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 대표발의…위기지원·전환지원 서비스 제공·공공이송체계․위기쉼터 확충 등 구체적 지원사안 포함
정신요양시설의 기능 전환과 정신재활시설 명칭 변경, 서비스 확대 등 정신장애인과 정신질환자의 권익을 향상하고 복지서비스를 확충하기 위한 법률 개정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국회의원(서울 송파구병)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대표 발의자인 남인순 의원은 "지난 2016년 정신건강복지법 개정 당시 정신장애인이 장애인복지법상 복지서비스에서 배제돼 강제입원·입소의 폐단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지역사회에서 정착하여 살아갈 수 없다는 지적으로 복지서비스 제공의 장이 신설됐으나, 그에 대한 제도나 예산이 수반되지 않아 사각지대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 의원은 "최근 장애인복지법 개정으로 정신질환자를 장애인복지법 적용에서 제외하는 조항이 삭제됐음에도, 장애 미등록 정신질환자에 대한 서비스는 여전히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며 "더욱이 복지서비스의 지역간 격차가 극심하여 서비스 부족에 대한 개선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신요양시설의 경우 그 실질이 장애인거주시설과 별반 다르지 않고 폐쇄적이며 열악한 환경이 지적됨에 따라 정신요양시설을 폐지하거나 기능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남 의원은 "국회 법제실의 사전검토와 정신장애계와의 협의를 거쳐 정신장애인과 정신질환자의 권익을 향상하고 복지서비스를 실질적으로 확충해 회복과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국회에 제출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정신건강복지법의 목적으로 정신질환자의 존엄과 가치 및 자기결정권의 존중을 명시하고 정신질환자와 정신장애인의 상당수가 중첩되는 만큼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을 준수할 것을 천명했다.
또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의 내용을 추가해 정신질환자등과 그 가족에 대한 권익향상, 인권보호 및 지원 서비스 등에 관한 종합적인 시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도록 했다.
개정안에는 국가계획 또는 지역계획에 인식개선 체계 구축, 언론의 정신질환보도에 대한 권고기준 수립 및 이행확보 방안, 약물 외 대안적 방식의 치료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 치유농업서비스와의 연계를 추가했다.
정신건강상의 응급 또는 위기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신응급 및 위기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중앙 및 지역정신응급 및 위기지원협의체를 설치·운영토록 하는 근거도 담겨 있다.
정신건강복지센터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장을 상근으로 하고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 운영위원회를 두도록 하며,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동료지원인을 채용 또는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장관과 시·도지사에게 정신건강위기인이 이용할 수 있는 '위기쉼터'를 권역별로 설치·운영하도록 하고, 입원 또는 입소 등을 원하는 정신건강위기인에 대해 사전 정신의료 및 돌봄 의향서를 작성토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신요양시설 제도를 폐지하고 기능전환을 지원하며, 정신재활시설을 정신건강복지서비스제공기관으로 그 명칭을 변경하고,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에게 종류별로 정신건강복지서비스제공기관을 설치하도록 했다.
개정안에는 정신건강복지서비스제공기관의 종류를 '거주서비스제공기관'과 '이용서비스제공기관'으로 하고, 정신질환자에게 주거지원, 가족지원, 위기지원, 전환지원 등과 같은 복지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정신질환자가 신청할 수 없는 경우 가족이, 가족이 신청하지 아니한 경우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정신질환자의 동의를 받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복지서비스를 신청하는 경우 정신질환자의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복지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근거도 있다.
또한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자립해 살아갈 수 있도록 주택마련, 생활지원, 지역복지시설 연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정신질환자의 가족에게 정보·교육, 가족 돌봄·휴식, 가족단체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게 정신질환자등의 자기결정권 행사에 필요한 위기지원 방안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외에도 지역사회로 복귀하는 정신질환자 등에 대해 단기거주 주거 지원 등의 전환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며, 의사결정능력이 부족한 정신질환자에게 의사결정 및 공공후견 서비스를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을 규정했다.
한편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은 대표 발의자인 남인순 의원을 비롯해 강선우, 강준현, 김민석, 김영호, 김용민, 김철민, 민형배, 송옥주, 이성만, 인재근, 전재수, 정성호, 정태호, 최종윤, 최혜영, 허종식, 홍성국 의원 등 총 18명의 의원들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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