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1만5000명이 만족하는 의료서비스 '네이버 케어'...의료진 업무 절감과 건강모니터링 결과 전달 '클로바케어콜'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네이버 전체 임직원은 라인까지 합치면 1만 5000명 정도에 이른다. 이들을 위해 올해 4월 오픈한 네이버 사내병원 '네이버 케어'를 운영하는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는 임직원들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최고의 사내병원’을 만들기 위해 설립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네이버 임직원들에게 어떤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또 제공할 예정일까.
현재 네이버헬스케어연구소장으로 2020년 12월 나군호 전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영입된데 이어 재활의학과 전문의, 내분비내과 전문의,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비인후과 전문의 등 5명의 의사가 근무하고 있다. 네이버 케어의 전체 면적은 962㎡(291평)으로 진료실 4개, 신체계측실, 열전기치료실, 근골격재활운동, 심장재활치료, 수액실 등을 두고 있다.
나군호 소장은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2년 여름방학 메디게이트뉴스 의대생 아카데미에서 의대생들과 함께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와 디지털헬스케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아카데미에는 예비 의사, 젊은 의사는 물론 헬스케어업계에 가장 큰 기대감을 주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인 나군호 소장과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를 특별히 초청했다.
최고의 사내병원, 의료진 효율성 증대 두 가지가 핵심
네이버 케어(Naver Care)는 네이버 임직원들이 배가 아프거나 감기에 걸렸을 때 등 급성질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당뇨병과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일 때도 주기적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약 처방을 받을 수 있다. 또한 IT 회사 임직원에 특화한 근골격질환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네이버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네이버 앱으로 예약을 한 다음 사전 문진을 입력한다. 클라우드 EMR(전자의무기록)에 해당 내용이 자동으로 올라간 다음 사전정보에 기반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진료비 본인부담금은 일반 의원 기준과 같다.
또한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는 네이버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와 함께 환자와 의료진을 연결하고 의사업무 효율성 증대, 원격 건강관리 등에 나서고 있다. 여기서 구현하는 스마트 서베이는 신체증상 정신건강에 대한 병력청취를 자동화하고 그에 따른 진료과를 안내할 수 있다. 환자(patient) 써머리는 검진결과 이력을 관리하고 이상소견에 따른 팔로업 추천과 상담 콘텐츠 제공, 후속 진료를 위한 안내를 제공한다. 영수증 리뷰에서 쓰인 광학문자기술(CLOVA OCR)을 이용해 스캔하면 자동으로 차트로 기록된다.
보이스EMR은 정형화된 검사 항목과 소견 결과를 자동으로 기입하고 환자 상태와 처치 등에 대한 간호일지를 음성으로 자동으로 기록한다. 근골격 솔루션은 근골격 질환자에게 운동치료 콘텐츠 및 모션 트래킹 솔루션을 제공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성남시와 함께 AI 코로나 능동감시 시범사업인 코로나 클로바 케어콜을 선보였다. 능동감시 및 자가격리 대상자에게 하루 2번 자동전화 후 응답을 기록한 서비스다. 병의원 AI콜센터 메디에어와는 AI기반의 병원 전화 예약을 출시했으며, 사전문진과 진료예약, 병원 안내 등으로 확대한다. 현재 치과에서 먼저 출시 후 대상 병의원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부산 해운대구와 함께 독거노인 100명을 대상으로 2021년 11월부터 클로버케어콜을 시행한 결과, 격주 케어콜을 이용해 95%가 지속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90%의 사용자가 전화 후 위로받는 느낌이라고 호평했다.
네이버는 여기서 더 나아가 초거대AI인 하이퍼클로바를 개발했다. 초거대 AI란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과 같은 종합적 추론이 가능한 AI를 말한다. 한국어 데이터 학습량이 GPT-3의 6500배에 달해 한국어 기반 서비스에 정확성을 높였다. 헬스케어연구소 역시 의료기관이나 복지기관 콜센터, 환자 추적관찰 등에 두루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나 소장은 “하이퍼클로바를 통해 이전 대화를 이해해 맥락을 이어가는 대화가 가능하며, 디테일한 요소를 놓치지 않는다”라며 “대화를 이해하고 공감한 다음 연결된 대화를 진행할 수 있어서 실제 상황처럼 편안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령 환자가 '어느 진료과에 가야 하지’ ’어떤 치료를 해?”와 같은 대화가 오가더라도 마치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느낀다”고 했다.
나 소장은 “다음 달부터 의료계에 차근차근 클로바케어콜을 확산하려고 한다. 이전 답변에 따라 맥락을 이어가는 대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건강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클로바케어콜의 건강모니터링 항목은 건강, 식사, 수면, 운동, 외출 등이다. 클로바케어콜 리포트는 캠페인 실행자에게 캠페인 종료 후 통화 상태와 함께 건강모니터링 항목을 메일로 자동 전달한다.
나 소장은 “네이버는 기본적으로 최고의 사내병원을 만들고자 한다. 그리고 의료진의 시간을 줄여주고 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개발하겠다”라며 “앞으로 한 단계, 한 단계씩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헬스케어를 접목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인정받을 서비스를 구현해보겠다”고 말했다.
예비의사, 젊은의사 디지털헬스케어 진출 가능성 무궁무진
의대생들은 나군호 소장에게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는 물론 기업에서의 의사의 역할에 대해 질문을 쏟아냈다. 다음은 의대생들과 나군호 소장과의 질의응답이다.
-네이버 클로버가 의료데이터 가공에 비교우위가 있고 다른 회사의 경우는 모바일에 비교우위가 있어 보이는데, 실제로 그렇게 가고 있는 것인가.
네이버는 '네이버스럽게' 가고 있다. 네이버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쇼핑몰 라이브 방송을 많이 한다. 네이버가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복과 같은 상품을 비롯해 전국적인 판매를 돕고 있다.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는 병원의 효율화를 돕는 것은 물론 한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솔루션까지 지원하도록 할 것이다.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고령화 사회와 독거노인 어르신들에 관심이 많다. 치료와 수술을 잘 하고 명의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의료진의 시간을 아끼고 간호사들의 업무량을 줄여서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는데 관심이 있다.
-대학병원 교수와 회사에서의 의사의 역할은 어떻게 다른가.
기업에서 요구되는 의사의 역량이 특별하지는 않지만, 회사에서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평생 대화를 해온 만큼, 의학교육은 사회생활을 할 때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된다. 의학과 공학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동료나 선후배들과 잘 지내는 의사가 진료도 잘 하고 회사생활도 잘 하기 마련이다. 동기나 선후배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지 않은 의사가 환자를 열심히 본다거나 일을 잘 한다는 말을 듣기란 쉽지 않다고 본다. 스스로도 비의사 또는 젊은층과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의대생이나 전공의 입장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하려면 데이터 분석이나 IT역량을 어디까지 쌓아야 할까.
하이퍼클로버는 개발이 거의 필요 없고 AI가 개발을 하고 있다.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면 될 뿐, 이제는 AI가 다양한 솔루션을 알아서 만들 수 있다. 의대생이나 젊은 의사는 의학 공부를 기본적으로 열심히 하고, 자질과 능력을 극대화하려면 어학능력 같은 것이 더 필요하다.
-미래 유망한 진료과를 선택하려면 어떤 진료과를 선택하면 좋은가.
나 역시 학부생 때부터 원로교수들로부터 더 이상 병의원이 어렵다고 말하고 개원 자리가 없다는 말을 들러왔다. 올림픽의 금메달은 축구도 금메달이고 양궁도 금메달이다. 각자 잘하는 과목이 중요하다. 내 적성이 뭔지를 끊임없이 찾고, 중간에 전공을 선택했다가 바꿀 수도 있다.
현재 나는 정말 감사하게도 제2의 커리어를 쌓고 있는데, 현재 학생과 젊은 의사들이라면 훨씬 더 가능성이 열려있다.
연장선상으로 레지던트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몇 년 전만해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그만큼의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답하기 어렵다. 이전에는 의사가 다른 진로로 간다면 주로 정부 조직이나 제약회사였지만 지금은 선택지가 많아졌다. 하버드의대 졸업생의 50%가 임상을 하지 않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
-디지털헬스케어에서 가장 기대되는 영역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수가가 있고 다운로드를 많이 하는 유저가 있는 서비스나 솔루션이 인기를 끌 것이다. 결국 헬스케어는 사람이 그 안에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AI나 기계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면 살아남을 것이다. 의료에서 난제가 무엇일지를 끊임없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술실, 수술과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수술실에서 지금껏 의사생활을 해왔는데, 누군가는 분명히 해야 하는 일이고 대신 적성에 맞아야 한다. 수술과는 고도화되고 다양화된 솔루션으로 갈 것이다. 비행기 파일럿처럼 눈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에 기반해 자율주행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본다. 초음파, MRI 등의 가이드를 통한 수술법이 많이 나올 것이다.
-다시 의대시절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전공은.
의대를 다시 간다면 우선 컴퓨터공학을 부전공으로 해보고 싶다. 의사는 기본적으로 의학에서 전문성을 가져야 하지만, 여기에 나아가 개발자의 언어로 프로그래밍을 이해하고 개발자의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일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의사의 역할이 단순히 약을 처방하는 로봇처럼 전락하진 않을까.
토탈 헬스케어 시대에서 지금은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 집에서의 활동으로 연결될 수 있다. 혈압약은 하루에 한번 먹지만 개인차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다 보면 약을 80%만 먹고 건너뛸 수도 있다. 환자 데이터가 쌓이면 의사가 로봇처럼 전락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의사의 일이 많아진다. 항공업체도 영원히 자율주행으로 가기 보다는 시스템을 이용해 훨씬 더 많고 다양한 일을 할 것이다.
-예비 의사들과 젊은 의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격변의 시기에서 앞으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는 미래 헬스케어를 위해 최고의 사내병원을 만드는 동시에 동네 소상공인을 침범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솔루션, 의료진의 업무 효율화를 도와주는 솔루션을 많이 개발하겠다. 앞으로 의대생이나 젊은 의사들이 관심을 많이 갖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열어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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