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5.18 06:59최종 업데이트 23.05.18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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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축소 여파로 다국가임상시험 참여 국가간 경쟁 치열"

KoNECT, 국내 신약개발 투자 주춤…규제 간소화와 분산형 임상시험 등 효율화 전략 필수 제언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매출 24조원 중 9% 이상인 2조7000억원을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제약사 중에서는 지난해 종근당이 19건으로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와 감염병 관리와 대응에 막대한 국가예산 투입, 러-우 전쟁 등으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인 R&D 투자 위축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은 팬데믹 이후 임상시험 산업 심층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내 제약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25조3932억원으로, 전세계 13위 규모다. 

2022년 기준으로 국내 제약사의 매출은 23조9344억원이며, 이중 9% 이상인 2조7236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임상시험 특화 전문인력은 전체의 약 7%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제약사의 거래량은 2017년 251건에서 2022년 490건으로 크게 증가했으나, 이러한 R&D 투자의 양적 증가에도 아직까지 원천기술, 후보물질 등이 산업계로 흡수하지 못하는 게 많고 전문인력도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KoNECT 측은 "기업들은 국내에서 끝까지 개발을 못하고 '출구 전략'으로 글로벌로 수출을 하는 경우가 많아 기대 이익 역시 줄어들고 있다"면서 "향후 제약사들이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지속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향후 불안정한 시장에서도 더 성장하고 우수한 역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 주도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2년 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은 국내 임상시험은 711건으로 전년대비 15.6% 감소한 수치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 것으로, 제약사 임상시험 비중과 면역항암제, 내분비계 임상시험이 증가하고 다국가 임상시험은 감소하는 특징이 나타났다.

KoNECT 측은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이 총 595건이었는데 이중 다국가 2상, 3상이 각각 약 30건씩 크게 감소했고, 특히 글로벌 제약사들의 다국가 임상이 급감했다"면서 "실제 해외 제약사가 원개발사인 임상시험은 338건으로 전년대비 15.1% 감소했고 이중 다국가 임상이 325건으로 전년대비 15.6%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합성의약품은 2021년 대비 10.4%, 바이오의약품은 22.0% 감소했으며, 바이오 중 유전자재조합, 생물학적제제, 세포치료제 등 모든 분야에서 크게 감소했다"면서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종근당이 19건으로 가장 많은 임상을 수행했고, 대웅제약 16건, 휴온스 8건 순이었다. 글로벌은 한국MSD 20건, 한국로슈 15건, 한국노바티스 14건, 한국얀센 10건 순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시장과 임상시험 시장도 2023년부터 경기침체와 불확실성 증대, 국가차원의 정책 변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신약개발과 임상시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고민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글로벌 제약시장 규모도 팬데믹 기간 코로나19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2021년 1조4235억 달러로 크게 성장했으나, 팬데믹에서 회복되면서 2022년 1조4823억 달러로 성장이 정체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향후 글로벌 제약시장 규모는 연평균 3~6%씩 성장해 2027년 1조93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지만, 의약품 수요와 사용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와 선진국 시장의 의약품 비축에 따른 수요 감소, 감염병 예산 투입 증가에 따른 제약 관련 예산 부족 문제, 경기침체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제약시장 성장세 역시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시장 R&D 비용은 향후 2%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2022년 전세계 제약시장 R&D규모는 전년대비 14.6% 증가한 약 2380억 달러에 이르렀으나, 2028년까지는 연평균 2.6%의 성장률이 이어지면서 약 2850억 달러 규모에 머물 것이란 예상이다. 

뿐만 아니라 분산형 임상시험 등 임상시험의 디지털화로 효율성이 증가하면서 비용 감소 폭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전세계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은 2022년 기준으로 6147개며, 2020년부터 변동 없이 유지되는 양상이다. 이는 코로나19와 항암제 이외의 다른 질환에 대한 신약개발 활동이 지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프라인 중 항암제가 2331개로 전체 38%에 달했으며. 최근 항암제 연구는 희귀암에서 비희귀암으로 전환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신경계 질환 연구는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우울증, 기타정신질환 증가로 2위(11%)를 차지했고, 특히 우울증 임상시험은 팬데믹 이전 대비 68% 증가했다.

특히 임상시험의 경우 전체적인 임상시험 수의 감소와 함께 한 개의 프로토콜에 참여하는 임상시험 실시기관과 국가 수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KoNECT 측은 "이는 제약기업들의 R&D 투자가 전반적으로 위축한 가운데 임상시험의 비용과 복잡성을 감소시키고 임상시험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소수의 우수한 임상시험 실시기관에 집중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희귀난치성질환과 항암제 임상시험에서 임상시험 실시기관과 대상자 수가 급격히 감소 중인데, 이는 항암제 연구 트렌드가 희귀암에서 비희귀암으로 바뀌면서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KoNECT 측은 "우리나라 신약 접근성이 33%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OECD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신약 개발 후 평균 46개월 후 국민이 사용하고 있으며, 이 역시 평균 보다 느린 편"이라며 "국내에 적극적으로 글로벌 임상시험을 유치하고 수행하는 것이 이런 상황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인 신약개발 R&D 투자 성장 둔화로 다국가 임상시험 참여에 대한 국가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임상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규제 간소화와 분산형 임상시험 등 효율적인 임상시험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국가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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