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11.27 07:30최종 업데이트 24.11.27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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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 출신 첫 의협회장 준비하는 강희경 위원장 "의정갈등 해결하려면 이젠 소통-연대해야"

[의협회장 후보자 인터뷰] 의정 대화에 국민대표 함께 참여해 심판 역할…모두가 피해자, 접점 찾으려면 소통부터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강희경 위원장.

"'서희'처럼 대화 중시하지만 의사 인권탄압 받으면 '강감찬'처럼 나서 싸우겠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강희경 위원장이 생각하는 차기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연대와 존중'이었다. 의료대란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새로운 상생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게 강희경 위원장의 견해다. 그는 자신이 이 부분에서 큰 장점이 있다며 "자신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사태가 길어지며 모두가 피해자가 됐다. 접점을 찾고 어떻게든 문제를 풀어가려면 소통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서울의대 교수비대위원장을 맡아 여러 정부 관계자, 국민들과 만나다보면 이들이 의료계에 대해 잘 모르고 오해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했다. 즉 대화의 단절이 오해를 더 키우고 갈등 상황이 깊어지고 있다는 진단인 것이다. 더 이상의 의학교육 황폐화를 막는 것이 그가 의협 회장 보궐선거에 나선 이유다. 

강 위원장은 의대생, 전공의들과도 향후 충분히 상생하며 함께 연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의대생, 전공의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이고 어떻게든 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적 전환을 이뤄내야 사태 종식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현재 서울의대 내 의대생, 전공의들과도 잘 소통하고 있다. 다른 전공의들과도 향후 대화를 통해 충분히 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2025학년도 의대정원 증원을 재논의할 수 없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서도 "그럼 도대체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지 지금 상태론 답이 없다"며 "사태를 끌다보니 수험생들까지 이해관계자로 겹치는 상황이 왔다. 정말 나쁜 정부"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향후 의료계와 정부의 대화 과정에서 정부와 의료계 이외 국민들도 심판자로서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을 충분히 설득하고 국민들이 결정해줘야 이번 사태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메디게이트뉴스가 강희경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Q. 회장 선거 출마가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보궐선거 출마 이유가 궁금하다. 

서울의대 교수비대위원장을 맡아왔지만 사실 전체 의료계를 대표하는 자리가 아니다 보니 한계가 많고 메아리 없는 외침으로 끝날 때가 많았다. 어떻게 하면 이 사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이 정말 많았고 이런 고민을 안고 정부, 국민들과도 소통 해왔다. 이 과정에서 느낀 점은 의료계와 정부, 국민들 사이에서 오해가 참 많다는 것이다.

정부가 의료계를 핍박한 것은 확실하지만 그 이면엔 정부가 의료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그럼 의료계 입장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추는 '소통'이 돼야 한다. 무엇인가 바꿔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의협을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출마하게 됐다. 

Q. 많은 오해의 중심에서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의협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말하는 것인지.

의협 내엔 다양한 직역이 있고 이에 따른 많은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동시에 의협은 의사들의 법정단체이기 때문에 이익집단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의협이 이런 모든 목소리를 아우르며 제대로 역할을 했는가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 단적인 예로 회원들 중엔 의협을 잘 모르고 의협 회비를 내고 싶지 않다는 이들이 많다. 이런 소외되는 직역들까지 협회비를 내고 싶게 만들 수 있는 의협이 됐으면 좋겠다.  

Q. 좀 더 구체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의료정책연구원 안덕선 원장, 의협 최안나 총무이사 등 의협에 굉장히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문제해결을 위한 여러 노력들이 결과적으로 회장 탄핵으로 이어져 굉장히 안타깝다.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탄핵된 이유는 의사결정 구조에 있다고 본다. 현재의 의사결정 구조가 전체 의사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다. 

Q.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라고 하면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인가.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의사 집단이 의협이지만 이들의 전체 의견이 모인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크다. 

Q. 정부 등 일각에선 의협이 개원의 중심 단체라고 언급해왔다. 이에 대해선 동의하나.

그런 부분이 없지 않다. 굉장히 슬픈 일이다. 이 문제도 더 이상 그런 말을 듣지 않도록 우리가 타개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Q. 의협 회장 선거에 10년만에 나온 의대교수 후보다. 스스로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전체 의대 교수 이외 다양한 직역을 아우를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다만 하나 생각해 볼 지점은 있다. 정부가 왜 '의사들은 단일한 목소리를 내지 않느냐'고 말하는데 이는 일종의 가스라이팅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정치계에서도 얼마나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하나. 국민들 사이에서도 진보, 보수 등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의료계 내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여러 목소리가 충분히 수용될 수 있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Q. 현재 정부는 '2025년 의대증원 재논의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고 새로 구성된 의협 비대위와 전공의 단체 모두 '2025년도 의대증원 재논의가 없다면 대화도 없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양극단에 서 있는 현 상황에 대한 견해는.

현재 제일 곤란한 것은 의대생 2024학번과 2025학번을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을 우선 세워야 한다. 이후 의대 교육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공의 수련과 관련해서도 충분히 제대로 된 수련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는 약속이 우선돼야 한다.

단순히 가르칠 수 있다는 말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재정을 갖고 건물을 짓고, 어떻게 교육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안을 내놔야 한다. 현재는 의료계와 정부 이외 수험생과 학부모까지 이해관계가 얽히게 돼 문제가 더 복잡하고 어려워졌다. 빠르게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지금이라도 나서야 한다. 

Q. 비슷한 연장선에서 전공의 7대 요구안은 어떻게 생각하나. 

7대 요구안은 당연히 수용돼야 하고 의대생, 전공의들은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에 물론 함께 가야 한다. 다만 7대 요구안의 주장 자체는 동의하지만 이 주장을 현재 국민들이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는지 의문이다. 7대 요구안에 대해 정부는 '의대정원 문제를 빼곤 다 들어줬지 않나'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물론 립서비스에 불과하고 수용했다고 하는 내용을 얼마나 정부가 보장할 수 있는지도 의아하다. 우리는 빈번히 속아왔고 국민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 

Q. 여당이 먼저 제안한 여야의정협의체에 대한 평가는. 

현재 협의체 관련 코멘트를 할 상황은 아니지만 야당도 전체 의료계도 포함되지 않은 애매한 협의체가 됐다고 평가한다. 초반에 서울의대 교수비대위에도 참여 여부를 물어왔는데, 협의체 목표가 무엇인지 묻는 질의에 답변 조차 받지 못했다. 지금 협의체는 단순히 대화하고 있다는 보여주기 식에 불과하다. 다만 현재 협의체에 참여 중인 일부 단체들은 의학 교육 정상화를 위해 물러날 수 없는 것들이 있어 참여한 것이다 보니 협의체 참여를 단순히 비난만 하기도 어렵다.  

Q. 현재 가동 중인 여의정협의체를 통해 향후 의대증원 등 논의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니면 핵심 당사자인 의료계와 정부가 다시 의정협의체를 새로 구성하는 것이 적당한가.

정부 정책과 정권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법적 효력을 가진 협의체가 필요하다. 논의한 것이 곧 정책이 되고 재정이 뒷받침될 수 있는 정책 결정 기구가 만들어져야 하며 여기엔 정부와 의료계 뿐 아니라 국민들까지 심판자 역할로 참여해야 한다. 

국민들은 건강보험료를 내고 의료 서비스를 받는 당사자다.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 서울의대 교수비대위의 일관된 주장이고 이 협의체가 향후 상설화돼야 한다고 본다. 

Q. 국민들이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시민, 환자단체 등을 일컫는 것인가.

무슨 단체라도 상관은 없다. 누가 참여하게 되는 것 역시 국민들이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국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9월부터 매주 월요일 소비자 단체 등 3곳과 매주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 오랜 기간 소통하면서 정말 많은 의견 교환을 했고 서로의 간극이 많이 좁혀지고 가까워졌다. 이젠 거의 같은 방향성을 얘기 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국민들을 이해시키기 위한 이런 과정들을 전혀 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국민들과의 소통이 매우 긍정적인 경험이었다. 이 때문에 확신이 섰다. 이런 경험을 혼자만 하기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회장이 된다면 국민들과의 소통 채널을 상설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Q. 소통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차기 회장의 덕목도 '소통'이라고 보는지.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연대, 상생, 존중'이다. 이 사태가 해결되기 위해선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 차이가 좁혀져야 한다.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현 상황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고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환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혀 존중하지 않고 연대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한쪽에선 '연내에 실적을 내겠다'고 하는데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다. 일단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하려면 일단 이 사태가 멈춰야 한다. 

그런데 아무도 서로 얘기를 듣지 않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다. 구체적으로 전공의와 학생들은 자신이 수련받고 공부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를 위해선 향후 이해관계자들이 갖고 있는 의견차이를 좁힐 필요가 있다. 지금도 매주 상황이 급변하니 구체적인 협의 방식은 회장 당선 이후 최선의 방식을 고민하겠다.  

Q. 내년 1월 이후 의정갈등 상황을 예측해 본다면.

전혀 예측이 되지 않는다. 그때 가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되지 않겠나. 다만 의료계가 지금까지 반년 넘게 투쟁만 부르짖어 왔고 전공의가 아무 얘기를 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 앞으로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선 고민이 필요하다. 그들도 일부 바뀔 필요가 있다. 투쟁의 목표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의정갈등 상황에서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가한 협박과 인권 탄압들은 말이 되지 않는 일들이다. 이는 철저히 고발 조치해야 한다. 

Q. 최근 한 의대생과 문자 메시지로 설전을 벌인 대화가 화제가 됐다. 일각에서 강 위원장이 회장이 되면 의대생, 전공의들을 포용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있다. 

의대생, 전공의들은 아직 배우는 단계로, 영 어덜트(Young Adult)다. 반드시 우리가 품고 가야한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공개된 문자 메시지 이후 서로 사과하고 좋게 마무리됐다. 개인적으로 과격했던 언행들은 개인의 미숙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Q. 젊은의사들 중에선 교수들이 집단 휴진을 철회한 것 때문에 사태가 길어졌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당시 '왜 환자를 보나, 아직도 환자를 보고 있나'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이는 아직 담당하는 환자가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의대생은 아직 의사가 아니고 전공의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환자는 없다. 환자를 버리는 투쟁은 지지받기 어렵다. 보기와 달리 현재 서울대 의대생, 전공의들과는 잘 소통하고 있고 향후 다른 젊은의사들과도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Q. 의대생, 전공의들 사이에서 소위 '십수(의대 교수 비하)'라는 단어까지 나온다. 이같은 전공의, 교수 직역간 간극이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교수들이 중간 착취자라는 얘기를 듣고 처음 깨달았다. 가정 폭력을 겪고 성인이 된 아이들은 똑같이 가정 폭력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고 본다. 세상은 달라지고 있는데 우리 일명 '노땅'들은 잘 모를 수 있다. 서로 정보의 양극화 등으로 인해 이해관계는 첨예하게 갈릴 수 있지만 시스템 자체는 더 나은 사회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소위 '착취당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선 수가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소송위험 등 고쳐야 할 것이 많다. 

Q. 의대교수로서 의협 회무에 약할 것이라는 평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물론 혼자 모든 일을 할 순 없다. 이 때문에 여러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을 만나고 소통하고 있다. 전체 직역을 아우를 수 있는 자신은 있다. 큰 조직을 운영해 본 경험은 없지만 대학병원에서 많은 배경의 환자들을 보면서 여러 다양한 사람들과 협력하고 포용하는 법을 배웠다. 존중의 리더십으로 많이 배우고 빨리 습득하겠다. 

Q. 향후 회장이 된다면 강경한 투쟁 계획이 있나.

투쟁을 하더라도 최대한 피해가 없는 투쟁을 해야 한다. 내가 어떤 것을 주장할 때 다른 이가 심각한 피해를 본다면 정당성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의문이다. 예를 들어 철도 파업은 철도가 조금 늦어지는 정도 이지만 의사들의 경우 투쟁으로 인해 생명이 좌지우지될 수 있다. 환자 생명을 무기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Q. 의협 회장 후보로서 본인만의 강점을 꼽자면.

선입견이 없다. 논리적으로 합리적이고 정당하다면 어떤 의견이든 수용할 수 있다.

Q. 스스로를 평가할 때 '강경파'인가, '온건파'인가.

둘 다 가능하다. 상황과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서희'가 될 수도 있고 '강감찬'이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서로의 의견 차를 충분히 좁힐 수 있을 만큼 이해당사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의 인권이 침해 받는 상황이 생긴다면 당연히 누구 보다 앞장서 싸울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회장 탄핵 이후 보궐선거에 임하는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동안 의협이 특정 직역의 목소리가 과다 대표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이젠 다양한 직역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할 수 있는 집행부가 필요한 때다. 가용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의협 회장이 되겠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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