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암병원 조철현 교수 "글로벌 경쟁력·산업적 특수성만 들이대선 안 돼"…UI·UX도 중요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국내 1, 2호 제품이 허가를 받으며 디지털치료기기(Digital Therapeutic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업계가 산업적 측면만 고려해 수가상의 특혜를 주장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려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는 2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학술대회에서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 임상현장 적용 전망과 제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조 교수의 발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사전 준비된 영상을 통해 진행됐다.
조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디지털치료기기 수가와 관련해 “기존 의약품이나 치료 목적의 의료기기는 여러 절차를 거쳐 수가를 받을 정도의 근거 수준을 확보해야 한다”며 “현재 디지털치료기기도 동일하거나 유사한 절차를 발을 수 있기를 권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일 디지털치료기기에 특화된 절차를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디지털치료기기의 효과와 위해성 등과 관련해 논의를 해야할 일”이라며 “산업적 측면에서 특혜를 허용하는 건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했다.
형평성 문제 불거지고 향후 역효과…리얼월드 에비던스로 설득해야
그는 디지털치료기기에 대해서만 특혜가 제공될 경우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조 교수는 “수가를 적용하려면 한정된 재원인 건강보험 재정을 활용해야 한다”며 “결국 디지털치료기기에 수가를 지정하기 위해선 다른 데서 쓰이는 재원들을 끌어와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 한 형평성 문제에 휩싸일 수 있다”며 “글로벌 경쟁력이나 산업 특수성만을 이유로 들며 수가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렇게 주장해서 수가를 받더라도 오히려 몇 년 이내에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결국 확고한 실제 임상 근거 확보하는 게 보험당국을 설득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임상시험까지는 리얼월드 에비던스(Real World Evidence)라고 말하기엔 조심스럽다”며 “특히 심평원 등에서 수가를 주기 위해서는 수가를 주기 위해 충분한 데이터가 있는지, 경제적 효과는 어느정도인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 수가에 대해 전폭적 지원을 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리얼월드에서 가치를 검증하는 게 장기적으로 디지털치료기기의 안착과 확대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그게 디지털치료기기의 의료적·산업적 가치에 대한 실질적인 설득 근거가 될 거다. 이런 연구 결과를 통해 수가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치료기기 효과 핵심 요소 UI·UX…처방 시 교육상담료 신설도 필요
그는 디지털치료기기 시장 안착을 위해 중요한 또 다른 요인들로 UI(User Interface), UX(User experience), 의사 처방시 교육상담료 신설 문제 등을 들었다.
조 교수는 “약물의 원천물질이 우리 몸 안의 표적에 가서 작용을 하려면 전달 시스템이 중요하다”며 “디지털치료기기에서는 UI, UX가 그런 전달 시스템이고, 이는 사용성과 순응도 등 디지털치료기기의 효과를 결정짓는 핵심요소다. 개발자나 기업들이 더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의사가 디지털치료기기를 처방하는 데 대한 교육상담료를도 신설해야 한다. 이게 처음뿐만 아니라 반복해서 적용돼야 한다”면서도 “현재 양압기 처방에 대한 교육상담료가 충분히 적용 되지 않는 것을 봤을 때 (디지털치료기기의 경우도)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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