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에 따라 기존에 40%인 의대 정시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상태로 정원이 늘어나게 되면 N수생(장기 재수생)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윤윤구 EBS 대학 입시 강사는 4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의대정원 확대로 인한 입시 지형 변화' 국회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윤 강사에 따르면 최근 의대 모집 수시와 정시 비중은 6대 4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2022년도에 수시 비율은 60%, 2023년도 61.6%, 2024년도 62.1%다.
문제는 의대 진학생 중 N수생 비중이 늘어나는데 있다. 즉 현재 의대 입시 구조에선 의대 희망 학생들이 N수로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윤윤구 강사는 "학생들이 수시로 수도권 의대를 도전하고 떨어지면 정시로 다시 지방 의대에 도전하는 것인 관례가 됐다"며 "떨어지면 재수, 지방 의대에 합격해도 수도권 의대에 가기 위해 다시 N수로 학생들이 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3년도 의대 합격자 정시 비중을 보면 고3 재학생은 329명으로 26%에 불과하고 N수생은 921명으로 72.6%에 달한다. 이마저도 2024년도엔 그 비중이 78%로 더 늘었다.
2023년도 기준 의대 수시 경쟁률은 수도권이 61.33대 1, 지방권이 18.05대 1이다. 그러나 정시 경쟁률은 수도권과 지방권이 뒤바뀐다. 2023년도 의대 정시 경쟁률은 수도권이 4.89대 1, 지방권이 7.76대 1이다. 즉, 수시에서 먼저 수도권 의대를 지원한 뒤, 떨어지면 정시에서 지방 의대를 지원하는 양상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의대 중도 포기자 10명 중 7명은 지방의대생이라는 통계도 있다. 3년간 전국 의대에서 561명(예과 496명, 본과 65명)이 중도 포기했는데, ▲지방권 416명(74.2%) ▲서울권 116명(20.7%) ▲수도권 29명(5.2%) 순이었다.
향후 의대정원이 늘어나면 의대 지원자도 현재에 비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1872명으로 지원자는 5만7192명, 경쟁률은 30.55대 1이었다. 그러나 만약 정원이 1000명 늘어나면 지원자는 8만7220명으로 늘어 경쟁률도 35대 1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3000명 증원이 발생할 경우, 지원자는 13만명으로 껑충 뛴다.
윤 강사는 "의대정원을 늘리게 되면 정시 비율을 40%로 유지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현 상태가 유지되면 누적 N수생이 폭증하고 더 많은 대학에 합격한 이들도 반수를 하는 경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의사 확대와 관련해서도 그는 "지역인재 전형이 현재는 수시에만 존재한다. 정시에선 지역할당과 관련된 어떤 제도도 없다"며 "의대정원을 확대하게 되면 이런 부분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지방의대 졸업자들이 수도권 병원으로 흡인되는 요인도 발생되고 있는데 이런 부분도 해결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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