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9.23 08:59최종 업데이트 23.09.23 08:59

제보

의료기기 이어 전문의약품까지 넘보는 한의사들…11월 재판 결과 ‘촉각’

리도카인 사용한 한의사, 법원 1심 판결 11월에 나올 예정…마취과학회∙의사회 “무면허 불법 의료행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최근 법원이 한의사들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잇따라 합법 취지의 판결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에 대한 판결도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와 의료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와 대한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는 21일 한의사가 국소마취제 리도카인을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무면허 불법 의료행위”라며 처벌 강화와 전문의약품의 한방 의료기관 납품 금지를 촉구했다.
 
학회와 의사회가 문제 삼은 것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월까지 한 한의사가 리도카인 주사액과 봉침액을 혼합해 환자의 통증 부위에 주사한 사건이다.
 
해당 사건에 대해 한의사는 의료법 위반 혐의를 받아 벌금 800만원의 약식 명령 처분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11월 10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1심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마취과학회에 따르면 이에 앞서 지난 2017년 3월에도 경기도 오산의 한 한의원에서 한의사가 리도카인을 투여 후 환자가 사망해 큰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당시 대한의사협회는 해당 한의사를 의료법 위반(무면허 의료행위) 및 업무상 과실치사로, 의약품 공급업체를 약사법 위반(의약품 불법 공급)으로 수원지검에 고발했으나, 의료법 위반에 대해선 벌금형 약식기소, 업무상 과실치사와 약사법 위반에 대해선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었다.
 
이후 의협과 약사회가 합심해 의약품 공급업체가 한방의료기관에 전문의약품을 납품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 입법도 촉구해왔으나 6년째 별다른 진전이 없는 실정이다.
 
학회∙의사회는 “관련 법안의 개정이 지지부진한 사이 또 다시 한의사가 전문의약품인 리도카인을 불법 사용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며 “대한한의사협회는 의약품 공급업체가 한의원에 전문의약품을 공급하는 데 대한 불기소 처분을 전문의약품 사용 허가로 해석하고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검찰 및 법원은 한의사의 일반의약품 및 전문의약품의 사용을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로 판단하고 벌금형을 선고했고, 이는 그간의 많은 판례로도 확인할 수 있다”며 “약사법 제23조 제1항 및 제3항에 의하면 한의사는 한약을 조제하거나 처방할 수 있을 뿐, 일반의약품 및 전문의약품을 처방하거나 조제할 권한이 없음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소 마취제이자 부정맥 치료제로 쓰이는 리도카인은 과량 사용하거나 혈관 및 뇌척수 부위로 잘못 투여되는 경우 어지러움, 경련, 서맥, 저혈압, 호읍억제 등이 초래되며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어깨 위쪽이나 두경부 근처 투여 시 뇌척수 부위로 투여될 위험이 크며, 소량에 의해서도 뇌 기능이나 심장에 치명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학회∙의사회는 “리도카인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히 사용돼야 하며 부작용 발생 시 적절한 처치가 가능한 의사가 처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라며 “전문의약품의 공급 체계와 그 책임 소재도 명확히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 건강과 국가 보건체계에 큰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당국이 무면허 불법의료행위의 처벌을 강화해 불법 의료행위를 근절하고, 국회가 의협과 약사회 권고를 받아들여 2017년 사망 사건과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게 의약품 공급체계를 바로 잡는 입법을 조속히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