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엄격한 피드백 해줘야"…'AI 솔루션, EMR 등과 연동 필요' 중소병원 도입 주저 요소
용인세브란스병원 김은경 병원장(왼쪽)이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살아남을 제품만 살아남아야 한다.”
의료 인공지능(AI)이 의료 분야의 혁신을 가져다 줄 기술로 각광받고 있지만, 수가 적용 과정에선 엄격한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용인세브란스병원 김은경 병원장은 27일 필립스코리아가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개최한 ‘미래건강지수 한국 보고서’ 발표 간담회에서 의료 AI 활용 확산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
지난 2020년 개원한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의료 AI 등 각종 신기술을 의료 현장에 도입하는 ‘테스트베드’로 주목받고 있는 곳 중 하나다.
김 병원장은 “의료 AI 제품 중에는 정말 도움이 되는 것들도 있겠지만, 어떤 제품은 수가를 받기 위해 최소한의 요구사항만 맞춰서 살아남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의료진들이 AI 솔루션에 대해 엄격한 피어 리뷰와 피드백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새로운 제품을 평가해달라는 요구를 많이 받는데, 실제 사용해 본 후에는 ‘이 제품은 안 된다’ ‘이 제품은 이걸 개선해야 된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한다”며 “의료계에서도 정말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올 수 있게 피드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병원장은 의료 AI 솔루션이 대형 병원 위주로 활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AI 솔루션 도입은 단순히 약을 쓰는 것과는 다르다”며 “약은 구매해서 환자에게 주기만 하면 되지만, AI는 도입 과정에서 EMR 등 병원의 기존 시스템과 연결이 필요해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이어 “결국 기본 인프라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보니 중소병원들이 도입을 주저하게 되는 측면이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들은 병의 조기 발견, 의료 행정, 의료 질 개선, 특히 건강 검진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