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1.04 16:56최종 업데이트 24.01.0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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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게임 중독되면 뇌 기능 실제 저하된다"

최정석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 게임 중독자들 해마와 편도체 기능 약화

기능적 MRI 검사 결과 인터넷 게임 중독군은 정상대조군들보다 두정엽과 전두엽 부위에서 뇌 활성이 증가했다(좌측 사진). 청각 자극에 대한 뇌파 신호의 진폭은 인터넷 게임 중독군이 정상대조군보다 감소했다(우측 그래프).  
인터넷 게임 중독에 대한 오랜 논쟁은 여전히 뜨겁다. 인터넷 게임은 적절히 조절해서 한다면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는 취미 활동 중 하나이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하는 취미 활동인 만큼 단순한 취미 생활을 넘어 ‘롤드컵’(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쉽)과 같은 세계적인 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거대한 문화 산업의 한 축으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콘텐츠 수출액의 약 70%를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게임이 가진 중독성 때문이다. 2019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만장일치로 ‘게임 이용 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인정하며 정식 질병코드를 부여했다.  국내에서도 2025년까지 질병 코드 도입 여부를 결정 예정으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정석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게임 중독이 뇌에 실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위해 18~39세 연령대로 구성된 인터넷 게임 중독 치료를 받은 환자 26명과 정상 대조군 25명을 대상으로 휴지기 기능적 MRI(functional MRI, 기능성자기공명영상)와 사건관련전위 뇌파검사(event-related potential EEG)를 시행했다.

인터넷 게임 중독에 대한 기준은 하루에 4시간 이상, 1주에 30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했다. 정상 대조군은 하루 2시간 미만으로 게임 시간 조절이 가능한 사람들로 구성했다.

검사 특성에 따라 기능적 MRI는 뇌 영역의 활동성을 관찰하여 기능 장애 여부 판단이 가능했고, 뇌파검사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뇌 영역마다 가진 기능을 조사하는데 활용됐다. 

연구팀은 두 검사를 모두 시행하여 시간적 제약이 있는 기능적 MRI와 공간적 제약이 있는 뇌파검사 단점을 상호보완하여 정확성을 높였다.

기능적 MRI 검사는 검사 대상자들이 깨어 있지만 특정 생각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상태에서 시행됐다. 뇌파검사 시에는 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자극에 따라 버튼을 눌러 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검사 결과 환자들은 정상 대조군들에 비해 기능적 MRI 검사에서 전두엽과 두정엽 부위 뇌 활성이 증가했고, 청각 자극에 대한 뇌파 신호 진폭은 감소했다.

또 우측 하측두회와 우측 안와회, 일부 후두부에서 기능적 MRI와 뇌파검사 모두 반응이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반면 좌측 해마와 우측 편도체에서는 유의미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검사 종류에 따라 특정 부위는 양의 상관관계로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일부는 음의 상관관계로 둔감하게 반응하는 등 게임 중독자들은 뇌 구조 간 정보 처리가 불균형하다는 의미다. 

가장 많은 부위에서 상호작용이 확인된 후두엽은 시각 중추가 있어 눈으로 본 물체의 모양이나 위치, 운동 상태를 분석하는 곳이다.

측두엽에 위치한 우측 하측두회는 인지 기능에서 중심 역할을 수행하여 의미 기억 외에도 언어, 시각, 지각의 특정 양상과 감각 기능까지 조절한다.

전두엽 아래 눈 뒤에 위치한 안와회는 ‘안와전두피질 외측’의 일부인데, 안와전두피질 외측 영역은 처벌과 관련된 상황에서 활성화되어 상황에 맞는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하는데 기여한다.

측두엽, 후두엽 등 여러 뇌 영역의 피질에서 뇌 활성의 변화가 관찰되고, 기능적 MRI와 뇌파검사 반응이 상호작용을 보이는 것은 인지 처리 능력이 비효율적으로 발휘되어 결과적으로 뇌의 기능이 저하되었음을 의미한다.

가장 좋은 예로 해마와 편도체 사이 상호관계는 감정에 대한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중독에 대한 욕망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축적된 인터넷 게임 습관과 감정에 대한 기억에 따라 게임 중독자들의 해마와 편도체 기능이 약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정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게임에 중독되면 실제 뇌 인지 기능과 감정 처리 능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게임 중독이 실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게임에 과도하게 빠져들지 말고 건강한 취미생활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행위중독저널(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s)’ 최근호(IF 7.8/2022년 기준)에 게재됐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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