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1.16 07:25최종 업데이트 24.01.1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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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난임치료' 태아 생명 위협?…3개월 이내 임신 시 유산율∙사산율 더 높아

한방 난임치료 중∙종료 3개월 이내 임신 시 유산율 27.6%∙사산율 2.3%로 3~6개월 이내 9.7%∙0% 대비 크게 높아

한방 난임치료를 받은 사람들의 임신 시기에 따른 분만 결과. 사진=지자체 한의약 난임부부 지원사업 대상자 실태조사 보고서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국가∙지자체의 난임극복 지원사업에 한방 난임치료비 지원을 포함시킨 ‘한방 난임치료 지원법’이 최근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한방 난임치료가 오히려 유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과학중심의학연구원 강석하 원장은 16일 지난 2016년 보건복지부 연구용역으로 연세대 원주산학협력단이 내놓은 ‘지자체 한의약 난임부부 지원사업 대상자 실태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이같이 주장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자체별 한의약 난임 지원사업의 실태와 효과성을 평가해 정부의 저출산 대책 관련 지원방안의 기초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목적으로 작성됐다. 

강 원장이 주목한 건 이 보고서에 포함된 한방치료 후 임신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분만 결과 조사다. 한방치료 중이거나 한방치료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임신했을 경우, 3개월 이후에 임신했을 때보다 유산율과 사산율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방 치료 중 또는 종료 후 3개월 이내 임신한 128명 중 87명이 분만 결과를 응답했는데 유산율 27.6%(24명), 사산율 2.3%(2명)이었다. 6개월 이내 임신한 167명 중 분만 결과 조사에 응한 118명 중에선 유산이 27명(22.9%), 사산이 2명(1.7%)이다.
 
언뜻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한방치료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임신한 이들의 분만 결과에 3개월 이내에 임신한 이들의 분만 결과도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게 강 원장의 지적이다.
 
실제 한방 치료 중 또는 종료 3개월 이내에 임신한 이들을 제외하고, 종료 3~6개월 이내에 임신해 분만한 31명 중 유산은 3명(9.7%), 사산은 0명(0%)이었다. 3개월 이내 임신한 이들의 유산율 27.6%, 사산율 2.3%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이는 한방 난임치료 중이거나 종료 후 3개월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임신했을 경우 그 이후에 임신한 이들에 비해 유산∙사산 위험이 크게 높음을 의미한다.
 
강석하 원장은 “난임 한방 치료 중이거나 치료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임신하면 3개월에서 6개월 사이 임신에 비해 유산율이 3배 높다. 치료 중이거나 치료 종료 후 3개월 이내 임신한 사람들은 10명 중 3명꼴로 유산 또는 사산했는데, 3개월 이후에 임신이 됐다면 이 중 2명은 아기를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었단 의미”라고 했다.
 
이어 “한방 난임치료 관련 모든 자료를 샅샅이 다시 뒤지다 찾아냈는데, 보고서가 데이터를 뒤섞어 눈에 띄지 않게 만들어 놔서 예전에는 못 보고 지나쳤다”며 “의사협회, 산부인과학회 등에 자료를 전달했고 조만간 기자회견을 개최하려 한다. 혹시라도 한약을 먹는 예비 임산부들을 보면 당장 중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 원장은 최근 메디게이트뉴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한약은 잔류농약이나 중금속에 대한 품질관리가 부족하고, 한약재에 따라 기준치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다”며 “임신을 확인하고 한약 복용을 중단하더라도 임신 초기 몇 주는 한약에 노출된다. 임신 전에 복용을 중단했더라도 체내에 축적된 중금속이나 한약재의 독성이 배아 또는 태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관련 기사=높은 유산율에 중금속 우려에도 '한방 난임지원법' 통과...국회가 한약 매출에 기여하는 꼴]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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