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8.02 11:25

韓 수출 10년만에 '화려한 변신'…고부가·신산업 質이 달라졌다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지난달 수출액이 65년만의 최대치인 554억4000만달러(약 63조8000억원)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의 수출구조가 단순한 '양적 성장'을 넘어 고도화를 통한 '질적 개선'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자동차·선박 등 전통 주력 품목 의존도는 여전히 높지만 그 중 부가가치가 높은 시스템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크게 늘었고, 신성장동력인 바이오헬스·이차전지·화장품 비중도 10년 전 보다 확대됐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기준 수출액 상위 10대 품목에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헬스 등 10여년 전인 2010년 10위권 밖 품목들이 새로 진입했다. 바이오헬스 부문은 올 상반기 기준 76억7000만 달러를 수출해 10위를 기록, 2010년 연간 18위에서 여덟 계단 상승했다. 수출액 비중은 2010년 0.6%에서 올 상반기 2.5%로 늘었다.
시스템 반도체의 약진도 눈에 띈다. 부동의 수출 품목 1위인 반도체의 경우 통상 메모리·시스템반도체를 합해 집계하는데, 메모리 반도체 대비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스템 반도체를 개별 품목으로 구분해도 상반기 수출액이 175억9000만 달러(수출 비중 5.8%)로 5위에 올랐다. 2010년 연간 11위(3.5%)에서 크게 상승한 것으로 그간 투자를 확대한 결과다.
수출 10대 품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0여년 전과 비교해 고부가가치 품목 비중이 크게 늘었다. 반도체·차·디스플레이·선박 등 전통 품목 내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시스템반도체·친환경차·유기발광다이오드·고부가가치 선박) 비중은 2010년 연간 3.7%에서 올해 상반기 10.2%까지 늘어났다. OLED는 0.2%에서 1.9%로 확대돼 별도 품목 분류시 순위가 19위에서 14위로 뛰었고, 고부가가치 선박과 친환경차 비중은 과거 '제로(0)'에 가까웠지만 각각 1.6%, 0.9%까지 확대됐다.
신성장 산업의 수출 비중 확대도 주목된다. 바이오헬스 외에는 아직 10위권 밖이지만 이차전지는 2010년 0.8%에서 올 상반기 1.4%, 화장품은 0.2%에서 1.5%로 수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수출 구조 개선은 국회 예산정책처 조사에도 드러난다. 예정처가 주요 수출품목의 고부가가치화지수를 분석한 결과 반도체는 2015년 100에서 2019년 182.8로 뛰었고 조선은 100에서 169.4, 바이오헬스는 100에서 169.1로 상승했다. 미래차는 2017년 100에서 2019년 113.3으로 올랐다. 우리 기업이 이전 대비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을 해외 시장에 많이 팔았다는 뜻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수출 호조는 역대 최대 수준의 물량 증가 뿐 아니라 수출의 질이 개선,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국내 수출 구조가 과거에 비해 전통산업은 고부가가치화 됐고, 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 신산업 품목의 비중이 증가하는 등 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단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미국·유럽연합(EU) 등 선진 시장 수출 비중도 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대미 수출 비중은 2015년 13.2%에서 올 상반기 15.3%, EU 비중(영국 제외)도 7.7%에서 10.3%로 확대됐다. 반면 중국은 26.1%에서 25.1%로 줄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선진국향 수출 증가는 중간재 성격의 수출 보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최종재, 소비재 성격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최근 수출 호조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에 따른 것으로,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 의약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우리가 경쟁력을 갖춘 업종인 반도체, 바이오헬스 등이 수혜를 입은 것"이라며 "최근 수출 호조는 전 세계적인 경기 회복 영향이 크고, 전통 수출구조의 질적 개선이 시작됐다고 보긴 이르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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