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뚜렷했다.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모집이 2일로 마감한 가운데 내과 지원자 집계를 확인한 결과, 주요병원의 지원율이 애당초 우려했던 것보단 선방했지만, 수도권과 지방 간의 지원율 차이가 벌어진 양상을 보였다.
아직 공식적인 최종 집계가 발표되진 않은 가운데, 내과 전체 정원 중 약 90%의 자리만 우선 확인한 결과, 전체 지원율은 99%였고 확보율은 88%였다.
다음은 데일리메디와 메디칼타임즈에서 보도한 기사와 일부 병원에서 공개한 자료를 정리한 내과 전공의 지원자 현황이다.
BIG5 건재, 서울 소재 병원 대부분 선방하고 경인 일부 병원은 미달.
BIG5는 BIG5였다.
20명의 전공의를 모집하는 서울대병원 내과는 26명이 지원(1.3:1)했고, 신촌세브란스의 경우 28명 모집에 37명이 도전(1.32:1)했다.
서울아산병원(32/25)과 삼성서울병원(31/18)도 1:1의 경쟁률을 초과했고, 서울성모병원(23/12)의 지원율은 거의 2:1에 육박해 전체 병원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들과 같은 재단에 속한 분당서울대병원(9/9), 강남세브란스(8/8), 강북삼성(6/6) 역시 모두 내과 정원을 채웠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의 경우 서울 소재의 서울성모(23/12)와 여의도성모(11/6)는 정원을 초과하는 지원자를 받는 데 성공했지만, 그 외의 지역(의정부, 부천, 바오로, 인천, 빈센트, 대전, 청주, 창원) 병원은 모두 미달했다.
서울 소재 병원 대부분의 내과가 정원을 채운 데 반해, 경인 일부 병원은 그렇지 못했다.
분당차병원은 9명 중 2명을 채우지 못했고, 명지병원은 4명의 정원 중 겨우 한 자리만 채웠다.
내과 전공의 채우기가 쉽지 않은 지방국립대
2개 수련병원을 제외하면, 지방 국립대병원 대부분이 미달했다.
화순병원을 포함해 총 15명의 내과 지원자를 기대한 전남대병원은 8명의 지원자만 확인했고, 충남대병원은 9명 모집에 겨우 1명의 지원자만 받을 수 있었다.
경북대병원은 지방국립대 병원으로서는 유일하게 내과 전공의 경쟁률이 1:1을 넘었고, 경상대병원은 7명 정원을 모두 채워 결원을 막았다.
지방을 지역별 섹터로 나눠 사립대·국립대 구분 없이 살펴보면, 충청과 제주, 강원 지역에서 수련 병원 절반 이상이 내과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호남과 부·울·경 지역 역시 꽤 많은 수의 병원이 미달했다.
특히 충청권의 경우 건국대 충주병원(0/3), 충남대병원(1/9), 을지대병원(3/6), 건양대병원(3/6) 등 내과 정원 전체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병원이 많아 사태가 심각했다. (단, 일부 병원은 지원자 정보 업데이트가 늦어 변경됐을 가능성이 있음)
메리놀병원(1/4), 조선대병원(1/6), 강릉아산(3/6), 제주한라(0/3) 역시 내년 2년 차 전공의들의 업무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방 전공의 이탈 막기 위한 대책 필요
최종 결과를 확인할 수 없었던 일부 병원을 제외한 약 90%의 내과 정원 집계를 산출한 결과, 내년 내과 전공의 지원율은 약 99%였고, 확보율은 88%였다.
이 결과는 작년의 104%/93.7%보다 감소한 것으로 최종 결과가 추정치와 크게 차이가 없다면, 내과는 3년 연속 전공의 지원이 감소한 게 된다.
하지만 감소 폭이 애당초 우려했던 '대란 수준'과는 차이가 있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양극화다.
지원 상황 추정치를 다시 수도권과 지방으로 나눠 분석하면 115%(지원율)/97.4%(확보율)와 74.8%/74.3%로 차이가 벌어진다.
수도권은 대부분 정원을 채웠지만, 지방은 4명당 1명 정도의 결원이 발생한 셈이다.
지방 병원의 내과 주치의(1년 차) 결원은 남은 1년 차와 윗년 차 전공의에게 업무 부담을 가중해 이탈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결원자가 늘수록 남은 전공의들의 업무 환경은 악화하고, 해가 갈수록 전공의 지원자가 미달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는 것이다.
지원자를 늘리는 것 못지않게, 현재 전공의를 위한 업무 환경 개선 역시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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