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전공의 파업이 오는 7일로 예정되자 정부당국과 수련병원들이 고심에 빠졌다.
24시간 동안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분만실, 투석실 등 필수유지업무 진료과 전공의를 포함해 전면적 파업이 의결됐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필수의료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수련병원들은 오늘부터 전공의 측과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당국도 병원협회와 대안을 논의하는 등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공의 파업 소식에 수련병원들 대책 논의 시작…“대체 인력이 관건”
3일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7일 24시간에 걸쳐 파업을 의결하고 필수의료 분야도 전면적으로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또한 14일로 예정된 대한의사협회 총파업에도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형병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파업에 따른 인력 공백을 메꿔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악의 상황에는 수술이나 진료 일정을 연기하거나 축소하는 등 의료 수요를 감소시켜야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병원 관계자는 "의견 조율을 해보겠지만 최악의 상황이 도래한다면 진료가 축소될 가능성도 염두해두고 있다"며 "오늘부터 전공의들과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은 전공의들과 불화가 없지만 전국 차원에서 파업이 진행되다보니 덩달아 전공의들이 파업에 참여하는 상황 같다"며 "파업에 대해 아직 서울대 전공의들 측에서 언급한 바가 없어 구체적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대책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도 "아마 수술실이나 중환자실 전담 의사, 입원전담 전문의들과 주니어 스텝들로 대체 인력이 마련되는 수순으로 갈 예정"이라며 "오늘 오후부터 구체적인 대책안을 논의해 7일 전에 논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반면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최소한의 인력은 남아있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B병원 관계자는 "전공의협의회에서 전국적으로 파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병원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병원 전공의 개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7일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각 병원들이 대체 인력을 찾고 부족하다면 최소한의 전공의 인력은 남는 방향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정부 “대화 통해 해결하자” VS 대전협 “소통 단절한 건 정부”
정부 당국도 필수의료분야까지 파업하게 된다면 국민 건강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보건복지부 윤태호 공공의료정책관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전공의 인력이 파업하게 되면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공의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윤 정책관은 "대전협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라며 "이와 별개로 병협 등과 대체 인력 확보나 수술실 일정 조정 등 방안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전공의들은 "대화로 풀어가자"는 정부의 허울뿐인 거짓말에 지친다는 입장이다. 대전협은 최근 복지부 박능후 장관과 더불어 여당, 보건복지위 면담을 요청했지만 끝내 대화 요청이 거절당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한 달에 한 번 실무자 간담회를 통해 장관과의 만남을 요청했으나 의료 정책에 대한 대화를 미뤘다”며 "일부 보도를 통해 복지부는 대화 의지를 비추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정치인의 다른 두 얼굴을 마주한 것 같아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화를 통해 현재의 교착 상태를 해결하자는 정부 측 주장은 이미 수개월 전 대전협 측에서 먼저 주장한 것이다"라며 "정부와 여당과의 대화가 최종적으로 무산될 경우 예정대로 단체행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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