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 KAMC 이사장 "내년 현장 투입 의사 2700명 사라지고 다음해에는 5000명이 한꺼번에 쏟아져 수련 문제 등 심각"
"정부가 오히려 국민 건강을 인질삼아 정치적 이유로 의대생들의 의사 국가시험 재응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풀리지 않은 의대생 국시 재응시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한희철 이사장이 13일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정부가 사태의 본질과 별개로 국시 문제를 정치 논리와 결부시켜 국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KAMC는 이미 재응시와 관련된 공이 정부 측으로 넘어간 만큼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이사장은 "무조건 사과만 하라고 하니 협회나 의대생들도 입장이 난처하다"며 "정부는 의료계 파업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데 이 문제가 국시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파업은 정확히 말해 학생들이 사과할 문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행정적, 정치적 이유로 국시를 허용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야말로 정부가 국민 건강을 인질로 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실기시험에 응시한 본과 4학년 학생은 전체 3172명의 20%도 안 되는 446명에 불과하다. 의료계는 국시 재응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향후 몇 년동안 의료인력 배출에 큰 차질이 이뤄진다고 보고 있다.
의료 현장에 투입되는 의사 2700여명이 한순간 사라지고 다음해 5000명이 넘는 인원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수련 문제 등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는 논리다.
KAMC는 이미 국시 재응시를 위해 협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고 전했다. 이제 사실상 공은 정부에게 전적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지난 8일 주요 병원장들은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정부는 입장 선회는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한 이사장은 "이번 문제는 오롯이 본질이 중요하다. 의사 배출이 안 되면 내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향후 몇 년 동안 의료인 양성이라는 톱니바퀴가 어긋나게 되고 큰 의료 공백이 초래된다"며 "사태를 냉정하게 봐야 한다. 문제를 파업과 섞어서 국민 정서를 얘기하거나 밥 그릇 싸움이라고만 매도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이 직접 나서 사과한다고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지 않는다. 보건정책을 제대로 계획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이는 모두 국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며 "질병을 정치로 풀려고 하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정부가 직접 나서 국민들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대한의사협회도 13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는 정부의 일방적 정책 강행에 저항한 의로운 취지의 행동"이라며 "의대생들이 사과할 사안이 아니다. 의협도 대국민 사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한재민 신임 회장도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시 문제 등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시 또 다시 단체행동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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