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건축물을 짓기 전에 설계가 중요하듯 임상연구를 진행하기에 앞서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중재가 있는 임상시험의 경우 최소한의 대상자와 비용을 들여 짧은 시간 내에 새로운 약물의 효능과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연구설계가 매우 중요하다.(참고문헌1)
실제 임상연구를 설계할 때 고민하는 8가지 주제에 대해 두번에 걸쳐 정리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중재의 개념, 관찰연구의 종류, 연구의 시간적인 방향과 무작위배정에 대해 설명한다.
1. Interventional vs Observational(Non-interventional)
임상연구를 설계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이 ‘중재’ 여부이다. 연구자가 연구대상자의 동의하에 어떤 특정 노출·중재를 가한다면(보통 약물) 중재연구가 되고, 이런 중재가 있는 경우 임상시험(clinical trial·study)이라 부른다. 특정 중재없이 일상 임상진료하에서 관찰한다면 관찰연구(observational study; OS) 또는 비중재연구(non-interventional study; NIS)이다. 임상시험은 역학적 연구중에서 실험적 연구로 내적 타당성이 높지만 제한된 환자 표본을 대상으로 하므로 외적 타당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대표성 있는 표본을 잘 선정해야 한다.(1) 그림을 보면 임상연구의 형태를 분류하는데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특정 노출·중재 여부임을 알 수 있다.(2)
2. Cohort vs Case-control vs Cross-sectional
그림 우측을 보면 관찰연구를 다양한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일단 비교군·대조군이 있으면 분석연구(analytical study)라 하고, 없는 경우 기술연구(descriptive study)라 하며, 사례연구(case report) 또는 사례군연구(case-series report)가 후자에 해당한다.(2) 분석연구는 노출과 결과의 시간적 선후관계에 따라 코호트연구(cohort study), 환자-대조군 연구(case-control study) 및 단면연구(cross-sectional study)로 나눠진다. 예를 들어 현재 흡연 여부에 따라 환자를 일정기간 추적관찰하여 폐암과의 인과관계를 밝힌다면 코호트연구이고, 반대로 현재 폐암 여부에 따라 과거 흡연력을 확인해 인과관계를 파악한다면 환자-대조군 연구가 된다.
단면연구는 현재 시점에서 흡연과 폐암 여부를 동시에 확인해 관련성을 확인하는 것으로 짧은 기간에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지만 노출과 결과간에 시간적인 관련성을 명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코호트연구는 보통 전향적 코호트연구를 이야기하나 청구 자료를 바탕으로 한 후향적 코호트연구도 최근 많이 증가하고 있다. 쉽게 얘기하면 이러한 다양한 관찰연구에서 나온 자료를 Real world data(RWD)라 하고, 자료를 분석해 출판하면 Real world evidence(RWE)가 된다. (FDA 정의: RWD are data relating patient health status and/or the delivery of health care routinely collected from a variety of sources. RWE is the clinical evidence about the usage and potential benefits or risks of a medical product derived from analysis of RWD.)(3)
3. Prospective vs Retrospective
임상시험을 포함한 대부분의 연구는 교란변수를 통제해 더 명확한 연구결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전향적(prospective)으로 진행하나, 환자-대조군 연구나 후향적 코호트연구처럼 후향적(retrospective)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환자-대조군 연구는 현재 결과 정보를 가지고 출발해 과거의 원인·노출을 찾는 것이고(현재→과거), 후향적 코호트연구는 과거의 원인·노출 정보를 바탕으로 현재의 결과를 확인한다(과거→현재). 후향적 연구의 경우 짧은 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특별한 윤리적 고려없이 쉽게 진행할 수 있으나 데이터의 부정확성·부재, 교란변수, 기타 비뚤림(bias)을 고려해야 한다.
4. Randomized vs Non-randomized
임상시험의 과학성과 윤리적 고려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작위배정(randomization)이다. 무작위배정은 비뚤림을 최소화하고, 연구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알려진 또는 알려지지 않는 모든 교란변수를 통제할 수 있다. 임상시험에서 시험군과 대조군간의 비교가능성(comparability) 보장을 위해 시험군과 대조군간 치료 방법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거의 동일한 기저 특성(baseline characteristics)을 갖는 것이 필요한데, 이는 무작위배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무작위 임상시험 논문의 결과를 보면 표1에 기저 특성을 제시하고, 군간 기저 특성에 차이가 없음을 먼저 언급한다. 이후 중재에 따른 구체적인 평가변수의 값에 차이가 나는 경우 시험약과 대조약의 약효의 차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4)
비무작위배정(non-randomization)은 계통적배정이라고도 하는데 일정한 사전 규칙에 의해 배정하는 방법으로 확률론적 방법에 의거한 무작위배정과 구별된다. 예를 들어 대상자의 일련번호를 홀짝으로 구별해 시험군과 대조군에 배정한다던가, 병원 방문일을 주중과 주말로 나눠 배정하는 방식이다. 이런 경우 시험군과 대조군의 비교가능성이 저해될 수 있고, 연구자가 배정 규칙을 사전에 알게 됨으로써 눈가림 원칙에 어긋나 선택 비뚤림(selection bias)이 발생할 수 있다.(1)
무작위배정 방법은 단순(simple) 무작위배정과 블록(block) 무작위배정이 있는데, 군간 대상자 수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보통 블록 무작위배정을 주로 사용한다. 연구결과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예후인자의 군간 균형을 위해 층화(stratified) 무작위배정을 실시하면 비뚤림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1)
임상시험에서 비뚤림은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비뚤림이란 시험약에 대한 약효의 추정치가 참값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임상시험의 설계, 수행, 분석, 자료 해석과 관련된 모든 요소를 지칭한다.(4,5) 따라서 비뚤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무작위배정과 눈가림(blinding)이 비뚤림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임상시험 설계 기술이다.(4,5) 다음 호에서 눈가림을 포함한 나머지 네 가지 주제를 설명하겠다.
참고문헌
1. 식약처. 임상시험관련자를 위한 전문교재.
2. Grimes DA, et al. An Overview of Clinical Research. Lancet 2002;359:57-61
3. FDA. Framework for FDA’s real-world evidence program. Dec 2018
4. 강승호. 신약개발에 필요한 임상통계학. 자유아카데미
5. ICH. Statistical principles for clinical trials. ICH E9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바이엘코리아나 KRPIA 의견을 대변하지 않고,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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