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주사 없이 코에 분무하는 형태의 첫 아나필락시스 치료제가 미국에서 승인 받았다. 35년 만에 처음으로 에피네프린을 주사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됐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아나필락시스를 포함한 제1형 알레르기 반응 응급 치료제로 ARS 파마슈티컬스(ARS Pharmaceuticals)의 네피(NEFFY, 성분명 에피네프린 비강 분무제)를 승인했다. 이 제품 체중이 30kg 이상인 성인 및 소아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알레르기 반응은 일반적으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물질에 대해 사람의 면역 체계가 비정상적으로 반응할 때 발생한다. 아나필락시스는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일반적으로 신체의 여러 부위에서 나타나며 응급 상황으로 간주된다.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할 수 있는 알레르겐으로 특정 음식과 약물, 벌레 쏘임 등이 있다. 노출 후 몇 분 이내에 두드러기와 붓기, 가려움, 구토, 호흡 곤란, 의식 상실 등 증상이 나타난다. 에피네프린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아나필락시스 치료제로 이전에는 주사제로만 환자에게 제공됐다.
네피는 한쪽 콧구명에 투여하는 1회용 비강 스프레이다. 에피네프린 주사제와 마찬가지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증상이 악화되면 두 번째 투여(새로운 비강 스프레이를 사용해 같은 콧구멍에 네피를 투여)를 할 수 있다.
이번 승인은 아나필락시스가 없는 건강한 성인 175명을 대상으로 네피 또는 에피네프린 주사제를 투여한 뒤 혈중 에피네프린 농도를 측정한 연구 4건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 네피와 승인된 에피네프린 주사제 간 에피네프린 혈중 농도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네피는 아나필락시스 치료에서 에피네프린의 두 가지 중요한 효과인 혈압과 심박수를 에피네프린 주사제와 유사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30kg 이상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에피네프린 농도는 네피를 투여한 성인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피에는 코 폴립이나 코 수술 병력과 같은 특정 코 질환이 네피의 흡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가 함께 제공된다. 이러한 질환이 있는 환자는 의료 전문가와 상의해 에피네프린 주사제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
네피의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인후 자극, 코 따끔거림(비강 내 감각 이상), 두통, 코 불편함, 불안감, 따끔거림(감각 이상), 피로, 떨림, 콧물(비염), 코 안 가려움증, 재채기, 복통, 잇몸 통증, 입안 마비(구강 감각 저하), 코 막힘, 현기증, 메스꺼움 및 구토 등이 있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 호흡기, 알레르기 및 중환자 치료 부국장 켈리 스톤(Kelly Stone) 박사는 "이번 승인으로 주사로 투여하지 않는 아나필락시스 치료를 위한 첫 에피네프린 제품이 제공된다. 아나필락시스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며 일부 사람들, 특히 어린이는 주사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지연하거나 피할 수 있다"면서 "에피네프린 비강 스프레이가 출시되면 아나필락시스의 신속한 치료에 대한 장벽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필라델피아아동병원 알레르기 프로그램 책임자인 조나단 스퍼겔(Jonathan Spergel) 박사는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나 아이에게 에피네프린을 언제 주사할 지 결정하는 것이 매우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종종 주사가 지연되기도 한다"면서 "일찍 투여할수록 더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많은 사람에게 주사 바늘은 주저하게 만드는 장벽이다. 때문에 이 분야에서는 오랫동안 주사가 필요 없는 효과적인 치료법을 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ARC 공동 설립자 겸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리차드 로웬탈(Richard Lowenthal)은 "이번 승인은 많은 사람에게 불안과 공포를 안겨줄 수 있는 에피네프린을 바늘로 주사할 필요가 없는 치료 대안으로, 제1형 알레르기 환자의 미충족 의학적 요구를 해결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면서 "에피네프린 치료는 이용 가능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적절하게 투여할 수 있을 때만 효과적이다. 우리 팀은 필요한 때 신속하고 자신 있게 에피네프린을 투여할 수 있도록 해 환자와 간병인이 안심할 수 있는 휴대하기 쉽고 사용하기 쉬운 바늘 없는 기기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