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1.06 07:24최종 업데이트 23.01.0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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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약품 광고 말자더니…비대면 진료업체 A사 버젓이 ‘광고’

최근 비회원사에도 전문의약품 광고 중단 요청한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소속…업계 자율규제 효용 ‘의문’

원산협 소속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 A사는 특정 전문의약품을 연상케 하는 광고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로 구성된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 소속 A업체가 여전히 전문의약품을 소재로 광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산협은 지난해 12월 총회를 열고 ‘광고 소재에 전문의약품 활용 중단’ 등 자정 활동을 위한 5개 조항에 합의한 데 이어 지난 3일엔 원산협 소속이 아닌 18개 업체에도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는 협조문을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5일 메디게이트뉴스 확인 결과, 정작 원산협 소속의 비대면 플랫폼 업체 A사는 여전히 전문의약품을 소재로 한 SNS 광고를 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산협 회원사들이 합의하고 비회원사들에 동참을 요청한 ‘광고 소재에 전문의약품 활용 중단’ 조항은 “특정 의약품을 연상할 수 있는 이미지, 사진, 단어를 활용하거나 직접 의약품명을 노출하는 등 전문의약품 광고로 오해받을 수 있는 광고 소재 활용을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A사는 프로페시아, 아보타트 등 특정 탈모치료제를 연상케 하는 이미지를 광고에 버젓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A사는 이에 앞서 비만치료에 쓰이는 전문의약품 삭센다를 광고에 사용해 약사법을 위반한 혐의로도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전문의약품 광고 국감서도 '지적'...업계 자정 나섰지만 실효성 '한계'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은 무분별한 오∙남용을 막기 위해 약사법으로 대중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은 전문의약품의 제품명 전체 또는 일부만을 지우는 방식으로 광고를 해왔다.

이 같은 업계의 관행은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기도 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업계를 대표해 국감 증인으로 참석한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를 몰아붙였고, 장 대표는 “소수의 케이스이지만 앞으로 시정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업계는 원산협을 중심으로 자정 활동에 나서기로 합의했지만, 협의회 회원사인 A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자율적인 규제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현재 비대면 진료 업체들은 의료기관과 약국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편의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집에서 간편하게 전문의약품을 처방받을 수 있단 점을 홍보하고 싶은 유혹에 쉽게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회, 법적 규제로 해결 모색...비대면 진료 플랫폼 의료광고도 '사전심의' 받아야
 
국회는 이 같은 문제를 법적 규제 등을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의료광고도 사전 심의를 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현재 의료광고는 의료법에 따라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 사전 자율심의기구를 통해 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비대면 진료 앱의 광고는 대상에서 빠져있다. 인터넷 매체와 SNS 의료광고는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명 이상인 경우에만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이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은 그간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국회에는 이와 관련해,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일일 평균 이용자 수 10만명 이상’이라는 문구를 삭제해 모든 온라인 광고 매체를 의료광고 사전 심의 대상으로 하는 법안들이 발의돼 있는 상태다.

최근 젊은 의사들이 중심이 돼 만든 비대면진료 가이드라인을 공개한 비대면진료연구회의 정환보 회장(밸런스본의원 대표원장)은 “전문의약품의 경우 보건적으로 위해 우려가 있기 때문에 (광고 등에 대해) 정부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하지만 잘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업체들이 스스로 광고 중단을 결의했지만 현실적으로 그마저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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