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8.22 13:04최종 업데이트 23.08.2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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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외의대, 한의사들 의사되는 '꼼수' 통로됐다

한의사들 온라인 카페서 우즈벡 의대 등 편입 정보 공유…물리치료사∙간호사 등도 편입 성공 사례 알려져

한의사 카페에 올라온 해외의대 편입 관련 글들. 사진=독자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해외의대가 한의사, 간호사 등이 편입을 통해 의사로 직종 전환을 하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의사가 되기 위한 편법 수단으로 쓰이고 있는 해외의대에 대한 의료계 일각과 국회의 문제 제기가 수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서둘러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년제 우즈벡 의대에 4학년 이상으로 편입…일부 유학원, 보건의료인들 적극 유치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한의사들만 가입 가능한 한 온라인 카페에는 해외의대 편입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내용이 다수 올라오고 있고, 관련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한의사들의 해외의대 편입 움직임은 해외의대 전문 유학원 글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우즈벡 의대 등으로의 편입학을 컨설팅하는 유학원 A사가 지난해 9월 블로그를 통해 알린 우즈베키스탄 의대 편입학 결과에 따르면, 한 한의사가 6년제로 운영되고 있는 우즈벡 소재 의대에 4학년 이상의 학년으로 편입에 성공했다.
 
이 외에도 우즈벡 의대에는 간호사, 물리치료사, 응급구조사, 임상병리사, 약사, 생물학과 학생 등이 3학년으로, 치위생사가 2학년으로 편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사는 올 6월에도 우즈벡 소재의 B의대 편입학 결과라며 “한의사분들이 지원해 높은 학년에 입학한 게 특징” “현재까지 물리치료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헝가리의대, 동유럽의대 출신, 생물학과 전공분들이 편입에 성공하셨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해외의대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공의모)이 이와 관련해, 최근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보건복지부 등에 문제를 제기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공의모 관계자는 “한의사 등 보건의료인들의 해외의대 편입 움직임에 대해 공의모 회원 일부가 의협과 복지부에 민원을 제기했었다”며 “복지부로부터는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문제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국내 의대라고 하면 본과 3학년으로 편입한 셈인데, 한의사가 우즈벡 의대를 2년만에 졸업해서 한국 의사가 될 수 있는지 여부가 구체적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일이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외의대 전문 유학원 A사가 지난 6월 블로그에 올린 글.

공의모 "복지부 인정기준 위반한 해외의대 문제 개선해야"

공의모는 이번 보건의료인들의 편입 건 이전에 복지부 인정 기준을 다수 위반한 해외의대 졸업생들에게 의사국시 시험 자격을 주는 현 상황 자체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현재 복지부에서 인정한 해외의대를 졸업한 학생들은 졸업 후 해당 국가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한 뒤, 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예비시험과 의사국시를 통과하면 국내 의사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문제는 헝가리, 우즈벡 의대 등이 유학생 대상 특별반 운영, 현지어 수업이 아닌 영어 수업 운영 등으로 복지부의 해외의대 인정 기준을 어기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기준 위반 해외의대에 대한 인정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당초 고시(안)에는 포함돼 있었던 해외의대에 대한 인정 취소 규정이 2020년 고시 제정 시에는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 사이 국내 의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해외의대는 손쉽게 의사가 되기 위한 ‘꼼수’로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해외의대 문제는 지난 2020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상대적으로 의대 입학과 졸업이 수월한 우즈벡 등으로 유학을 떠나 해당 국가의 의사면허를 취득 후 국내 의사국시에 응시하는 등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공의모 관계자는 “우즈벡, 헝가리 등에 편법으로 운영되고 있는 의대들이 많다. 복지부가 인정만 해주면 전부 합법이 돼버리는 현 시스템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며 “의협에서도 해외의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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