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대와 한의대를 함께 운영 중인 대학들 중 한의대 정원의 의대 전환과 의료일원화에 찬성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경희대, 가천대, 원광대, 동국대, 부산대 등 의대와 한의대를 모두 갖춘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한의대 정원의 의대 정원 전환을 통한 의사 인력 충원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경희대한의대, 원광대한의대, 동국대한의대 등이 반대를 표했다. 경희의대, 가천의대, 가천대한의대는 아예 답을 하지 않았다.
부산의대는 “대학 구성원 전체의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므로 의견이 없다”고 답했고,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은 “정원 조정 이전에 한의사의 공공의료 분야 활용을 통한 의료공백 및 의료사각지대 해소 등 정책과 제도 개선이 먼저”라고 했다.
원광의대 역시 전체 구성원과 논의 후 결정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답을 내놨고, 동국의대는 “의견 없음”이라고 답했다.
의료일원화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이 전혀 없었다. 경희대한의대, 동국대한의대, 원광의대가 반대했고, 경희의대, 가천의대, 가천대한의대는 답변하지 않았다.
원광한의대는 “의료일원화는 전 의료계의 정책적 아젠다”라며 “정부에서 정책적 결정이나 로드맵 등의 제시가 있을 시 검토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했고, 부산대한의학전문대학원 역시 유사한 답변을 내놨다.
의료일원화 추진 방식에 대한 질문에는 원광대한의대만 “의료일원화를 한다면 교육 통합이 우선”이라고 유일하게 답변을 했다.
각 대학에 한의대와 의대의 교육 내용이나 과목의 유사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원광의대, 원광대한의대가 엇갈리는 답변을 내놔 이목을 끌었다. 원광의대는 “일부 기초과목을 제외하고는 임상은 환자나 질병에 대한 개념이 차이가 상당히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답한 반면 원광대한의대는 “일률적 비교는 힘들지만, 자체 평가 결과 약 70~80%의 과목 유사성이 있다”고 답했다.
부산대 한의전문대학원은 학습 목표의 일치도 측면에서 한의계는 67%에서 87%까지 의학과 유사성이 있고, 한의학에서 교육하는 내용의 25~50%를 의대에서 교육한다는 내용의 연구 보고서로 답변을 대신했다.
신현영 의원은 “한의계, 의료계가 한의대 정원 감축 필요성을 얘기하지만, 실제 당사자인 한의대나 의대의 입장은 여전히 부정적이고 수동적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의학과 한의학의 갈등을 봉합하고 의료일원화를 추진하기 위해선 현장 소통과 정부의 적극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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