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11.06 12:58최종 업데이트 19.11.0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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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인식 전환에 올인하라…저출산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정책과 지원으로 해결해야"

[특별기고] 선우재근 미래한국의사회 공동 회장 순천향대 천안병원 산부인과 과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2018년 합계출산율 0.98명, 정상적이지 않은 인구통계치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는 옛 소련체재의 붕괴나 독일의 통일시기등 사회체제의 급변 시기에서나 나타날 수 있는 비정상적인 수치다.  

저출산은 큰 흐름으로 볼 때 선진국으로 가는 일련의 과정이다. 세계적으로 1970년 이후 출산율은 하락 추세다. 여러 선진국은 수십년 전에 이 과정을 겪고 극복해왔으며 저출산 대책에 성공한 나라만이 제2의 성장으로 갈수 있다. 

저출산의 심각성을 보면 2018년 통계에서 우리나라 인구수는 5160만명(내국인 4980만명)이었고 2030년부터 인구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간이 더 당겨져 2024년(5년이내)에 인구감소가 올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통계청의 예상으로는 2060년에 생산가능인구가 1700만명으로 예측된다. 이 때 사실상 일하는사람 10명이 노인 8명에 어린이 2명을 부양하는 1대1의 관계가 성립된다.(부양지수 100%) 

참고로 2018년 우리나라의 부양지수는 37.4%다. 이 경우에 아무리 AI나 로봇이 활용돼 인간의 노동력 대비 생산량이 현재와 비교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사회 인프라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 역시 증가하는 만큼 결과적으로는 전체적인 생산성 감소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인구감소로 얻는 비극이라 하겠다.

매경이코노미는 최근 20~30대 젊은층 500명을 대상으로 한 ‘출산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아이를 꼭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에서 60%이상이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출산율이 낮아지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49%가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부담되는 경제비용’이 21%, ‘육아로인한 경력단절이나 일자리 문제’가 13%, ‘인식의 문제 12% 등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저출산 문제를 과연 잘 극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참여자의 70%이상이 부정적으로 답했다.

201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결혼에대한 선호도’와 ‘자녀가 있어야하는가’에 대한 인식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남성 50%, 여성 28.8%에서 결혼을 찬성해 남성에 비해 여성이 결혼에 대해 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는 생각은 여성 48%, 남성 28%이었다.

저출산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볼 때 3가지다. 첫째는 자녀에게 드는 비용관련 ‘경제적인 문제’, 둘째는 임신을 하면 여성이 일을 그만두고 재취업이 힘들고 육아에 드는 시간 즉 ‘양성평등 문제’ 셋째는 과거에 비해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고 자기희생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요즘 세대들의 ‘자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다. 이 모든 것이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원인이지만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출산을 꺼리는 부정적인 인식 문제라고 본다. 

우리나라보다 40~50년 먼저 저출산 문제에 직면해 대책 마련에 성공한 대표적인 유럽 주요 국가들로는 프랑스, 스웨덴, 독일 등이 있다. 이들 국가들 사이에서 저출산 극복 방법에 차이는 있겠지만 ‘보육과 양육은 국가책임’이라는 철학적인 인식의 전환으로 저출산 문제에 대비했다. 입양을 장려하고 유치원을 국가가 운영했으며, 천문학적인 자금을 ‘육아와 보육’에 집중했다. 

이들 국가는 저출산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정책과 지원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졌다. 인구감소로 나라가 없어질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관련 지출은 비용이 아닌 미래에 대한 투자로 여겼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224개국중 219위를 기록해 합계출산율 최하위국가다. 이는 OECD에서도 최저 출산율을 기록했다. 빠르면 5년이내에 인구감소가 시작되고 멀지않은 미래에는 나라의 존폐조차도 위협을 받을수 있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또한 개인적인 인식 전환을 위해서는 출산 가능한 잠재적인 출산 고객을 대상으로 자녀를 낳으면 국가가 키워주고 책임져준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 정부가 ‘자녀를 낳으면 어떤이득이 있을까’에 대한 미래비전을 심어줘야 한다. 적극적인 캠페인이나 홍보를 통해 젊은 층에게 출산을 장려하는 것도 해볼 수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 유배우자간의 출산율은 투자대비 출산정책과 잘 맞아 2003년부터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전체 합계출산율은 감소하고 있다. 이유는 젊은이들이 과거에 비해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래서 비혼 선언 청년층을 겨낭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 유효하다. 여기서 다양한 가족유형에 대한 편견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결혼을 하지 않은 사실혼 및 미혼모 등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이들의 법적지위강화, 입양 및 다문화가족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한다. 현재 세계적인 추세로 유럽에서는 결혼자녀보다 비혼에서 생긴 자녀의 숫자가 더 많은 국가도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저력이 있는 민족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국가가 어렵고 역경에 처해있을 때마다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그 이상의 성과를 낸 경험이 있고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해낼 수 있고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국가가 책임지고 저출산 해결에 나설 것을 약속하고 국민들에게 저출산 극복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제안해야 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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