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6.29 09:52최종 업데이트 20.06.3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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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트로닉코리아, 대리점 향한 각종 갑질 시정조치·2억7000만원 벌금

공정위, 판매병원·지역 제한 및 영업기밀 제출 강제화에 대해 제재

글로벌 1위 의료기기업체 메드트로닉의 국내 자회사 메드트로닉코리아의 대리점 '갑질행위'에 대해 강력한 제재조치가 이뤄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대리점들에게 판매병원·지역을 지정하고 이외의 병원·지역 영업 금지, 병원·구매대행업체 판매가격 제출 강제 등을 일삼은 메드트로닉코리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억 7000만원 부과를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메드트로닉코리아는 모회사인 메드트로닉으로부터 수술 관련 의료기기를 수입, 직접 또는 국내 대리점을 통해 병원 등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수입 시장에서 2018년 기준 매출액은 3221억원으로 수입액 기준 1위 사업자다.

메드트로닉코리아는 지난 2009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최소침습치료·심장 및 혈관·재건 치료 관련 63개 의료기기 제품군을 병원에 공급하는 총 145개 대리점에 대해 각 대리점별로 판매할 병원·지역을 지정했다.

대리점과의 계약 체결시 대리점이 지정된 병원·지역 외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경우, 계약해지 또는 판매 후 서비스(AS) 거부 등을 포함한 계약조항을 명시했다.

이 같은 조항으로 인해 대리점들은 정해진 병원·지역에 대해서만 메드트로닉코리아의 의료기기를 공급해왔다.



뿐만 아니라 메드트로닉코리아는 지난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최소침습치료 관련 24개 의료기기 제품군(별첨)을 병원에 공급하는 총 72개 대리점에 대해 거래 병원·구매대행업체에 판매한 가격 정보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자신과 거래하는 대리점들에게 병원 등에 판매한 가격 정보를 자신이 운영하는 판매자정보시스템에 매월 '필수'로 업로드하도록 강제한 것이다.

이를 위해 계약서상에 대리점들이 해당 정보를 제출하지 않거나 제출한 정보의 정확도가 3개월 연속 85% 미만인 경우 서면통지로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으며, 대리점이 판매정보를 메드트로닉코리아가 요구하는 시점에 제출했는지 여부를 대리점의 성과평가에 반영하는 규정도 뒀다.

공정위 측은 "계약서상 판매병원·지역 제한 규정 위반시 계약해지까지 할 수 있도록 규정해 대리점들을 구속하는 정도가 강했다"면서 "이 같은 규정으로 대리점 간 경쟁에 의해서는 공급 대리점이 변경될 수 없게 되는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드트로닉코리아가 공급하는 최소침습적 치료 관련 19개 제품군 중 8개 제품군이 시장점유율을 절반을 초과하는 등 제품군별 시장점유율이 높다"면서 "대리점들 간 경쟁이 제한될 경우 병원 등 의료기기 사용자가 저렴한 가격에 의료기기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는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5호(구속조건부 거래) 및 공정거래법 시행령 별표1의2 제7호 나목(거래지역 또는 거래상대방의 제한)에 의거, 메드트로닉코리아에 대해 시정명령(향후 행위금지명령)과 과징금 2억 7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대리점의 개별 판매가격 정보는 본사에게 제공되는 경우 대리점의 구체적인 마진율이 노출돼 협상에서 불리해지기 때문에 공정위는 대리점법 제10조(경영활동 간섭 금지)와 대리점법 시행령 제7조 제2호(영업상 비밀 정보 요구)에 의거해 해당 행위를 향후 금지토록하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번 조치로 공정위는 향후 의료기기 시장에서 1품목 1코드 관행을 빌미로 대리점의 판매처를 지정·제한하는 경쟁제한적 거래형태에 경종을 울리는 한편 본사가 대리점들에 판매가격 정보 등 영업비밀 정보를 요구해 이를 대리점 공급가격 등에 반영하는 행위가 근절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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