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최근 한 국제연구팀이 학술지에 'LDL-C는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다니다: 현재 문헌에 대한 통합적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됐다. 총콜레스테롤(TC)또는 저밀도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LDL-C) 수치가 높은 것이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의 주요 원인으로 간주돼왔고, 스타틴 치료가 널리 보급돼왔지만 이러한 스타틴과 최근 나온 PCSK-9 억제제가 심장질활을 예방하는 효과가가 있을지는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LDL-C는 심질환의 원인이 아니고, ASCVD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LDL-C를 낮추는 것은 환자의 사망 감소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며, LDL-C 강하 치료를 통해 발생하는 손실보다는 이득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왓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병극 교수는 20일 열린 레파타 바이오토크에서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ASCVD: 질병 및 치료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ASCVD는 동맥의 내막에 지방과 세포 덩어리(죽종)가 생겨 혈관이 좁아지고, 이로인해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주요 위험인자로는 고령과 콜레스테롤, 당뇨병, 고혈압, 흡연, 만성 신질환, 가족력 등이다.
김 교수는 "이 가운데 수정할 수 있는 것은 혈압과 당뇨병, 콜레스테롤로, 이 세가지를 조절시킴으로써 환자에게 혜택이 가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러 위험인자 가운데 LDL-C가 중요한데, 환자별, 검사별, 검사 장소별, 상황별로 매우 일관적이기 때문이다. 검사비가 저렴하고 보험이 적용되면서 대부분 가이드라인이 LDL-C를 일차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나머지 다른 파라미터를 타깃팅해봤지만 그동안 LDL-C보다 더 나은 것은 하나도 없었고, 90년대 이후 많이 발전했음에도 여전히 LDL-C가 가장 의미있는 주요 위험인자이면서, 인자를 줄이기 위한 목표 타깃이 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유럽 등 가이드라인에서는 일관되게 1차 목표는 LDL-C를 타깃으로 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5년간 연구에서 LDL-C가 낮을수록 관상동맥 심혈관질환 재발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구 결과에 따라 국내외 학계에서는 ASCVD 병력을 가진 환자는 LDL-C 목표치를 70mg/dL 이하 혹은 기저치 대비 50% 이사 낮추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스타틴을 복용해도 LDL-C 수치가 높은 환자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고위험군부터는 아무리 약을 복용해도 그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일정 비율이 있는데, 초고위험군으로 가면 목표인 70mg/dL에 도달할 확률은 20%, 많아봐야 30% 가량으로, 이는 스타틴 단독약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런 환자에서 에제티미브를 추가하더라도 반응은 미미하고 드라마틱하게 수치를 떨어트리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이처럼 스타틴 고강도 요법만으로 목표 LDL-C 도달이 어려운 ASCVD 환자에서는 PCSK9 억제제 병용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는 목표 LDL-C 달성 후에도 ASCVD가 진행되는 환자를 극초고위험군으로 설정해, LDL-C 목표수치를 기존의 70mg/dL보다 낮은 55mg/dL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LDL-C 수치가 70mg/dL보다 낮아지더라도 안전하고, 지질저하에 따른 심혈관질환 혜택이 유지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타틴+에제미티브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LDL-C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FOURIER 연구에서 PCSK-9 억제제인 레파타(Repatha, 성분명 에볼로쿠맙)+스타틴 투여는 위약+스타틴 투여보다 불안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관상동맥재관류술,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및 심혈관계 사망에 대한 복합변수를 15% 감소시켰다.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도 20% 낮췄다.
이 연구에서 레파타군의 LDL-C 중앙값은 26mg/dL로 기저치인 92mg/dL보다 크게 감소했고, 레파타군 중 76%는 LDL-C 수치가 25mg/dL 미만으로 강하됐다.
FOURIER 연구에서 1년 이내와 이후로 나눠 이벤트 발생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1년 이내 이벤트 발생 상대 위험비는 12%, 1년 이후는 19%로, 치료가 지속될수록 이벤트를 예방하는 차원에서의 혜택이 더 크게 나타났다.
레파타 사용을 통한 LDL-C 감소가 실제 죽상경화반 부피 감소로 이어지는지 영상학적으로 확인한 GLAGOV 연구에서, 치료 18개월 시점 죽중부피비율(PAV)은 위약군에서 0.05% 증가한 반면 레파타군에서는 0.95% 감소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김 교수는 "LDL-C가 감소하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그러나 당뇨병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스타틴 복용으로 당뇨병이 발생했다거나 LDL-C 콜레스테롤을 낮추지 않으면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콜레스테롤을 낮춤으로 인해 받는 2차적인 손실보다 얻는 혜택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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