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이 국내 최초로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내 ‘가족 중심 치료’ 프로세스를 도입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달부터 일부 프로세스가 적용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내년 1월 신설되는 가족실을 기반으로 가족 중심 치료가 본격화된다.
이른둥이 등 고위험 신생아는 부모와 분리돼 집중치료실에서 의료진의 케어를 받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신생아 중환자 관리에 있어 부모가 자녀와 한 공간에서 생활하며 의료진과 적극적인 협력치료를 하는 가족 중심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가족 중심 치료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아기들의 치료성적과 부모들의 정신적 안정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환자 치료와 관련된 입원기간 단축과 이른둥이의 발달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와 의견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이달 초부터 NICU 내 가족 중심 치료를 도입해 자유로운 부모 방문과 캥거루 케어, 아기 돌봄에의 참여라는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내년 1월에는 가족실(single family room, SFR)의 신설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더욱 효과적인 가족 중심 치료를 위해 현재의 NICU 공간 일부를 가족실 3개로 분리할 예정이다. 신설되는 가족실은 인큐베이터와 캥거루 케어를 위한 카우치, 신생아 전용 목욕 수전, 보호자용 침대 및 보호자 라운지 등 의료와 생활이 합쳐진 공간으로 마련된다.
따라서 인하대병원은 가족 중심 치료에 대한 핀란드의 선진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지난 6월 투르쿠 대학병원과 전격적인 계약을 맺고 의료진 교육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같은 달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주영 교수는 NICU 소속 간호사 2명, 임상전문 간호사 1명과 함께 핀란드 투르크 대학병원에 가서 가족 중심 치료 모델을 직접 체험하고, 실제 의료현장에서 베드-사이드 티칭(bed-side teaching)을 수련하고 돌아왔다.
핀란드 투르크 대학병원은 가족 중심 치료 문화의 개발과 정착을 이끌며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다. 2009~2012년 ‘부모와의 긴밀한 협력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이후 10년간 꾸준히 핀란드 전국의 신생아 중환자실 및 유럽 주변국 의료진에게 교육·전파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의료진들은 핀란드에서 귀국 후 정기적인 온라인 교육으로 기술을 익혔으며, 최근에는 투르크 대학병원에서 가족 중심 치료를 이끌고 있는 교수진이 한국으로 직접 와서 인하대병원 NICU 의료진 대상의 교육을 나흘간 실시했다.
인하대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 전용훈 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은 "가족 중심 치료는 이미 20년 넘게 이른둥이 발달을 도모한다는 효과가 증명되어 있으며, 육체적·정서적으로 부모와 자녀의 친밀감을 지지해주고, 부모가 치료 및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 불안감은 낮추고 만족도는 높여준다"며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로 이를 제대로 도입해 적용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꼼꼼히 준비해서 신생아와 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