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목·손·생식기 등 병변 면적 작아도 일상생활 더 힘들어…린버크, 치료 어려운 환부 연구결과 발표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아토피피부염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 이상으로 발병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가려움증이 심한 습진 병변이 피부에 생기는 것이 주된 증상이다.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만성적인 경과를 보인다. 피부 질환 중에서도 삶의 질에 부담을 크게 주는 질환으로 심한 가려움증 및 통증 등으로 인해 수면, 일상 기능, 노동 생산성, 감정 상태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아토피피부염 중에서도 일반적으로 치료하기가 좀 더 까다롭고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생식기와 손, 머리, 목 등은 병변의 면적은 크지 않아도 환자들의 삶의 질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많은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얼굴과 손가락 부위 아토피피부염이 특히 심해서 밥 먹을 때 음식을 씹기도 힘들고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어요. 손가락 전체에 퍼진 습진 때문에 손이 덜덜 떨리고 수저를 들기도 힘들 지경이에요", "초등학생 아이인데 생식기와 발목 부위에 아토피피부염이 집중돼 아이가 생식기 부위를 너무 가려워해요. 피가 날 정도로 긁는데 치료를 해도 잘 나아지지도 않고 이제 조금 있으면 사춘기도 올텐데…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등을 하소연한다.
생식기 아토피피부염 있는 환자가 삶의 질 및 성적·정서적·사회적 기능 저하 더 심해
실제로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생식기를 침범한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질병 부담 및 삶의 질을 평가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생식기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환자가 없는 환자보다 질병의 범위와 중증도(EASI 23.5점 vs. 13.1점), 가려움증(WP-NRS, 6.4점 vs 5.1점), 아토피피부염의 영향을 받는 신체 부위 3곳 이상(94.7% vs. 60.5%), 병변의 체표면적(BSA, 40.9점 vs. 21.5점), 질병 심각도(vIGA-AD 4 이상 31.8% vs. 17.6%), 삶의 질 저하(DLQI, 13.9점 vs. 10.1점) 등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생식기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환자가 없는 환자 대비 당혹감/자의식(51.8% vs 39.1%), 사회/여가 활동에 영향(41.9% vs. 27.0%), (대인, 사회적) 관계에 영향(33.3% vs. 20.2%), 성적 어려움(37.8% vs. 18.4%에 더 큰 불편함을 느끼면서 성적, 정서적, 사회적 기능 장애를 겪기도 한다.
치료 어려운 환부 효과적 치료 필요, JAK 억제제 린버크 최근 관련 연구결과 발표
이에 그간 이처럼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아토피피부염 환부의 효과적인 치료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 온 가운데, JAK 억제제인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가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린버크는 허가 기반이 된 임상연구인 Measure Up 1/2 임상연구의 사후분석을 통해 위약과 비교해 린버크 15㎎ 또는 30㎎으로 치료한 뒤 생식기(Genital) 아토피피부염이 개선된 환자의 비율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치료 2주차에 위약군 31.6%, 린버크 15㎎ 치료군 70.1%, 린버크 30㎎ 치료군 82.6%, 치료 16주차에 위약군 28.9%, 린버크 15㎎ 치료군 80.5%, 린버크 30㎎ 치료군 83.7%로, 린버크 치료군에서 생식기 아토피피부염이 개선된 환자 비율이 위약군보다 높게 나타났다.
린버크는 생식기뿐 아니라 손 아토피피부염 치료에도 효과적이었다. 위 연구와 동일하게 Measure Up 1/2 임상연구의 사후분석을 통해 위약과 비교해 린버크 15㎎ 또는 30㎎으로 치료한 뒤 손 습진 중증도 지수(HECSI)를 사용해 아토피성 손 습진이 개선된 환자의 비율을 평가했다.
그 결과, 치료 16주차에 Measure Up 1에서 린버크 15㎎, 30㎎, 위약군의 HECSI는 각기 68%, 74%, 15% 감소했으며, Measure Up 2에서는 린버크 15㎎, 30㎎의 경우 각기 HECSI가 68%, 74% 감소하고, 위약군에서는 오히려 21%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린버크로 치료받은 환자가 1주차부터 16주차까지 모든 시점에서 위약에 비해 HECSI 75(HECSI 점수가 75% 이상 개선)를 달성한 비율이 더 높았다.
이외에도 린버크는 Heads Up 임상연구의 사후분석을 통해 머리와 목(Head & Neck) 부위 치료에서 생물학적제제인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에 비해 좀 더 높은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이 확인됐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는 "생식기, 손, 머리와 목 등은 병변 부위가 크지 않아도 환자의 일상생활 및 삶의 질에 더 큰 지장을 줄 수 있는 환부다. 특히, 생식기는 민감한 부위로 진료 시에도 숨기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 의사의 좀 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다만, 이러한 부위의 증상에는 다양한 사이토카인이 관여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치료제로 빠르게 개선하기가 어려운데, 임상연구에 기반했을 때 JAK 억제제인 린버크가 치료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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