와 지금은 많은 것이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 연속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있고 80시간의 근무시간을 줄이기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각 병원 차원에서도 전공의에 대한 과도한 근로의존도를 낮추고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단체에서 요구사항으로 제시한 7가지 중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등을 제외한 제도적 개선사항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속도감 있게 논의하는 등 정책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과학적인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의료인력전문위원회에서 의료인력에 대한 주기적 수급체계와 조정 방식, 거버넌스 마련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고,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대책은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전 실장은 "이제는 전공의 여러분들의 개별적인 의사에 따른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여러분들을 기다리는 소속 병원으로 조속히 복귀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특히 전공의들이 요구한 사직서 처리 금지명령 등 정부의 부당명령 철회 요구에 응해 해당 사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실장은 "병원장들과의 간담회를 비롯한 여러 루트를 통해 전공의들의 의견을 들었고, 현재 정부는 전공의 사직서 처리 금지명령 철회에 대해 논의 중며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정부는 그간 비상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계속 진료할 수 있도록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내렸다. 이제는 병원장들이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러려면 사직서 처리 권한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정부도 의견을 반영해 논의 중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즉 그간 정부가 빼앗았던 병원장의 전공의 사직서 수리 권한을 다시 병원장에게 돌려주고, 병원장이 직접 전공의들을 복귀하도록 설득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병원장에게 사직서 수리 권한이 생기면, 전공의들이 모두 복귀하지 않고 사직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집단행동 기간 이탈 기간이 더 긴 전공의와 그렇지 않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은 분명히 차이를 둘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 해제 외에도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등 각종 징계와 관련한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국시 추가 시험 "없다"…전문의 추가 시험은 "필요하다면 검토 예정"

이어진 질의응답시간에는 의사국시 추가 시험 및 전문의 추가 시험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토가 있는 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전 실장은 "의사국시는 법령에 따라 예년과 마찬가지로 진행된다. 왜 분기별로 추가 시험이 필요한 지 모르겠다"며 "의대생들이 조기에 복귀하면 2월에 졸업하고 원래 스케줄대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고 의사국시 분기별 추가 시험 검토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다만 전문의 시험 추가 시행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전 실장은 "사전에 복귀한 전공의들에게 최대한 불이익을 최소화하겠다고 했기에 전문의 추가 시험 등이 필요하다면 검토할 계획이다"라며 "일단은 조기 복귀를 통해 다양한 기회, 가능성이 열릴 수 있는 여건이 되면 검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의대생에 대한 휴학 승인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가 의사국시를 예년처럼 강행함으로 인해 의대생들이 수업 시간이 모자란 상태에서 의사국시를 봐 의료인의 실질적 역량이 부족한 상태로 양성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전 실장은 "학기제를 학년제로 바꾼다든지, 방학 동안에 수업을 실시해 수업 시수를 다 채우면 졸업할 때 필요한 교육 시수를 다 갖춰 졸업하게 된다"며 "그렇게 해서 2월에 졸업하면 당연히 국시 응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 의료계에 "대립 벗어난 논의하자…집단행동은 바람직하지 않아"

전 실랑은 의료계를 향해 현 필수·지역의료 위기에서 정부의 책임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대한민국 의료체계는 그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의사, 간호사 등 현장 의료진의 헌신과 노력으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면서도 "물론 발전의 이면에는 병상 등 외형적 확장에만 치중하는 가운데, 지역·필수의료가 약화되고 의료의 질을 높이기보다 진료량 경쟁에 몰두했으며, 병원의 의료진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등 부작용도 있었다. 그동안 이러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을 제때 마련하지 못한 정부에도 그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정부는 의료개혁을 통해 그동안의 의료체계 왜곡을 바로 잡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 인식과 개선 방안에 대한 생각은 정부와 의료계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소모적인 갈등과 대립에서 벗어나 건설적인 논의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국민, 의료인, 정부가 모두 힘을 합쳐 장기화되는 전공의 집단행동을 조속히 종결시키고 의료체계를 정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시기"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제 대한의사협회가 시도의사회 회장단회의를 갖고 집단 휴진에 대한 전 회원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정부는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도 없을 것"이라며 "국민 의료이용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의 비상진료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또 부족한 것이 있는지 살피겠다. 특히 앞으로 집단휴진의 경우는 개원가와 외래 이용자의 의료 이용 불편이 더 심화될 수 있기에 이러한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비상진료대책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또 "이번 집단행동이 불법적 집단행동이 되면 정부는 의료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 그리고 기존의 가용한 공공의료기관을 통해 진료시간을 더 확대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국민들 의료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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