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의정 갈등, 경기 침체, 고환율 등 국내외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적자를 지속하던 기업의 흑자전환도 다수 발생했다.
메디게이트뉴스가 19일 2024년 잠정실적을 공개한 37개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매출액은 2023년 11조9757억원에서 2024년 13조4149억원으로 12.02% 증가했다. 매출액 성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 보령 등이 견인했다. 총영업이익은 1조7845억원으로 전년 1조4461억원 대비 23.40% 성장했다.
매출 확대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4조' 보령 '1조' 클럽 입성
37개사 중 매출액이 가장 큰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4조5483억원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보령이 1조17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37개사 중 전년 대비 매출액이 증가한 기업은 24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매출 증가액이 가장 큰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전년 대비 8528억원 증가했으며, 업계 최초로 '4조 클럽'에 입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 개선에는 1~3공장 풀가동, 4공장 가동 확대, 삼성바이오에피스 제품 매출 성장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공장 풀가동과 4공장 매출 상승으로 별도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83억원(19%) 증가해 3조4971억원을 기록했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확대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51% 증가해 1조5377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매출 증가액이 큰 기업은 SK바이오팜 1927억원, 보령 1575억원 순이다.
SK바이오팜의 실적은 성장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가 견인했다.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매출은 전년 대비 62% 성장해 4387억원을 기록했으며, 글로벌 시장까지 확장하고 있다. 이에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됐다. 2023년까지 375억원의 영업손실을 유지했지만, 2024년 963억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마일스톤과 같은 일회성 매출이 아닌 세노바메이트 매출 성장으로 최초의 연간 흑자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보령은 2023년 매출이 8596억원에 그쳤으나 2024년 18.32% 증가해 1조를 돌파했다.
매출액 증가 비율이 가장 큰 기업은 셀비온과 SK바이오팜이다. 양사는 55.63%, 54.30%씩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유바이오로직스(38.45%)와 파마리서치(33.97%), 부광약품(27.13%), 삼성바이오로직스(23.08%), 진양제약(22.59%), 보령(18.32%), 파미셀(15.34%). 대원제약(13.51%). 삼일제약(11.93%), 이수앱지스(10.96%), 녹십자엠에스(10.47%), 경보제약(10.26%) 역시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간 매출 감소 비율 최대…4분기 반등 예고
37개사 중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감소한 기업은 13곳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JW중외제약, 한독, 일양약품 등을 포함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년 대비 27.59% 감소한 2675억원을 기록했으며, 유일하게 매출 감소액 1000억원을 초과했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 감소액은 가장 컸지만 4분기 실적은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인수한 IDT바이오로지카의 실적이 본격 반영됨에 따른 결과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인수 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증가했다"며 "본격 체질 개선과 함께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신규 사업 수주를 통한 가동률 향상에도 나서고 있다. 앞으로는 생산성 향상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중점을 둔 운영 효율화 전략을 꾀한다"고 말했다.
중외제약은 병원 경영 악화에 따라 매출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중외제약은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종합병원 경영 악화로 일반 수액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액 감소 비율이 큰 기업은 에이비엘바이오와 강스템바이오텍으로 49.04% 40.16%씩 감소했다. 다음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아미노로직스, 삼성제약, 테고사이언스, 일성아이에스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은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감소율을 보였다. 이 외에도 JW중외제약, 에스티팜, 한독, 앱클론과 일양약품, 비씨월드제약, 서울제약이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영업이익 흑자 전환한 기업은? SK바이오팜·종근당바이오·부광약품
지난해 영업이익이 늘어난 기업은 20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흑자전환에 성공한 기업은 SK바이오팜, 일동제약, 부광약품, 종근당바이오이다. 강스템바이오텍과 삼성제약은 전년 대비 영업손실액이 줄었지만, 영업이익 적자를 면치 못했다.
SK바이오팜은 9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356.75%)을 보였다. 종근당바이오와 일동제약, 부광약품은 각각 154.34%, 126.44%, 104.31%씩 증가했다.
유바이오로직스(345.78%), 파미셀(267.04%), 이수앱지스(244.86%), 영진약품(180.65%) 역시 세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경보제약, 삼진제약 등 10개사는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부광약품은 2022년 첫 적자를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연결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개선 배경으로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덱시드'와 '치옥타시드' 등이 꼽힌다. 이뿐 아니라 중추신경계 전문의약품의 매출 성장도 영향을 미쳤다.
파미셀은 AI 산업이 성장하면서 바이오케미컬사업부의 저유전율소재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진제약은 설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 3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7.25% 증가해 322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매출원가 개선 등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 등이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법인세 환급 등에 따른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뤘다.
영업이익 감소 기업 2곳 중 1곳 적자 지속·전환…SK바이오사이언스·에이비엘바이오·JW중외제약 등
2023년 대비 2024년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은 17곳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에이비엘바이오, 대원제약, 삼일제약 등을 포함한다. 이 중 적자가 계속되거나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된 기업은 7곳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감소액이 가장 큰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러 1264억원을 기록했다. 감소 폭은 -1054.77%로 2위에 올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IDT 인수 후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 적자 폭은 커졌다"라며 "이는 미래 성장을 위한 시설과 R&D 투자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R&D 비용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으며, 감소 폭은 -2161.86%로 가장 컸다. 회사는 "이중항체 ADC 초기시장 선점을 위해 임상 진입 가속화 등 연구개발 비용을 늘렸다"고 강조했다.
JW중외제약 역시 R&D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연구개발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전년도 일회성 비용 영향 소멸로 전년 대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일제약은 베트남법인 상업 생산 준비와 GMP 승인을 위한 판관비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삼일제약은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며 "연결기준에는 글로벌 CMO 사업을 추진 중인 베트남 생산 법인이 실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법인이 현재는 상업 생산을 위한 준비 과정에 있어 인건비와 운영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판관비 증가 영향으로 연결 실적이 감소했다"고 부연했다.
대원제약은 "당기 종속회사 연결편입에 따라 연결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감소했으나, 편입 종속회사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개선했다"며 "대원제약 별도 매출 성장과 2024년 종속회사 연결편입에 따라 매출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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