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과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의협 부회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이 10일 교육부, 보건복지부 장관과 3자 대면한 것과 관련해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이선우 비상대책위원장은 해당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회동은 의협 집행부 내에서도 극비사항이었다. 집행부 임원들도 당일 회동 직전 만남 사실을 전해들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김택우 회장과 함께 이번 의정갈등 상황에 핵심 역할을 했던 박단 위원장(의협 부회장) 역시 이번 만남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생, 전공의 측 관계자는 "박단 위원장과 의대협 측에 사전에 협의 없이 김택우 회장이 정부와 만났다.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즉 의협이 의정갈등 사태 당사자인 사직 전공의, 의대생들과 상의 없이 관계부처 수장들과 만나 사태 해결 관련 대화를 나눈 것으로, 이는 이례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보통 관련 대화 자리에 김택우 회장과 함께 박단 위원장이 의대생, 전공의를 대표해 대동해 왔다.
김택우 회장이 박단 위원장과 상의하지 않고 정부 관계자들과 회동한 것은 이번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고자 하는 김 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한 의협 관계자는 "사실상 박단 위원장을 이번 사태 해결 과정의 '걸림돌'로 인식한 셈"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을 필두로 한 의대협 비대위 관계자들은 소위 강경파로 전공의, 의대생 복귀에 부정적이다. 당사자인 자신들이 주장하는 요구를 정부가 제대로 수용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대론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당사자인 의대생, 전공의와 정부 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사태를 원만히 해결해야 하는 최종 결정권자인 김택우 회장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수업거부로 인해 학생 유급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시간을 더 끌다간 의학교육 파행을 걷잡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김 회장은 5월 안에 이번 의정갈등을 풀어가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는 후문이다.
이런 입장 차이로 박단 위원장과 의협 집행부 내 갈등은 그동안 수시로 불거졌다. 작게는 박단 위원장의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 글 문제 지적부터 이번 사태를 해결할 방향성에 있어 견해 차이를 좁히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의협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김택우 회장이 박단 위원장 눈치만 본다'는 탕핑 비판이 거세게 일었고, 결국 김택우 회장이 독자적 노선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의협 관계자는 "최근 의정갈등 해결 방향성에 있어 의대생, 전공의 임원들과 기성 임원들 사이 의견 충돌이 거세지면서 결국 김 회장이 박단 위원장을 (의사결정에서) 패싱하는 상황까지 도래했다"고 말했다.
의협 김성근 대변인도 "꼭 의대생, 전공의와 상의하고 (정부를) 만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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