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8.29 16:25최종 업데이트 23.08.2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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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끝나가지만 거점병원들 진료 회복은 '아직'…"병상 가동률 0%, 적자 행진 여전"

감염병 전담병원 이미지 잔류되면서 떠난 환자들 돌아오지 않아…의료인력 채용에도 어려움 증가

사진=신현영 TV 실시간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들이 정상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병원의 경우, 거점병원 종료 이후 지금까지도 재원 환자 수가 급감한 뒤 회복하지 못하면서 병상 가동률이 한자릿 수를 전전하고 있다.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리면서 병원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하소연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9일 오후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코로나 극복 위해 헌신했지만 남은 것은 적자 뿐

이날 간담회엔 거점전담병원 12곳의 병원장들이 참석해 각자 코로나19 이후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대전웰니스병원은 2021년 12월 31일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이후 다음 해 2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대전과 충남 지역 전담 입원진료를 중심으로 24시간 대면외래진료와 확진 환자 전용 신장투석 16기를 운영했다. 

재택케어와 대면과 비대면진료을 하루에 400명씩 실시하면서 소아낮병동과 외래재활 시스템도 유지했다. 

그 결과 2022년 1년 사이 437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받았고 재택케어 집중모니터링군 진료 건수는 1만7927건에 달했다. 

그러나 현재 병원은 정상화 과정에서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사진=김철준 병원장 발표자료

일례로 한 거점병원의 경우 지정 종료 이후 2023년 현재 병상 가동률이 바닥인 상태다. 

7~8월은 겨우 20%를 넘겼지만 나머지 달은 경우 10%대를 유지하는 정도였고 2월의 경우는 병상 가동률이 0%를 기록했다. 

대전웰니스병원 김철준 병원장은 "감염병 전담병원의 이미지가 잔류하면서 개선의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며 "전담병원은 병원이 진료의 정체성이 망가져 병원 명칭 변경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존 환자군이 떠나고 업무인력이 교체되면서 생기는 문제도 많다. 

김 병원장은 "지난 1년간 환자들이 인근 타병원으로 주진료 병원을 변경하면서 기존 환자들의 진료 복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직원들도 담당업무가 변경되면서 사직하거나 대체인력을 채용하다 보니 의료인력 가용에도 문제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음압시설 등 철거 이외의 오염된 의료공간 소독과 환자진료시설 개보수에도 큰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진료업무 변경으로 기존 감염전담의료진 사직 후 일반 진료과 전문의 채용 과정에서도 회복기 보상금이 대폭 삭감되면서 정상 운영이 곤란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거점병원 지정되자 마자 의료진 12명 사직…손실보상금 이어 중소병원 지원책 필요 
서울 혜민병원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공사 현장 모습. 사진=김병관 병원장 발표자료

또 다른 거점전담병원인 서울 혜민병원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혜민병원도 2021년 12월 220여 개의 병상을 통째로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내놨다. 당시 혜민병원은 서울의 첫 거점전담병원으로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큰 도움을 줬다. 

그러나 혜민병원의 2023년 2분기 당기순이익은 62억원 적자다. 3~4분기 추청치 까지 합치면 168억원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서울 혜민병원 김병관 병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서 중소병원들의 역할은 컸다. 많은 중소병원들이 병동 전체 또는 일부를 음압병동으로 전환해 감염병 차단에 일조했다"며 "그러나 감염병이 안정화되자 중소병원은 복지부 시야에서 멀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소병원들의 위치가 위태로워지면서 상급종합병원의 배후진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2차 의료단계 역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필수 응급의료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배후 진료역할을 하는 중소병원의 위상을 정부와 의료계가 같이 확고히 정립하고 지원하는 것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복지부가 손실보상을 전제로 지역 중소병원을 찾아다니며 응압병실 전환을 요청하고 독려한 것이 불과 1~2년 전이지만 이제 남은 것은 경영 악화 뿐"이라며 "중소병원협회 숙원사업인 법인화와 인수합병 허용, 세제 혜택, 전담부서 설치 등은 여전히 답보 상태"라고 지적했다.   

용인 다보스병원은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되자 마자 의료진 대부분인 12명이 전부 그만뒀다. 

다보스병원은 정상 진료로 전환된지 6개월이 지났지만 월 적자는 10억 수준이다. 

용인 다보스병원 양성범 이사장은 "전환 초기엔 어느 정도 손실을 예상했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적자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개선될 조짐이 전혀 없다는 점"이라며 "정부가 처음 약속했던 거점병원 손실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감염병 상태가 5년 주기로 발생하는데 상호 신뢰가 없는 상태라면 재차 감염병 상황에 대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필요할 땐 병원들을 찾고 감염병 사태가 끝나면 외면하는 상황은 지난 메르스 때부터 지속되고 있다. 당시에도 초기 방호복을 지원 받은 것 이외엔 아무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정부가 약속을 반드시 지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보건복지부 박향 공공보건정책관은 "충분히 공감되는 내용이다. 전달체계 왜곡으로 허리역할을 하는 중소병원이 어려운데 전담병원들은 이중적 고충을 겪고 있다. 현재 이런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수가체계나 의료전달체계 개선, 의료자원 확충, 전공의 수련문제 개선 등 문제가 보건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개선을 하려고 한다. 복지부에서 전담병원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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